• 최종편집 2024-04-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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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 가면 놓치지말아야 할 섬이 있다. 바로 꽃섬이다. 꽃섬이라는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얼마나 꽃이 많으면 꽃섬일까? 더군다나 꽃섬이 하나가 아니라 두 개나 된다. 쌍둥이처럼 상화도 하화도이다. 그중 걷기 좋은 길은 하화도에 있다. 꽃섬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우리가 덕담으로 하는 꽃길만 걸으소서에서 그 꽃길이 여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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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화도 꽃섬길에 활짝 핀 유채꽃 (사진=최치선 기자)

 

하화도의 꽃길을 가려면 백야도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하지만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설레고 두근거린다. 마치 첫 소개팅을 나갈때처럼 배에서 내리면 내 눈앞에 나타날 꽃길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돈다.

 

얼마나 예쁠까? 다도해를 헤쳐 나가는 배는 제도와 개도를 거쳐 하화도로 향한다. 개도와 제도 사이 바닷길을 달려가는 배 위로 마침내 하화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화도 선착장에 도착하니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하화마을이 반갑게 맞이한다. 하화마을의 꽃섬길은 장화 모양으로 생긴 섬을 한 바퀴 도는 길이다. 마을 뒤쪽 비탈을 오르면 하화도와 비슷한 크기의 상화도가 반겨준다.

 

해마다 3월이되면 동백꽃과 선모초, 진달래꽃이 섬 전체에 만발해 꽃섬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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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섬길에서 마주친 동백꽃이 활짝 웃고 있다. (사진=최치선 기자)

 

선바구 정상을 지나 완만하게 이어지는 길을 걷는다. 해변은 가파른 비탈을 이루지만 위쪽 산줄기는 완만한 곡선을 그으며 이어진다. 길은 그 곡선을 따라서간다. 길을 걷다보면 개도와 제도, 백야도가 푸른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 가슴에 안겨온다. 다른 쪽에서는 하화도와 상화도, 더 멀리는 사도·낭도 같은 섬들이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꽃처럼 피어있다.

 

길을 걷다보면 유채꽃이 만발해 노란 세상을 만들었다. 유채꽃은 푸른 하늘과 색상의 대비를 이뤄 아름다운 수채화 한 폭이 됐다. 홀린 듯 유채꽃길을 걷다보니 활짝 핀 빨간 동백이 나도 여기 있어요하며 고개를 내밀어 자신의 존재를 알려온다. 

 

순간 동백꽃을 향해 셔터를 누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멈칫한다. 하지만 뷰파인더를 통해 비친 동백과 유채와 하늘의 조합이 너무 이뻐서 셔터를 계속 누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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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의 포토에세이] 꽃섬에서 본 동백과 유채와 하늘 그리고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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