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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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마침내 독도에 첫 발을 내 디뎠다. 이 얼마나 감격적인 순간인가? 지난 2001년 11월 울릉도에 와서 독도입도를 하지도 못하고 20년 만에 처음 독도를 밟은 것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독도에 들어가는게 가능하다는 말이 실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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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입도 전 촬영한 동도와 서도 (사진=최치선 기자)

 

그동안 울릉도만 일곱 번을 다녀갔다. 하지만 파도가 높아서 독도는 구경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4월 말에 독도를 배 위에서 실물로 목격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도 사람들은 '민족의 섬' 독도를 사진에 담기 위해 비좁은 선상 밖으로 나와 정말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렇게 아쉬움 속에 독도를 뒤로하고 돌아왔는데 이번 트래블아이 팸투어를 통해 그 소원을 이룬 것이다. 

 

울릉군에서 '2021 트래블아이 울릉도·독도 팸투어 기자단'에 특별히 협조해 준 어업순시선과 청명한 날씨의 도움으로 무사히 독도에 접안을 마치고 입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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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도에 선명한 한반도 표시가 보인다. (가운데 위치, 사진=최치선 기자)

 

눈 앞에 나타난 독도는 배에서 보던 독도와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서울이나 독도나 다 같은 대한민국 땅이고 우리나라임에도 왜 이렇게 떨리는 것일까? 마치 낯선 외국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독도의 낯섬은 사라지고 고향에 온 듯한 친숙함과 편안함이 찾아왔다. 

처음 독도를 보았을 때 울컥하는 감동의 원천이 어디서 왔는지 알 것 같았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동도와 서도를 뒤덮은 괭이갈매기들이 낯선 외부인의 방문에 날카롭게 울면서 머리 위에 맴돌았다.  가만히 살펴보니 계단 옆으로 바위 구멍이 그들의 집이었다. 거기에는 이제 막 알을 낳아서 품고 있는 갈매기와 부화된지 얼마 안되는 보송보송한 솜털의 새끼갈매기들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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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갈매기와 새끼들이 보인다. (사진=최치선 기자)

 

아, 독도는 우리들만의 땅이 아니구나. 어쩌면 괭이갈매기들이 먼저 와서 자신의 영토로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들에게는 인간이 불편한 침입자 인 것이다.    

 

갈매기들의 뜻밖의 환대(?)를 받으며 트래블아이 기자단은 이명박 대통령이 세웠다는 독도 기념비 앞 무대에서 독도만세를 외친 후 준비한 시낭독과 안무를 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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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기념비가 세워진 동도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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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정상에서 독도만세를 외치는 트래블아이 팸투어 기자단과 울릉군 고병철 팀장(우측)


이 퍼포먼스를 위해 하루 전 독도를 생각하며 시 '독도로 간 남자'가 나왔다.  불과 10분도 안된 짧은 시간에 접신처럼 만들어진 시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을 넘나든 문 소지 기자가 안무를 맡아 연습도 없이 멋진 춤을 보여주었다. 

 

비록 시를 외우지 못해 어설픈 낭독이 되고 말았지만 일본의 독도망언과 올림픽지도에 독도를 자국의 영토인양 표기한 것에 대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울부짖었음을 고백한다. 

 

다행히도 문 기자의 멋진 안무 덕에 '독도로 간 남자'가 조금은 빛을 발했다. 이번 독도 퍼포먼스는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박제가 될 것이다. 

 

*독도 입도에 도움을 준 울릉군 김병수 군수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트래블아이 팸투어 기자단 대표로서 감사를 드립니다.

 

 

독도로 간 남자

고 운

 

 

나보다 먼저 독도에서 살겠다고

독도로 떠난 여인이 있었다

 

그녀를 찾아 독도에 간 날

망망대해에 신기루처럼 나타난 두 개의 섬

동도와 서도를 보는 순간

울컥 뜨거운 눈물이 터져버렸다

 

여자 대신 괭이 갈매기들이 반갑게 마중을 나오고

독도를 지키는 독도경비대장과 대원들이 손을 흔든다

오늘과 같이 청명한 하늘과 잔잔한 바다를 보는 것은

내 생애 최고의 행운

 

500만 년 전 하나였던 독도에게 어느날 동생이 생기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헤어진 적 없이 우애깊은 형제로 살고 있다고 한다

 

태초부터 이렇게 우뚝 솟아 오른 독도는

여자를 찾아 온 남자에게도

서두르지 마라고

조급하면 탈이 난다고

여유를 찾으라고

있는 그대로를 보라고

여자가 된 독도는

눈만 꿈뻑꿈뻑 뜨고 있는 남자에게

여기서는 이별도 없고

오직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영원히 사는 일만 남았다고 속삭인다

 

여자를 찾아 독도에 온 남자는

영겁의 세월 동안 변함없이 동해를 지켜 온 독도처럼

일본의 고약한 억지에도 미동없이

자손만대 이어갈 대한민국의 땅으로 살겠다고

 

독도가 된 여자에게 맹서한다

 

 

[독도 입도 축하 퍼포먼스]

시, 낭독- 고 운 

안무- 문소지 기자

촬영- 이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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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최치선의 포토에세이...'독도로 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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