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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1500년 시간을 건너온 빛, 무령왕릉 왕관 장식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어둠 속에서 한 점의 빛이 피어난다. 공주 국립공주박물관 전시실에서 마주한 이 장식은 단순한 금속 공예품이 아니다. 1500년의 시간을 건너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백제 왕실의 숨결이다. 이 유물은 백제 제25대 왕인 무령왕의 능에서 출토된 왕관 장식 가운데 하나다. 금으로 만든 나뭇가지 모양의 장식은 왕관에 꽂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치 나무가 하늘로 뻗어 오르듯 펼쳐진 형태는 백제 장인의 섬세한 손길을 그대로 보여준다. 금속은 얇지만, 그 선은 놀라울 만큼 힘이 있다. 1971년 여름, 공주 송산리 고분군에서 우연히 발견된 무령왕릉은 한국 고고학의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도굴되지 않은 채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왕릉은 백제 문화의 정수를 세상에 드러냈다. 왕과 왕비의 관식, 금제 장신구, 청동 거울, 목관과 장례 의식까지 수많은 유물이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중에서도 이 왕관 장식은 백제 미학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나뭇잎과 불꽃을 닮은 문양이 반복되며 왕권의 상징성과 자연의 생명력을 동시에 담아낸다. 금빛으로 빛나는 이 장식은 왕의 권위를 드러내는 장식물이면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 했던 백제인의 미의식을 보여준다. 백제는 화려함보다 균형을 택했던 나라였다. 과장되지 않지만 우아하고, 단순하지만 깊이가 있는 미감. 무령왕릉의 유물들은 그 조용한 아름다움을 증명한다. 전시실의 조명 아래에서 이 왕관 장식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왕이 잠시 왕관을 벗어 두고 떠난 자리 같은 느낌이 든다. 금빛 문양 사이로 흐르는 시간의 그림자가 천천히 움직인다. 공주는 그렇게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는 도시다. 금강의 물결과 공산성의 성벽, 그리고 박물관 유리 진열장 속 작은 유물 하나가 한 시대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 보인다.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생각한다. 1500년 전 이 왕관을 만들던 장인은 지금 이 빛을 상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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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4
  • “청년이 머무는 도시로”…안양, 486억 투입, 71개 사업 본격 추진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수도권 남부의 생활 도시 안양이 청년 정책에 다시 힘을 싣는다. 안양시는 27일 시청 상황실에서 ‘2026 청년정책종합추진계획 보고회’를 열고 올해 71개 사업에 총 486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비전은 ‘안양, 청년의 미래와 성장을 키우다’. 주거와 일자리, 문화·참여를 묶어 지속 가능한 청년친화도시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분야별 예산을 보면 문화·복지(20개 사업)에 434억원이 집중됐다. 주거(6개 사업) 13억원, 일자리(15개 사업) 22억원, 창업(8개 사업) 9억원, 소통·참여(22개 사업) 8억원이 뒤를 잇는다. 규모 면에서 복지 비중이 크지만, 내용은 생활 전반을 아우른다. 시는 우선 청년 주거 안정을 강화한다. 올해 초 호계온천주변지구에 79세대 청년임대주택을 공급한 데 이어 냉천지구 청년 임대주택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이사비와 중개수수료를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하는 ‘청년가구 이사비 지원’도 계속된다.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자 지원, 월세 지원, 신혼부부 주택매입·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등 기존 사업도 유지해 초기 정착 부담을 낮춘다. 일자리와 창업 지원은 현장 체험 중심으로 설계됐다. 청년구직자가 협력기관과 민간위탁 기관에서 실무를 경험하는 ‘청년구직자 직장체험’, 여성 청년을 위한 유형별 취업 상담과 커리어 코칭, 대학생 대상 창업 준비 프로그램 ‘대성공’이 대표적이다. 단순 취업 알선이 아닌 직무 경험과 맞춤형 상담을 결합해 취업 성공률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문화·복지 영역에서는 고립·은둔 청년을 돕는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지난해 시작한 ‘고립·은둔 청년지원’ 사업은 안양청년1번가를 거점으로 일상 회복과 사회 복귀를 지원한다. 일·가정 양립 보육지원도 병행해 청년 가구의 돌봄 부담을 덜어준다. 소통·참여 분야에서는 생애·경력 설계를 돕는 ‘청년 라이프코칭 프로젝트’를 새로 도입한다.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하는 ‘청년정책 실무추진단’도 가동해 정책 실행력을 높일 계획이다. 청년자율예산제는 청년이 직접 제안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안양은 서울과 인접한 입지 덕분에 유입과 유출이 반복되는 도시다. 정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거 안정과 일자리 기반이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시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와 고용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정책은 도시의 미래 전략과 맞닿아 있다.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이 높은 수도권에서 안양이 선택한 해법이 실제 체류 인구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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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7
  • 강과 밥상이 있는 초봄 여행…곡성에서 만나는 느린 하루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초봄의 고요함 속에 자연과 맛, 그리고 추억이 이어지는 전남 곡성 여행이 눈길을 끈다. 섬진강을 따라 걷고, 지역 토란으로 만든 음식을 즐긴 뒤 증기기관차를 타고 강변 풍경을 감상하는 이 여정은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며 진정한 쉼을 선사한다. 곡성의 섬진강 주변에는 강물이 만들어낸 침실습지가 자리한다. 이 공간은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깊은 고요와 평화로움을 안겨준다. 갈대와 버드나무가 계절을 품고 강변을 수놓으며,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철새들이 이곳에서 잠시 머문다. 아침이면 물안개가 강 위를 감싸며, 걸음을 멈추고 숨 고르기에 좋은 장소가 된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이 고요한 풍경은 곡성 여행의 든든한 출발점이다. 곡성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은 지역 특산물인 토란이다. 곡성은 전국적으로 이름난 토란 산지로, 일교차가 크고 토질이 비옥한 자연환경 덕분에 토란 특유의 부드러우면서 깊은 맛을 자랑한다. 대표 음식인 토란탕은 과하지 않은 은은한 맛으로 몸과 마음을 모두 따뜻하게 데운다. 최근에는 토란을 활용한 하트떡, 푸딩, 아이스크림 등이 개발돼 관광객에게 새로운 미식 체험을 제공한다. 이처럼 곡성의 식재료는 그저 먹거리를 넘어서 지역 문화와 자연을 체험하는 하나의 창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여행의 마지막은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출발하는 증기기관차가 장식한다. 기적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객차 안에서 창밖으로 흘러가는 섬진강과 산자락 풍광을 바라보면 아이들은 손을 흔들고 어른들은 어린 시절 추억에 잠긴다. 이 증기기관차는 이동 수단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세대를 잇는 특별한 체험형 관광 콘텐츠로 사랑받고 있다. 자연과 철길이 어우러진 독특한 장면은 곡성만의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초봄의 곡성은 강을 따라 걷고, 땅의 맛을 음미하며, 추억의 증기기관차에 몸을 싣는 하루가 이어진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고 오래 남는 여행이다. 자연의 속도에 맞춰 쉬어가야 비로소 맛볼 수 있는 여운이 이곳에는 있다. 섬진강의 잔잔하고 또렷한 물결처럼 마음에 오래도록 머무는 기억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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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5
  • “과천 떠나는 경마장, 시흥이 잡는다”…시흥시 유치전 본격화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기 시흥시가 과천 경마장 유치를 위한 실무 협의체(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국토교통부가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의 하나로 과천 경마장 이전 계획을 밝힌 데 따른 선제 조치다. 현재 과천시에 위치한 한국마사회의 렛츠런파크 서울은 수도권 대표 경마 시설로, 주말마다 수만 명이 찾는 대규모 집객 시설이다.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부지 규모와 접근성, 주변 인프라를 둘러싼 지자체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 시흥시는 시 부서 관계자와 시흥시정연구원이 참여하는 전담팀을 꾸려 타당성 검토 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관내 유치 가능 후보지를 발굴하고 관련 법령과 환경·교통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유치 선언을 넘어 행정·법적 절차를 병행해 실행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시는 경마장 유치가 성사될 경우 지방세수 증가와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규모 관람객이 유입되면 숙박·음식·상업시설 등 연관 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문화·관광 산업과 연계한 복합 레저 인프라 확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수도권 서남부권이 신도시 개발과 교통망 확충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집객 시설 유치는 도시 위상과 직결된 사안이기도 하다. 임병택 시장은 “시흥시가 가진 강점과 지역 발전 전략을 연계해 종합적인 유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통 접근성, 개발 가능 부지, 기존 관광 자원과의 연계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번 발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경마장 유치 필요성이 제기된 직후 나와 주목을 받는다. 시흥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이 SNS를 통해 적극 행정을 촉구한 데 이어, 시가 공식 대응에 나서면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다만 경마장 유치는 경제적 효과와 함께 교통 혼잡, 소음, 사행성 논란 등 사회적 쟁점도 뒤따른다. 대규모 시설 이전이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충분한 공론화와 주민 의견 수렴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과천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된 경마장을 둘러싼 수도권 지자체들의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시흥시의 행보가 도시의 미래 청사진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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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5
  • 3월 주말 무료 체험…음성 반기문 평화기념관에서 만나는 평화 이야기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충북 음성군에 자리한 반기문 평화기념관이 3월 한 달간 관람객을 위한 주말 무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시 관람과 더불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체험을 더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겠다는 취지다. 프로그램은 3월 1일부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다. 매회 현장에서 선착순 25명을 접수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다만 준비된 재료가 모두 소진되면 조기 마감될 수 있다. 토요일에는 나무판을 채색하고 조립해 완성하는 ‘플라워 휴지걸이 만들기’ 체험이 마련된다. 단순한 공예를 넘어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품을 직접 제작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아이들과 함께 참여해도 무리가 없도록 난이도를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일요일에는 천연 재료를 활용해 유화 과정을 거쳐 촉촉한 핸드크림을 만드는 체험이 진행된다. 향과 질감을 직접 선택하며 자신만의 제품을 완성하는 과정이 특징이다. 자연 친화적 재료를 활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반기문 평화기념관은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전 총장의 생애와 국제 평화 활동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상설 전시관에는 유엔 활동 자료와 각종 기증품, 영상 콘텐츠가 마련돼 있으며, 세계 시민 의식과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주제로 한 체험형 전시도 운영되고 있다. 음성군 관계자는 “전시 관람뿐 아니라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념관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다가오는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방문해 전시도 보고 체험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지방 기념관과 박물관들이 단순 관람을 넘어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추세다. 반기문 평화기념관 역시 지역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계절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전시와 체험이 결합된 이번 프로그램은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3월 주말, 음성에서 전시와 공예를 함께 즐기는 나들이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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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4
  •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노란 액자 속 사막, 수원에서 만난 또 하나의 세계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노란 액자 속에 사막이 걸려 있었다. 프레임 밖은 수원이고, 프레임 안은 멕시코와 아프리카 어디쯤 같다. 그렇게 나는 도심 한가운데서 국경을 넘는다. 이곳은 수원 일월수목원. 2023년 문을 연 뒤, 시민들의 산책 코스를 바꿔놓은 식물 여행지다. 사진을 찍는 순간, 선인장은 풍경이 아니라 조형물이 된다. 둥글게 몸을 말아 햇빛을 모으는 금호(金虎), 하늘로 곧게 솟은 기둥형 선인장, 칼날처럼 뻗은 아가베 잎. 척박함을 견디며 살아남은 식물들의 자세에는 묘한 품위가 있다. 물을 아끼며 살아가는 이들의 방식은 어쩌면 과한 욕심을 덜어내라는 조용한 충고처럼 들린다. 일월수목원은 건조기후 온실과 습지원을 함께 품고 있다. 사막과 물가를 한 바퀴에 도는 셈이다. 아이들은 “진짜 선인장이야?” 묻고, 어른들은 그 앞에서 잠시 말을 잃는다. 노란 벽을 액자 삼아 바라본 초록의 세계는 그래서 더 또렷하다. 여행이 멀리 있는 건 아니다. 프레임 하나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 수원에서 만난 사막은, 생각보다 뜨겁고 의외로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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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0
  • 설 연휴, 순천 낙안읍성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설 연휴, 전통의 결을 따라 걷는 여행은 어떨까.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이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설맞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조선시대 읍성의 원형이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는 이곳에서 소원을 적고 달집에 매다는 체험이 연휴 내내 이어진다.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과거로 잠시 걸음을 옮기는 시간이다. 올해 설 프로그램은 정월대보름 행사와 연계한 ‘낙안에 묶은 소망, 보름달 아래 하늘로 띄우다’가 중심이다. 방문객은 소원지에 한 해의 바람을 적어 놀이마당에 설치된 달집에 달 수 있다. 이 소원지는 3월 2일 정월대보름 행사 때 달집과 함께 태워지며 안녕과 소원성취를 기원한다. 설과 대보름을 잇는 상징적 의식이다. 낙안읍성은 15세기 초 왜구 침입에 대비해 축조된 평지 읍성으로, 성곽과 관아, 초가집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옛 생활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성문을 지나 객사와 동헌을 둘러보고, 마을 안 고택과 장독대를 마주하는 동선은 짧지만 깊다. 명절을 맞아 제기차기와 윷놀이 등 전통놀이 체험도 더해져 아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역사 교실이 된다. 인근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에서는 15일부터 18일까지 복주머니 만들기, ‘12지신을 찾아라’, 전통놀이 체험, 소원 빌기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물관은 우리 문자와 목판 인쇄 문화, 전통 생활문화를 다루는 공간으로, 체험을 통해 유물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다. 읍성과 박물관을 잇는 동선은 도보로 이동 가능해 가족 나들이에 적합하다. 설 연휴인 16일부터 18일까지는 한복을 착용한 방문객에게 무료 입장 혜택이 주어진다. 색동저고리와 도포 자락이 성곽 아래를 오가면 공간의 분위기는 한층 짙어진다.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겨울 햇살 아래 성곽 위를 걷다 보면, 한 해의 시작을 다짐하는 시간이 된다. 순천시는 낙안읍성을 비롯해 주요 관광시설을 정상 운영하며 안전 관리에도 힘쓸 계획이다. 설 연휴 동안 고향을 찾은 귀성객과 여행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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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5
  • 2026 대관령눈꽃축제, ‘눈꽃 길’로 초대하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송천 일원에서 오는 2월 13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2026 대관령눈꽃축제가 축제장에 머무는 것을 넘어 지역 일대를 두루 체험하는 ‘모바일 스탬프 투어’ 이벤트를 운영한다. 단순한 축제 관람을 넘어 주변 관광지와 함께 연결함으로써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대관령눈꽃축제는 1993년 시작돼 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로, 고원지대 특유의 눈 풍경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올해는 ‘동계 꿈나무 눈동이의 국가대표 성장기’를 주제로 초대형 눈조각, 얼음조각, 눈썰매장, 컬링·크로스컨트리 등 동계 스포츠 체험존 등이 마련돼 눈 속에서 뛰노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모바일 스탬프 투어는 축제장 방문객이 인근 관광지를 함께 둘러보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투어 인증 지점은 ▲축제장 ▲평창올림픽플라자 ▲실버벨 교회 ▲대관령관광안내센터 등 4곳으로 구성되며, 스마트폰 ‘K스탬프투어’ 앱을 통해 GPS 위치 정보 기반으로 자동 확인된다. 각 지점 방문 후 사진 후기 업로드나 설문 참여 등의 미션을 완료하면 스탬프가 적립된다. 모든 코스를 완주한 참여자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이 증정된다. 이벤트 혜택도 눈길을 끈다. 평창군 거주자는 스포츠 타올과 관광 마그넷을 받고, 지역 외 방문객에게는 대관령 일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평창 여행자카드(1만원 충전)**와 관광 마그넷이 제공된다. 여행자카드는 지역 내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해 축제와 함께 지역 소비를 자연스럽게 촉진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대관령눈꽃축제는 매년 2월 중순경 대관령 정상부근 송천 일원에서 개최되며, 전통적으로 겨울철 관광 수요를 견인해왔다. 풍부한 눈과 고원지대의 찬바람은 눈 조각과 설원 체험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올해 축제는 10일 동안 진행되며 다채로운 야외 프로그램과 함께 전통 겨울 놀이, 먹거리 부스, 아이스 카페 등도 더해져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축제 현장에서는 감자전, 메밀전병, 닭강정, 케밥 등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부스에서 따뜻한 겨울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아이스 카페’에서는 얼음 의자에 앉아 음료를 즐기며 미디어 아트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이 같은 체험 요소들은 축제 방문객들에게 단순한 구경을 넘어 지역 문화와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는 기회를 제공한다. 평창군 관계자는 “대관령눈꽃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모바일 스탬프 투어를 통해 인근 명소도 함께 즐기며 평창의 매력을 깊이 체감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다양한 이벤트 혜택과 즐길 거리를 통해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겨울 축제의 절정에 서 있는 대관령에서 눈꽃과 함께하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모바일 스탬프 투어로 대관령의 깊은 겨울 풍경을 온전히 경험해보자. 눈밭 위를 걸으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평창의 겨울 풍경을 마음껏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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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2
  • 철원 한탄강과 원주 치악산, ‘2026 강원 방문의 해’가 고른 두 개의 풍경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겨울의 강원은 풍경이 말을 아낀다. 대신 깊어진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강원관광재단이 ‘2026 강원 방문의 해’ 2월 추천 여행지로 철원군과 원주시를 선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얼어붙은 강 위를 걷는 체험과 눈 덮인 산사에서의 고요한 휴식, 서로 다른 결의 겨울이 한 달의 여행지로 나란히 제안됐다. 철원의 대표 코스인 한탄강 물윗길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 주상절리를 물 위에서 감상하는 총 8.5㎞의 트레킹 길이다.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이 길은 겨울 한탄강이 허락하는 가장 특별한 접근 방식이다. 얼어붙은 강 위에 설치된 부교를 따라 걸으며 협곡을 올려다보면, 화산 활동이 남긴 현무암 절벽과 시간의 층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눈이 내린 날에는 강과 절벽, 하늘의 경계가 흐려지며 풍경은 한층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물윗길 여정에 깊이를 더하는 장소들도 곳곳에 이어진다. ‘별들로 이루어진 길’이라는 뜻을 지닌 철원한탄강 은하수교는 길이 180m의 현수교로, 협곡 위를 가로지르며 한탄강 유역의 장대한 스케일을 한눈에 담게 한다. 횃불 형상의 횃불전망대는 3·1 만세운동과 정전협정이라는 역사적 기억을 상징적으로 품은 공간으로, 자연과 분단의 시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도보 여행을 마친 뒤에는 철원의 또 다른 얼굴이 이어진다. 1930년대 시가지를 재현한 철원역사문화공원은 근대 도시의 흔적을 따라 걷는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소이산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면 철원평야와 북녘 땅이 시야에 들어오고, 궁예왕의 역사를 풀어낸 태봉국 궁예왕 역사공원에서는 철원이 품은 고대사의 결을 만날 수 있다. 원시 생태계의 보고로 꼽히는 DMZ생태평화공원은 이 지역이 지닌 자연 보전의 가치를 조용히 증명한다. 원주의 겨울은 결이 다르다. 추천 여행지인 치악산과 구룡사는 산자락 아래서 하루의 속도를 늦추는 힐링 코스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설산의 능선과 신라 시대에 창건된 천년 고찰 구룡사는 눈꽃이 내려앉은 아침이면 더욱 고요해진다. 종소리와 발자국 소리만 남은 경내를 걷다 보면, 겨울이 오히려 마음을 데우는 계절임을 실감하게 된다. 사찰에서 내려와서는 예술과 도시의 풍경이 이어진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산은 자연과 건축, 명상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겨울 햇살 속에서 건축의 선과 여백을 음미하기에 좋다. 조선시대 관찰사 관청이었던 강원감영은 해 질 무렵 한옥의 윤곽이 또렷해지며 도심 속 고요한 야경을 선사한다. 활동적인 여행을 원한다면 오크밸리에서 겨울 레저를 즐기는 선택지도 가능하다. 여행은 결국 속도의 문제다. 철원에서는 물 위를 걸으며 자연의 시간을 체감하고, 원주에서는 산사에 머물며 마음의 호흡을 고른다. 강원이 2월의 추천 여행지로 제안한 두 도시는 겨울을 소비하지 않고, 겨울과 함께 머무는 법을 보여준다. 계절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이 풍경들은 오래 남는 기억이 되어 여행자를 다시 강원으로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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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25
  •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여수 예술랜드에서 만난 풍경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거대한 손이 바다 쪽으로 뻗어 있다. 누군가를 붙잡기보다는, 이미 떠나간 것을 조용히 배웅하는 손 같다. 손바닥 위에 서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말을 멈춘다. 대신 바람이 먼저 지나가고, 그 바람 뒤로 느리게 시간이 온다. 손의 결은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처럼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위에 선 사람들은 잠시 각자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손끝 너머로 원형의 궤도가 하늘을 가로지른다. 천천히 회전하는 관람차는 바다와 숲, 도시의 경계를 한 바퀴씩 확인하듯 움직인다. 오르내림의 속도는 느리고, 그 느림이 이 장소의 규칙처럼 느껴진다. 여기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손은 말없이 버티고 있고, 우리는 잠시 기대면 된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알을 깨고 나오는 조각이 있다. 완성되지 않은 몸, 막 세상으로 나오는 형상. 탄생은 늘 균열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곳은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보여줄 뿐이다. 깨짐과 나아감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이 공원에서 조각들은 풍경을 지배하지 않는다. 대신 풍경 속으로 스며든다. 바다는 배경이 되고, 조각은 질문이 된다. 나는 그 질문 앞에서 오래 서 있다가, 결국 답을 찾지 않기로 한다. 답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손 위에 서서 나 자신을 잠시 내려다보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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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24

실시간 국내여행 기사

  •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1500년 시간을 건너온 빛, 무령왕릉 왕관 장식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어둠 속에서 한 점의 빛이 피어난다. 공주 국립공주박물관 전시실에서 마주한 이 장식은 단순한 금속 공예품이 아니다. 1500년의 시간을 건너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백제 왕실의 숨결이다. 이 유물은 백제 제25대 왕인 무령왕의 능에서 출토된 왕관 장식 가운데 하나다. 금으로 만든 나뭇가지 모양의 장식은 왕관에 꽂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치 나무가 하늘로 뻗어 오르듯 펼쳐진 형태는 백제 장인의 섬세한 손길을 그대로 보여준다. 금속은 얇지만, 그 선은 놀라울 만큼 힘이 있다. 1971년 여름, 공주 송산리 고분군에서 우연히 발견된 무령왕릉은 한국 고고학의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도굴되지 않은 채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왕릉은 백제 문화의 정수를 세상에 드러냈다. 왕과 왕비의 관식, 금제 장신구, 청동 거울, 목관과 장례 의식까지 수많은 유물이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중에서도 이 왕관 장식은 백제 미학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나뭇잎과 불꽃을 닮은 문양이 반복되며 왕권의 상징성과 자연의 생명력을 동시에 담아낸다. 금빛으로 빛나는 이 장식은 왕의 권위를 드러내는 장식물이면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 했던 백제인의 미의식을 보여준다. 백제는 화려함보다 균형을 택했던 나라였다. 과장되지 않지만 우아하고, 단순하지만 깊이가 있는 미감. 무령왕릉의 유물들은 그 조용한 아름다움을 증명한다. 전시실의 조명 아래에서 이 왕관 장식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왕이 잠시 왕관을 벗어 두고 떠난 자리 같은 느낌이 든다. 금빛 문양 사이로 흐르는 시간의 그림자가 천천히 움직인다. 공주는 그렇게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는 도시다. 금강의 물결과 공산성의 성벽, 그리고 박물관 유리 진열장 속 작은 유물 하나가 한 시대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 보인다.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생각한다. 1500년 전 이 왕관을 만들던 장인은 지금 이 빛을 상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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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04
  • “청년이 머무는 도시로”…안양, 486억 투입, 71개 사업 본격 추진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수도권 남부의 생활 도시 안양이 청년 정책에 다시 힘을 싣는다. 안양시는 27일 시청 상황실에서 ‘2026 청년정책종합추진계획 보고회’를 열고 올해 71개 사업에 총 486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비전은 ‘안양, 청년의 미래와 성장을 키우다’. 주거와 일자리, 문화·참여를 묶어 지속 가능한 청년친화도시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분야별 예산을 보면 문화·복지(20개 사업)에 434억원이 집중됐다. 주거(6개 사업) 13억원, 일자리(15개 사업) 22억원, 창업(8개 사업) 9억원, 소통·참여(22개 사업) 8억원이 뒤를 잇는다. 규모 면에서 복지 비중이 크지만, 내용은 생활 전반을 아우른다. 시는 우선 청년 주거 안정을 강화한다. 올해 초 호계온천주변지구에 79세대 청년임대주택을 공급한 데 이어 냉천지구 청년 임대주택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이사비와 중개수수료를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하는 ‘청년가구 이사비 지원’도 계속된다.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자 지원, 월세 지원, 신혼부부 주택매입·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등 기존 사업도 유지해 초기 정착 부담을 낮춘다. 일자리와 창업 지원은 현장 체험 중심으로 설계됐다. 청년구직자가 협력기관과 민간위탁 기관에서 실무를 경험하는 ‘청년구직자 직장체험’, 여성 청년을 위한 유형별 취업 상담과 커리어 코칭, 대학생 대상 창업 준비 프로그램 ‘대성공’이 대표적이다. 단순 취업 알선이 아닌 직무 경험과 맞춤형 상담을 결합해 취업 성공률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문화·복지 영역에서는 고립·은둔 청년을 돕는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지난해 시작한 ‘고립·은둔 청년지원’ 사업은 안양청년1번가를 거점으로 일상 회복과 사회 복귀를 지원한다. 일·가정 양립 보육지원도 병행해 청년 가구의 돌봄 부담을 덜어준다. 소통·참여 분야에서는 생애·경력 설계를 돕는 ‘청년 라이프코칭 프로젝트’를 새로 도입한다.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하는 ‘청년정책 실무추진단’도 가동해 정책 실행력을 높일 계획이다. 청년자율예산제는 청년이 직접 제안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안양은 서울과 인접한 입지 덕분에 유입과 유출이 반복되는 도시다. 정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거 안정과 일자리 기반이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시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와 고용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정책은 도시의 미래 전략과 맞닿아 있다.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이 높은 수도권에서 안양이 선택한 해법이 실제 체류 인구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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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7
  • 강과 밥상이 있는 초봄 여행…곡성에서 만나는 느린 하루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초봄의 고요함 속에 자연과 맛, 그리고 추억이 이어지는 전남 곡성 여행이 눈길을 끈다. 섬진강을 따라 걷고, 지역 토란으로 만든 음식을 즐긴 뒤 증기기관차를 타고 강변 풍경을 감상하는 이 여정은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며 진정한 쉼을 선사한다. 곡성의 섬진강 주변에는 강물이 만들어낸 침실습지가 자리한다. 이 공간은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깊은 고요와 평화로움을 안겨준다. 갈대와 버드나무가 계절을 품고 강변을 수놓으며,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철새들이 이곳에서 잠시 머문다. 아침이면 물안개가 강 위를 감싸며, 걸음을 멈추고 숨 고르기에 좋은 장소가 된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이 고요한 풍경은 곡성 여행의 든든한 출발점이다. 곡성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은 지역 특산물인 토란이다. 곡성은 전국적으로 이름난 토란 산지로, 일교차가 크고 토질이 비옥한 자연환경 덕분에 토란 특유의 부드러우면서 깊은 맛을 자랑한다. 대표 음식인 토란탕은 과하지 않은 은은한 맛으로 몸과 마음을 모두 따뜻하게 데운다. 최근에는 토란을 활용한 하트떡, 푸딩, 아이스크림 등이 개발돼 관광객에게 새로운 미식 체험을 제공한다. 이처럼 곡성의 식재료는 그저 먹거리를 넘어서 지역 문화와 자연을 체험하는 하나의 창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여행의 마지막은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출발하는 증기기관차가 장식한다. 기적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객차 안에서 창밖으로 흘러가는 섬진강과 산자락 풍광을 바라보면 아이들은 손을 흔들고 어른들은 어린 시절 추억에 잠긴다. 이 증기기관차는 이동 수단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세대를 잇는 특별한 체험형 관광 콘텐츠로 사랑받고 있다. 자연과 철길이 어우러진 독특한 장면은 곡성만의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초봄의 곡성은 강을 따라 걷고, 땅의 맛을 음미하며, 추억의 증기기관차에 몸을 싣는 하루가 이어진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고 오래 남는 여행이다. 자연의 속도에 맞춰 쉬어가야 비로소 맛볼 수 있는 여운이 이곳에는 있다. 섬진강의 잔잔하고 또렷한 물결처럼 마음에 오래도록 머무는 기억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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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5
  • “과천 떠나는 경마장, 시흥이 잡는다”…시흥시 유치전 본격화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기 시흥시가 과천 경마장 유치를 위한 실무 협의체(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국토교통부가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의 하나로 과천 경마장 이전 계획을 밝힌 데 따른 선제 조치다. 현재 과천시에 위치한 한국마사회의 렛츠런파크 서울은 수도권 대표 경마 시설로, 주말마다 수만 명이 찾는 대규모 집객 시설이다.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부지 규모와 접근성, 주변 인프라를 둘러싼 지자체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 시흥시는 시 부서 관계자와 시흥시정연구원이 참여하는 전담팀을 꾸려 타당성 검토 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관내 유치 가능 후보지를 발굴하고 관련 법령과 환경·교통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유치 선언을 넘어 행정·법적 절차를 병행해 실행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시는 경마장 유치가 성사될 경우 지방세수 증가와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규모 관람객이 유입되면 숙박·음식·상업시설 등 연관 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문화·관광 산업과 연계한 복합 레저 인프라 확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수도권 서남부권이 신도시 개발과 교통망 확충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집객 시설 유치는 도시 위상과 직결된 사안이기도 하다. 임병택 시장은 “시흥시가 가진 강점과 지역 발전 전략을 연계해 종합적인 유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통 접근성, 개발 가능 부지, 기존 관광 자원과의 연계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번 발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경마장 유치 필요성이 제기된 직후 나와 주목을 받는다. 시흥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이 SNS를 통해 적극 행정을 촉구한 데 이어, 시가 공식 대응에 나서면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다만 경마장 유치는 경제적 효과와 함께 교통 혼잡, 소음, 사행성 논란 등 사회적 쟁점도 뒤따른다. 대규모 시설 이전이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충분한 공론화와 주민 의견 수렴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과천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된 경마장을 둘러싼 수도권 지자체들의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시흥시의 행보가 도시의 미래 청사진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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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5
  • 3월 주말 무료 체험…음성 반기문 평화기념관에서 만나는 평화 이야기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충북 음성군에 자리한 반기문 평화기념관이 3월 한 달간 관람객을 위한 주말 무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시 관람과 더불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체험을 더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겠다는 취지다. 프로그램은 3월 1일부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다. 매회 현장에서 선착순 25명을 접수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다만 준비된 재료가 모두 소진되면 조기 마감될 수 있다. 토요일에는 나무판을 채색하고 조립해 완성하는 ‘플라워 휴지걸이 만들기’ 체험이 마련된다. 단순한 공예를 넘어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품을 직접 제작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아이들과 함께 참여해도 무리가 없도록 난이도를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일요일에는 천연 재료를 활용해 유화 과정을 거쳐 촉촉한 핸드크림을 만드는 체험이 진행된다. 향과 질감을 직접 선택하며 자신만의 제품을 완성하는 과정이 특징이다. 자연 친화적 재료를 활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반기문 평화기념관은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전 총장의 생애와 국제 평화 활동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상설 전시관에는 유엔 활동 자료와 각종 기증품, 영상 콘텐츠가 마련돼 있으며, 세계 시민 의식과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주제로 한 체험형 전시도 운영되고 있다. 음성군 관계자는 “전시 관람뿐 아니라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념관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다가오는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방문해 전시도 보고 체험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지방 기념관과 박물관들이 단순 관람을 넘어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추세다. 반기문 평화기념관 역시 지역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계절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전시와 체험이 결합된 이번 프로그램은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3월 주말, 음성에서 전시와 공예를 함께 즐기는 나들이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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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4
  •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노란 액자 속 사막, 수원에서 만난 또 하나의 세계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노란 액자 속에 사막이 걸려 있었다. 프레임 밖은 수원이고, 프레임 안은 멕시코와 아프리카 어디쯤 같다. 그렇게 나는 도심 한가운데서 국경을 넘는다. 이곳은 수원 일월수목원. 2023년 문을 연 뒤, 시민들의 산책 코스를 바꿔놓은 식물 여행지다. 사진을 찍는 순간, 선인장은 풍경이 아니라 조형물이 된다. 둥글게 몸을 말아 햇빛을 모으는 금호(金虎), 하늘로 곧게 솟은 기둥형 선인장, 칼날처럼 뻗은 아가베 잎. 척박함을 견디며 살아남은 식물들의 자세에는 묘한 품위가 있다. 물을 아끼며 살아가는 이들의 방식은 어쩌면 과한 욕심을 덜어내라는 조용한 충고처럼 들린다. 일월수목원은 건조기후 온실과 습지원을 함께 품고 있다. 사막과 물가를 한 바퀴에 도는 셈이다. 아이들은 “진짜 선인장이야?” 묻고, 어른들은 그 앞에서 잠시 말을 잃는다. 노란 벽을 액자 삼아 바라본 초록의 세계는 그래서 더 또렷하다. 여행이 멀리 있는 건 아니다. 프레임 하나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 수원에서 만난 사막은, 생각보다 뜨겁고 의외로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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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0
  • 설 연휴, 순천 낙안읍성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설 연휴, 전통의 결을 따라 걷는 여행은 어떨까.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이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설맞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조선시대 읍성의 원형이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는 이곳에서 소원을 적고 달집에 매다는 체험이 연휴 내내 이어진다.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과거로 잠시 걸음을 옮기는 시간이다. 올해 설 프로그램은 정월대보름 행사와 연계한 ‘낙안에 묶은 소망, 보름달 아래 하늘로 띄우다’가 중심이다. 방문객은 소원지에 한 해의 바람을 적어 놀이마당에 설치된 달집에 달 수 있다. 이 소원지는 3월 2일 정월대보름 행사 때 달집과 함께 태워지며 안녕과 소원성취를 기원한다. 설과 대보름을 잇는 상징적 의식이다. 낙안읍성은 15세기 초 왜구 침입에 대비해 축조된 평지 읍성으로, 성곽과 관아, 초가집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옛 생활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성문을 지나 객사와 동헌을 둘러보고, 마을 안 고택과 장독대를 마주하는 동선은 짧지만 깊다. 명절을 맞아 제기차기와 윷놀이 등 전통놀이 체험도 더해져 아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역사 교실이 된다. 인근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에서는 15일부터 18일까지 복주머니 만들기, ‘12지신을 찾아라’, 전통놀이 체험, 소원 빌기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물관은 우리 문자와 목판 인쇄 문화, 전통 생활문화를 다루는 공간으로, 체험을 통해 유물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다. 읍성과 박물관을 잇는 동선은 도보로 이동 가능해 가족 나들이에 적합하다. 설 연휴인 16일부터 18일까지는 한복을 착용한 방문객에게 무료 입장 혜택이 주어진다. 색동저고리와 도포 자락이 성곽 아래를 오가면 공간의 분위기는 한층 짙어진다.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겨울 햇살 아래 성곽 위를 걷다 보면, 한 해의 시작을 다짐하는 시간이 된다. 순천시는 낙안읍성을 비롯해 주요 관광시설을 정상 운영하며 안전 관리에도 힘쓸 계획이다. 설 연휴 동안 고향을 찾은 귀성객과 여행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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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5
  • 2026 대관령눈꽃축제, ‘눈꽃 길’로 초대하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송천 일원에서 오는 2월 13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2026 대관령눈꽃축제가 축제장에 머무는 것을 넘어 지역 일대를 두루 체험하는 ‘모바일 스탬프 투어’ 이벤트를 운영한다. 단순한 축제 관람을 넘어 주변 관광지와 함께 연결함으로써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대관령눈꽃축제는 1993년 시작돼 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로, 고원지대 특유의 눈 풍경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올해는 ‘동계 꿈나무 눈동이의 국가대표 성장기’를 주제로 초대형 눈조각, 얼음조각, 눈썰매장, 컬링·크로스컨트리 등 동계 스포츠 체험존 등이 마련돼 눈 속에서 뛰노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모바일 스탬프 투어는 축제장 방문객이 인근 관광지를 함께 둘러보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투어 인증 지점은 ▲축제장 ▲평창올림픽플라자 ▲실버벨 교회 ▲대관령관광안내센터 등 4곳으로 구성되며, 스마트폰 ‘K스탬프투어’ 앱을 통해 GPS 위치 정보 기반으로 자동 확인된다. 각 지점 방문 후 사진 후기 업로드나 설문 참여 등의 미션을 완료하면 스탬프가 적립된다. 모든 코스를 완주한 참여자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이 증정된다. 이벤트 혜택도 눈길을 끈다. 평창군 거주자는 스포츠 타올과 관광 마그넷을 받고, 지역 외 방문객에게는 대관령 일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평창 여행자카드(1만원 충전)**와 관광 마그넷이 제공된다. 여행자카드는 지역 내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해 축제와 함께 지역 소비를 자연스럽게 촉진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대관령눈꽃축제는 매년 2월 중순경 대관령 정상부근 송천 일원에서 개최되며, 전통적으로 겨울철 관광 수요를 견인해왔다. 풍부한 눈과 고원지대의 찬바람은 눈 조각과 설원 체험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올해 축제는 10일 동안 진행되며 다채로운 야외 프로그램과 함께 전통 겨울 놀이, 먹거리 부스, 아이스 카페 등도 더해져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축제 현장에서는 감자전, 메밀전병, 닭강정, 케밥 등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부스에서 따뜻한 겨울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아이스 카페’에서는 얼음 의자에 앉아 음료를 즐기며 미디어 아트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이 같은 체험 요소들은 축제 방문객들에게 단순한 구경을 넘어 지역 문화와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는 기회를 제공한다. 평창군 관계자는 “대관령눈꽃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모바일 스탬프 투어를 통해 인근 명소도 함께 즐기며 평창의 매력을 깊이 체감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다양한 이벤트 혜택과 즐길 거리를 통해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겨울 축제의 절정에 서 있는 대관령에서 눈꽃과 함께하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모바일 스탬프 투어로 대관령의 깊은 겨울 풍경을 온전히 경험해보자. 눈밭 위를 걸으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평창의 겨울 풍경을 마음껏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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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2
  • 철원 한탄강과 원주 치악산, ‘2026 강원 방문의 해’가 고른 두 개의 풍경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겨울의 강원은 풍경이 말을 아낀다. 대신 깊어진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강원관광재단이 ‘2026 강원 방문의 해’ 2월 추천 여행지로 철원군과 원주시를 선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얼어붙은 강 위를 걷는 체험과 눈 덮인 산사에서의 고요한 휴식, 서로 다른 결의 겨울이 한 달의 여행지로 나란히 제안됐다. 철원의 대표 코스인 한탄강 물윗길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 주상절리를 물 위에서 감상하는 총 8.5㎞의 트레킹 길이다.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이 길은 겨울 한탄강이 허락하는 가장 특별한 접근 방식이다. 얼어붙은 강 위에 설치된 부교를 따라 걸으며 협곡을 올려다보면, 화산 활동이 남긴 현무암 절벽과 시간의 층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눈이 내린 날에는 강과 절벽, 하늘의 경계가 흐려지며 풍경은 한층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물윗길 여정에 깊이를 더하는 장소들도 곳곳에 이어진다. ‘별들로 이루어진 길’이라는 뜻을 지닌 철원한탄강 은하수교는 길이 180m의 현수교로, 협곡 위를 가로지르며 한탄강 유역의 장대한 스케일을 한눈에 담게 한다. 횃불 형상의 횃불전망대는 3·1 만세운동과 정전협정이라는 역사적 기억을 상징적으로 품은 공간으로, 자연과 분단의 시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도보 여행을 마친 뒤에는 철원의 또 다른 얼굴이 이어진다. 1930년대 시가지를 재현한 철원역사문화공원은 근대 도시의 흔적을 따라 걷는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소이산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면 철원평야와 북녘 땅이 시야에 들어오고, 궁예왕의 역사를 풀어낸 태봉국 궁예왕 역사공원에서는 철원이 품은 고대사의 결을 만날 수 있다. 원시 생태계의 보고로 꼽히는 DMZ생태평화공원은 이 지역이 지닌 자연 보전의 가치를 조용히 증명한다. 원주의 겨울은 결이 다르다. 추천 여행지인 치악산과 구룡사는 산자락 아래서 하루의 속도를 늦추는 힐링 코스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설산의 능선과 신라 시대에 창건된 천년 고찰 구룡사는 눈꽃이 내려앉은 아침이면 더욱 고요해진다. 종소리와 발자국 소리만 남은 경내를 걷다 보면, 겨울이 오히려 마음을 데우는 계절임을 실감하게 된다. 사찰에서 내려와서는 예술과 도시의 풍경이 이어진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산은 자연과 건축, 명상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겨울 햇살 속에서 건축의 선과 여백을 음미하기에 좋다. 조선시대 관찰사 관청이었던 강원감영은 해 질 무렵 한옥의 윤곽이 또렷해지며 도심 속 고요한 야경을 선사한다. 활동적인 여행을 원한다면 오크밸리에서 겨울 레저를 즐기는 선택지도 가능하다. 여행은 결국 속도의 문제다. 철원에서는 물 위를 걸으며 자연의 시간을 체감하고, 원주에서는 산사에 머물며 마음의 호흡을 고른다. 강원이 2월의 추천 여행지로 제안한 두 도시는 겨울을 소비하지 않고, 겨울과 함께 머무는 법을 보여준다. 계절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이 풍경들은 오래 남는 기억이 되어 여행자를 다시 강원으로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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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25
  •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여수 예술랜드에서 만난 풍경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거대한 손이 바다 쪽으로 뻗어 있다. 누군가를 붙잡기보다는, 이미 떠나간 것을 조용히 배웅하는 손 같다. 손바닥 위에 서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말을 멈춘다. 대신 바람이 먼저 지나가고, 그 바람 뒤로 느리게 시간이 온다. 손의 결은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처럼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위에 선 사람들은 잠시 각자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손끝 너머로 원형의 궤도가 하늘을 가로지른다. 천천히 회전하는 관람차는 바다와 숲, 도시의 경계를 한 바퀴씩 확인하듯 움직인다. 오르내림의 속도는 느리고, 그 느림이 이 장소의 규칙처럼 느껴진다. 여기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손은 말없이 버티고 있고, 우리는 잠시 기대면 된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알을 깨고 나오는 조각이 있다. 완성되지 않은 몸, 막 세상으로 나오는 형상. 탄생은 늘 균열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곳은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보여줄 뿐이다. 깨짐과 나아감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이 공원에서 조각들은 풍경을 지배하지 않는다. 대신 풍경 속으로 스며든다. 바다는 배경이 되고, 조각은 질문이 된다. 나는 그 질문 앞에서 오래 서 있다가, 결국 답을 찾지 않기로 한다. 답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손 위에 서서 나 자신을 잠시 내려다보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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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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