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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이사, 최대 50만원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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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 생긴 이상한 우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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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놀이터가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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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외국인주민과 함께 밥상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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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함께살아U’, 지방소멸의 해법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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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어린이공원 놀이기구 그늘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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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행복누리센터·정산복지관 잇단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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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앞둔 홍천, 시장으로 발길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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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월드 ‘포춘 스트리트’로 모이는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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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에 숨은 비석 하나, 강원의 새 보물이 됐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유명한 절집은 많지만, 어떤 여행지는 작은 비석 하나로 오래 기억된다. 삼척 두타산 자락의 천은사가 그렇다. 산문을 지나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그곳엔 풍경보다 먼저 시간을 붙드는 흔적이 있다. 이번에 강원특별자치도가 천은사 기실비를 새 문화유산자료로 지정한 것은, 바로 그 조용한 흔적에 지역의 역사를 다시 불러 세운 일에 가깝다. 강원특별자치도는 3월 6일 ‘삼척 두타산 천은사 기실비’를 도 문화유산자료로 신규 지정 고시했다. 이 비석은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산312-1 일대, 천은사 입구에 자리한 유적으로 1921년 세워졌다. 당대 대표적 문장가로 꼽히는 박한영이 글을 짓고, 삼척을 중심으로 활동한 명필 심지황이 글씨를 썼다. 자연석 위에 거북 모양을 새긴 귀부형 받침, 비신, 팔작지붕 형태의 가첨석을 갖춘 형식도 주목된다. 이 비석이 더 중요한 이유는 내용에 있다. 천은사의 창건 설화와 연혁, 중창 불사 같은 사실이 체계적으로 담겨 있어 단순한 기념비를 넘어 지역사 자료로서의 무게를 지닌다. 비문의 문장과 서체, 조형 양식까지 함께 살펴보면 일제강점기 지역 불교 문화와 향토 지식인의 흔적을 한 자리에서 읽을 수 있다. 강원도는 이번 지정을 통해 도내 국가유산 보유 건수가 총 745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천은사 자체도 여행지로서 결이 깊다. 한국관광공사와 삼척시 자료를 보면 천은사는 두타산 기슭에 자리한 산사로, 고려 말 학자 이승휴와의 인연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승휴는 이 일대에서 머물며 ‘제왕운기’를 남긴 인물로 전해지며, 천은사 주변에는 그의 유적도 남아 있다. 그러니 이번 문화유산 지정은 비석 하나의 보존에 그치지 않고, 천은사와 두타산 일대가 품은 역사 서사를 다시 또렷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된다. 두타산은 원래도 강원 남부를 대표하는 산행지 가운데 하나다. 높이 1357m의 산세와 계곡, 기암, 숲이 어우러져 사계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봄과 가을 산행은 물론, 천은사처럼 산 아래 자리한 고찰을 들러 천천히 걷는 일정도 잘 어울린다. 이름난 절경만 훑고 지나가는 여행과 달리, 문화유산 하나를 매개로 장소의 시간을 함께 읽는 여행은 훨씬 오래 남는다. 삼척 여행이 바다에만 머물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척은 죽서루와 해변, 동굴, 해안 절경으로 먼저 떠오르는 도시지만, 내륙 쪽으로 한 걸음만 더 들어가면 전혀 다른 표정이 펼쳐진다. 미로면 두타산 자락은 화려하진 않지만 깊다. 계곡과 산사, 오래된 이야기와 비석 하나가 서로 기대어 서 있는 풍경은 요란한 관광지의 속도와는 다르다. 이번 지정으로 천은사 기실비는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유물이 아니라, 삼척을 다시 보게 만드는 하나의 이유가 됐다. 좋은 여행지는 새로운 시설보다 오래된 시간을 품고 있을 때 더 강해진다. 삼척 두타산 천은사 기실비의 이번 지정은 그런 사실을 다시 보여준다. 두타산의 산기운, 천은사의 고요, 그리고 돌 위에 남은 문장의 시간까지. 올봄 삼척 여행은 바다에서 끝나지 않고 산사 입구의 작은 비석 앞에서 더 깊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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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이사, 최대 50만원 돌려준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짐을 싸는 일은 늘 설렌다. 새 동네로 옮겨가는 기대가 먼저 앞서지만, 막상 계산기를 두드리면 이삿짐비와 중개보수비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1인 청년가구에게 이사 한 번은 생활의 출발선이 아니라 비용의 벽처럼 느껴지기 쉽다. 안양시가 올해도 청년가구 이사비 지원사업을 이어가는 이유는 바로 그 첫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서다. 안양시는 2026년 상반기 청년 이사비 지원사업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은 2025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안양시로 전입했거나, 안양시 안에서 이사한 뒤 전입신고를 마친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가구다. 지원금은 이사비와 중개보수비를 합쳐 1인당 최대 50만원까지 실비로 지급되며, 생애 1회만 받을 수 있다. 접수는 3월 3일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잡아바어플라이 통합접수시스템에서 진행된다. 세부 기준도 분명하다. 가구당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여야 하고, 신청자인 청년 본인은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거주하는 집은 거래금액 2억원 이하 전월세 주택이어야 한다. 시는 이사비는 20만원 한도, 중개보수비는 30만원 한도로 나눠 지원하고 있다. 부모 등 직계존속의 집으로 이사하는 경우나 공공임대주택 거주 예정자 등은 제외된다. 이 사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금액 자체보다도 시점에 있다. 청년층에게 이사는 단순한 주소 변경이 아니라 취업, 독립, 결혼, 진학 같은 삶의 전환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보증금 마련도 버거운 상황에서 중개보수와 이삿짐 비용까지 겹치면 정착의 첫걸음이 흔들리기 쉽다. 안양시는 지난해에도 같은 사업을 운영했고, 올해 다시 상반기 공고를 내면서 청년층 주거 이동 비용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시 공식 청년정책 안내에서도 이 사업은 안양 청년 주거지원 축의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은 화려한 개발 계획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버틸 수 있는지, 처음 둥지를 트는 청년이 너무 큰 비용 앞에서 주저앉지 않는지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안양은 범계·평촌 생활권, 안양1번가 상권, 관악산과 삼성산을 잇는 생활환경 덕분에 청년층 유입이 꾸준한 도시로 꼽혀 왔다. 그런 도시일수록 정착 초기 비용을 덜어주는 정책이 실제 체감도를 좌우한다. 이번 지원은 거창한 구호보다 생활의 부담을 바로 건드리는 행정에 가깝다. 신청을 고민하는 청년이라면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산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어 준비된 서류를 미리 챙겨두는 편이 낫다. 안양청년광장과 시 공고문에는 신청 자격과 제외 대상, 제출 서류, 문의처가 자세히 안내돼 있다. 새로운 방으로 들어가는 순간의 설렘 뒤에는 늘 현실적인 비용이 따라붙는다. 안양시의 이번 사업은 그 무게를 조금 덜어주는, 꽤 실용적인 응원에 가깝다. 청년에게 도시를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 살아볼 만한 곳을 고르는 일이다. 안양시의 이사비 지원은 그 선택의 부담을 조금 덜어주는 정책이다. 낯선 동네에 처음 짐을 푸는 날,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이런 현실적인 도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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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 생긴 이상한 우편함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마음이 힘들 때도 사람들은 쉽게 말하지 못한다. 가까운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때로는 자기 자신에게조차 꺼내놓기 어려운 말이 있다. 충남 청양에서는 그런 말들을 받아주는 조금 특별한 우편함이 생겼다. 편지를 넣고 나면, 몇 주 뒤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정성껏 쓴 손편지가 다시 돌아온다. 빠른 메시지에 지친 시대라서인지, 이 느린 위로는 더 깊게 마음에 닿는다. 청양군이 대학생과 군민의 마음 건강을 돌보기 위해 충남도립대학교 학생회관에 ‘온기우편함’을 설치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 우편함은 고민과 사연을 익명으로 적어 넣으면 자원봉사자인 ‘온기우체부’가 손편지로 답장을 보내주는 방식의 정서 지원 프로그램이다. 학업과 진로, 인간관계, 가족 문제처럼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마음을 종이에 적어 넣고 주소를 남기면, 약 4주 뒤 위로와 공감이 담긴 답장을 우편으로 받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우편함 하나지만,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디지털 소통이 익숙한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더 빨리 연결되면서도 더 깊이 고립되곤 한다. 휴대전화 안에는 대화가 넘치지만, 정작 자기 속마음을 꺼낼 곳은 점점 줄어든다. 그런 점에서 온기우편함은 상담실보다 덜 부담스럽고, 메신저보다 더 진심 어린 방식으로 사람 곁에 다가가는 장치다.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고 마음을 적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기계적인 답장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쓴 손편지가 온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힘이다. 설치 장소가 충남도립대 학생회관이라는 점도 상징적이다. 학생들이 가장 자주 드나드는 공간에 우편함을 두어 마음 돌봄의 문턱을 낮췄다. 청년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조용히 손을 내미는 방식일 수 있다. 청양군이 이번 사업을 통해 보여준 것은 단순한 복지 행정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안을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태도다. 청양은 칠갑산과 천장호 같은 풍경으로 떠올리는 고장이지만, 지역의 품격은 결국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눈에 띄는 건축물이나 대형 시설보다 이런 작은 정서적 장치가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는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한 고민을 접어 넣고, 몇 주 뒤 낯선 사람의 따뜻한 문장을 받아보는 경험. 청양의 온기우편함은 행정이 어디까지 사람의 일상 가까이 들어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조용한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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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놀이터가 되는 날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책장은 조용한데, 아이들의 상상력은 늘 시끄럽다. 책 속 그림 하나가 말을 걸고, 색 하나가 손끝에 번지는 순간 도서관은 더 이상 ‘읽는 곳’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양 주엽어린이도서관이 준비한 이번 하루는, 아이들이 그림책을 듣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기 몸으로 이야기의 색을 만들어 보는 시간에 가깝다. 고양특례시 주엽어린이도서관이 3월 22일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석철원 작가의 그림책 이야기와 물감놀이 워크숍’을 연다. 장소는 주엽어린이도서관 2.5층 어울림터이며, 대상은 초등학교 1~2학년 어린이 25명이다. 참여 신청은 3월 9일 오전 10시부터 3월 20일 오후 6시까지 고양시도서관센터 누리집에서 선착순으로 받는다. 이번 프로그램은 두 갈래로 짜였다. 먼저 1부에서는 석철원 작가의 ‘다 모여 그림책 시리즈’를 중심으로 그림책 이야기를 듣고, 일본어 그림책 읽어주기 시간도 함께 진행된다. 언어를 다 알아듣지 못해도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 그림책의 힘이다. 어린이들은 이야기의 뜻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대신, 그림의 흐름과 장면의 리듬, 색의 감정을 먼저 만나게 된다. 이어지는 2부는 손과 발, 붓을 활용한 물감놀이 워크숍이다. 종이 위에 정답을 그리는 시간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며 색과 감각으로 마음을 풀어내는 시간에 더 가깝다. 이 프로그램이 더 반가운 이유는 작가의 이력이 또렷하기 때문이다. 석철원 작가는 대학에서 예술학을 공부하고 일본에서 미술교육을 익힌 뒤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도쿄 핀포인트 갤러리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을 계기로 그림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지금은 도쿄를 중심으로 한국·일본·중국 출판사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버스야 다 모여!’, ‘전철아 다 모여!’, ‘바퀴야 다 모여!’, ‘고양이야 다 모여!’, ‘강아지야 다 모여!’, ‘공룡아 다 모여!’, ‘나비야 다 모여!’ 등이 있다. 익숙한 탈것과 동물, 사물의 움직임을 단순하고 경쾌한 리듬으로 풀어내는 그의 그림책은 영유아와 초등 저학년 독자에게 특히 친근하게 다가간다. 도서관이 이런 프로그램을 여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린이에게 도서관은 더 이상 조용히 책만 빌리는 장소여서는 오래 기억되기 어렵다. 작가를 직접 만나고, 그림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듣고, 손에 물감을 묻혀 자기만의 장면을 만들어 보는 경험이 있을 때 도서관은 비로소 ‘재미있는 곳’으로 남는다. 특히 초등 1~2학년은 글을 스스로 읽는 힘이 막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다. 이때 책이 공부보다 놀이에 가까운 경험으로 남으면 독서와 표현 활동은 더 자연스럽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프로그램이 그림책 읽기와 물감놀이를 한자리에서 묶은 것도 이런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다. 주엽어린이도서관이 자리한 고양시는 이미 어린이·가족 단위 문화 프로그램이 활발한 도시다. 봄철이면 일산호수공원 일대에서 꽃과 야외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도서관센터는 각 권역별로 독서문화 강좌를 꾸준히 열고 있다. 실제 같은 프로그램 목록에는 주엽어린이도서관 외에도 다른 도서관들의 독서모임, 전시, 작가와의 만남이 함께 올라와 있다. 이는 도서관이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생활권 문화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 한 명의 오후를 바꾸는 프로그램이 결국 도시의 문화 온도를 높이는 셈이다. 이번 워크숍은 규모로 보면 크지 않다. 정원 25명, 한 번의 오후 수업이다. 하지만 어린이 문화 프로그램은 늘 이런 작은 자리에서 힘을 발휘한다. 무대가 크지 않아도 아이는 작가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고, 질문을 건네고, 색을 섞고,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완성해 본다. 그 경험은 책 한 권을 읽는 일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오래 남는다. 어떤 아이에게는 일본어 그림책을 처음 듣는 날이 될 수 있고, 어떤 아이에게는 도서관에서 손과 발로 그림을 그려본 첫날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첫 경험이 쌓일수록 도서관은 규칙의 공간이 아니라 상상력의 장소가 된다. 그림책은 종종 가장 어린 독자의 책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가장 넓은 감각의 예술에 가깝다. 문장을 몰라도 장면을 읽을 수 있고, 언어를 몰라도 색으로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주엽어린이도서관의 이번 프로그램은 그 단순한 사실을 아이들 몸으로 확인하게 해주는 자리다. 책은 눈으로 읽고, 색은 손으로 만지고, 상상은 발끝까지 번진다. 봄날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 작은 만남이 오래 기억될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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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밖으로 나온 음악…경남 뮤지션, 더 큰 무대로 향한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상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도내 뮤지션의 성장 기반을 넓히고 지역 공연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2026 경남음악창작소 지역 연계공연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진흥원과 경남음악창작소 뮤지시스 공고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도내외 주요 행사와 공연, 유관기관, 다양한 현장과 뮤지션을 연결해 실제 무대 기회를 만들고 시장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2024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단순 지원금 사업이 아니라, 지역 음악인이 관객을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실전형 프로젝트에 가깝다. 지난해 흐름을 보면 방향은 꽤 분명하다. 경남도 설명에 따르면 지역 연계공연은 도내 장터와 전통시장을 무대로 14개 시·군에서 펼쳐졌고, NC 다이노스와의 협업을 통해 경기 전 애국가 제창과 공연 기회도 마련됐다. 타 지역 음악창작소와의 교류 공연도 이어지면서 경남 뮤지션은 자기 지역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무대, 다른 관객, 다른 장르와 맞부딪힐 기회를 얻었다. 지역 음악 지원이 녹음실과 교육실 안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 현장으로 뻗어나갔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남겼다. 올해는 그 외연을 더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공고문에는 NC다이노스 홈경기 연계 공연, 도내 도서지역 공연, 경남국제외국인학교 공연, 타 지역 음악창작소와의 교류 공연, 국내 뮤직페스티벌 공연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무대의 성격이 훨씬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야구장처럼 대중성이 높은 공간, 섬처럼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 학교와 페스티벌처럼 새로운 청중을 만날 수 있는 현장을 하나로 묶었다. 이는 음악을 특정 팬층만 소비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일상과 지역 생활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경남음악창작소 뮤지시스가 갖춘 기반도 이런 움직임에 힘을 보탠다. 뮤지시스는 김해문화의전당 M층에 자리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운영 시설로, 레코딩과 믹싱, 합주, 교육이 가능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메인홀, 보컬룸, 피아노룸, 드럼룸, 교육실 등 전문 창작 환경이 소개돼 있다. 결국 지역 뮤지션에게 필요한 것은 연습실과 녹음실, 교육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그 결과물을 관객 앞에서 시험할 무대인데, 이번 지역 연계공연은 바로 그 마지막 단계를 메워주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사업과 함께 진흥원은 프로그램 운영을 맡을 대행사도 모집하고 있다. 과업은 공연별 세부 연계 방안 수립, 참여 뮤지션 섭외와 데이터베이스 관리, 음향 장비와 공연 환경 조성, 프로그램 운영, 온·오프라인 홍보와 영상 제작 등이다. 입찰은 제한경쟁 방식으로 진행되며, 공고일 기준 본점 소재지가 경상남도인 사업자 가운데 소기업·소상공인 확인서를 가진 업체가 참여할 수 있다. 접수 기간은 3월 13일부터 17일까지다. 이 기준은 지역 기업의 참여 기회를 넓혀 공연 생태계 전반을 도내 안에서 순환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지역 공연의 힘은 결국 관객과의 거리에서 나온다. 이름난 대도시 페스티벌 한 번보다, 시장과 야구장, 학교와 섬마을에서 여러 차례 관객을 만나는 경험이 뮤지션을 더 단단하게 만들 때가 많다. 경남이 이번 사업을 통해 노리는 것도 그런 변화일 것이다. 한정된 공연장 몇 곳이 아니라 도민이 모이는 생활 현장을 무대로 바꾸는 일, 그리고 그 무대 위에 경남 음악인을 자연스럽게 올려놓는 일이다. 지역 문화정책이 성과를 내는 순간은 늘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관객이 “오늘 무대 좋았다”고 말하는 바로 그 현장에서 시작된다. 지역 음악은 종종 기회가 없어서 작아 보인다. 하지만 무대가 늘어나면 이야기도 커진다. 올해 경남 뮤지션들이 야구장과 섬, 학교와 축제 현장을 오가며 어떤 얼굴로 관객 앞에 설지, 이번 지역 연계공연 사업은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꽤 현실적인 무대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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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 옆, 마음을 그린 전시가 열렸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주는 늘 큰 유적과 오래된 시간으로 먼저 불린다. 그런데 이번 봄,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드는 곳은 황리단길 골목 가까운 행정복지센터 2층의 작은 갤러리다. 황남동 행복갤러리에서 시작된 문해숙 작가의 전시는, 화려한 관광지 사이에 숨어 있던 경주의 또 다른 얼굴을 조용히 꺼내 보인다. 경북 경주시 황남동행정복지센터가 지난 3월 3일부터 황남동 행복갤러리에서 마을작가 문해숙 씨의 전시 ‘DRAWING MY HEART, 내 마음을 그리다’를 선보이고 있다. 경주시 공식 게시물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시간과 경험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해 온 ‘내 안의 나’를 다채로운 색감과 소재로 풀어낸 자리다. 주민센터 2층에 마련된 행복갤러리는 지역의 숨은 작가와 방문객을 위해 열어 둔 생활밀착형 전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전시가 반가운 이유는 규모보다 거리감에 있다. 미술관이나 대형 전시장이 아니라, 일상 행정 공간 한편에서 예술을 만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민원 보러 들른 주민도, 황리단길과 대릉원 일대를 걷다가 발길을 돌린 여행자도 어렵지 않게 작품 앞에 설 수 있다. 경주는 대릉원, 동궁과 월지, 황리단길처럼 이미 잘 알려진 시내권 관광지가 밀집한 도시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작은 전시 공간은 ‘무엇을 더 볼까’가 아니라 ‘어떻게 머물까’를 고민하는 여행자에게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경주시는 황리단길이 ‘2025 한국 관광의 별’ 올해의 관광지에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고, 시내권 핵심 여행 코스에도 대릉원과 동궁과 월지, 황리단길이 대표 동선으로 소개돼 있다. 전시 제목 ‘내 마음을 그리다’는 다소 조용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결은 가볍지 않다. 하나의 고정된 자아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에 따라 달라져 온 내면의 모습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풍경 감상형 여행과는 다른 결의 사색을 불러낸다. 문해숙 작가는 경주시 보도자료를 통해 오랫동안 작업해 온 소중한 작품들을 전시하게 돼 뜻깊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정복지센터라는 장소의 성격을 생각하면 이 전시는 더 특별하다. 공공 공간이 단순 행정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민의 창작을 드러내는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황남동 행복갤러리는 이미 여러 차례 마을작가 전시를 이어오며 생활 속 예술 공간으로 자리를 넓혀 왔다. 올해 1월에는 전시 작품 공모도 진행됐고, 지난해와 올해에도 연필 초상화전과 지역 작가전이 잇달아 열렸다. 이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마을 단위 문화생태계를 꾸준히 만들어 가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하길남 황남동장은 좋은 작품을 함께해 준 작가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행복갤러리가 지역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을작가 발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작은 전시 하나가 동네의 자부심이 되고, 주민센터 한 층이 마을의 문화 사랑방이 되는 순간이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전시는 경주 시내 산책에 자연스럽게 덧붙이기 좋은 코스다. 대릉원 돌담길을 따라 걷고, 황리단길의 카페와 가게들을 지나, 동궁과 월지 야경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 잠시 들러볼 수 있는 전시다. 동궁과 월지는 경주문화관광이 대표 야경 명소로 소개하는 곳으로, 시내권 도보 동선과도 잘 이어진다. 경주의 매력은 거대한 유산만이 아니라, 그 유산 사이사이에 오늘의 생활과 감성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데 있다. 황남동 행복갤러리는 바로 그 현재형 경주를 보여주는 작은 창처럼 보인다. 경주는 늘 천년의 도시로 불리지만, 사람을 오래 붙드는 것은 꼭 오래된 것만은 아니다. 이번 봄 황남동 행복갤러리에 걸린 문해숙 작가의 작품들은, 유적과 유행 사이에서 경주가 어떻게 오늘의 감성을 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거대한 왕릉이나 화려한 야경을 본 뒤에도 마음 한켠이 허전하다면, 그 마지막 한 칸은 이런 작은 전시가 채워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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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외국인주민과 함께 밥상 차린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낯선 도시에서 가장 빨리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은 말보다 밥상일 때가 있다. 함께 재료를 손질하고, 양념 냄새를 맡고, 한 접시를 나눠 먹는 동안 서툰 한국어도 조금씩 가까워진다. 포천시가 외국인주민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마련한 ‘K-FOOD 데이’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요리를 배우는 시간인 동시에, 지역사회와 자연스럽게 섞이는 생활의 교실이기도 하다. 포천시는 외국인주민의 한국 생활 적응과 문화 교류를 돕기 위해 ‘외국인주민과 함께하는 K-FOOD 데이’ 요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은 포천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3월 5일부터 5월 14일까지 모두 5회에 걸쳐 진행되며, 센터 안내상 매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교육 장소는 센터 4층 조리실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외국인주민이 한국의 식문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일상 속 적응력을 높이도록 짜였다. 첫 수업은 3월 5일 열렸고, 포천시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파키스탄·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주민 10명이 참여했다. 한국어가 서툰 참가자들을 위해 센터 통역상담사들이 함께해 수업 이해를 도왔다. 음식 수업이 단순 체험에 머무르지 않고, 언어와 문화 장벽을 낮추는 생활밀착형 지원으로 확장된 셈이다. 구성도 친숙하다. 어묵을 활용한 꼬마김밥, 소불고기, 잡채, 불닭 덮밥 등 외국인주민이 한국 음식을 비교적 쉽게 접하고 집에서도 다시 만들어볼 수 있는 메뉴들로 채워진다. 매운맛과 달콤한 간장 양념, 볶음과 무침 같은 한국식 조리법을 익히는 과정에서 음식 자체보다 더 큰 배움이 생긴다. 밥상 차림과 반찬 문화, 재료를 다루는 방식, 함께 먹는 분위기까지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K-FOOD는 관광 콘텐츠를 넘어 생활 적응의 언어가 된다. 이런 시도는 포천의 지역 여건과도 맞닿아 있다. 포천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한국어 교육, 사회통합 프로그램, 상담지원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고, 이번 요리 강좌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센터 교육 일정에는 한국어 기초·초급반, 귀화 면접시험 대비 특강 등 다양한 적응 지원 프로그램이 함께 올라와 있다. 정착 초기 외국인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한 가지 서비스가 아니라, 언어·생활·교류가 이어지는 촘촘한 연결망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외국인주민 정책을 복지나 행정 안내에만 두지 않고 생활문화 영역으로 넓히는 흐름도 눈에 띈다. 요리 프로그램은 특히 접근성이 높다. 말이 서툴러도 손으로 따라 할 수 있고, 결과가 눈앞에 남으며, 수업이 끝난 뒤 가족과 다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참가자가 “집에서도 직접 만들어 가족과 함께 먹어보고 싶다”고 밝힌 대목은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센터 안에서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가정의 식탁으로 이어지는 문화 적응의 통로가 되는 것이다. 포천시가 이번 프로그램을 직영 센터를 통해 운영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외국인주민 지원을 민간 위탁에만 맡기지 않고 시 차원의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관리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교육 신청 안내에 따르면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경우 전화나 방문 접수도 가능하도록 열어두었다. 디지털 접근이 쉽지 않은 주민까지 포괄하려는 운영 방식으로 읽힌다. 결국 포천의 K-FOOD 데이는 요리 수업 이상의 장면을 보여준다. 외국인주민을 돕는다는 말이 행정적 표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생활 속 접점으로 번역되는 과정이다. 한국 음식 한 접시는 낯선 도시의 첫 친구가 될 수 있다. 포천은 지금 그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함께 밥상을 차리는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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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이런 등산이? 지하철 내리면 바로 산길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서울 여행에서 가장 놀라운 순간은, 의외로 ‘환승’ 다음에 온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등산로가 시작되고, 배낭 대신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오른다. 봄이 막 깨어나는 3월, 서울관광재단이 소개한 ‘서울 등산관광센터’는 그 시작을 더 쉬워지게 만든다. 등산이 취미인 사람에겐 편의시설이고, 초행자에겐 작은 안내소이자 든든한 출발선이다. 센터는 북한산·북악산·관악산 초입에 자리한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중국어·일본어로 등산 정보를 제공하고, 등산화·등산복·스틱·배낭 같은 기본 장비부터 계절에 따라 아이젠까지 소액으로 빌릴 수 있다. 예전에는 장비가 없으면 등산 자체를 망설였지만, 이제는 “가서 빌리면 된다”는 선택지가 생겼다. 코인락커와 라운지 같은 편의공간도 있어, 출발 전후로 숨을 고르기 좋다. 특히 북한산 센터는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에서 도보로 닿는 거리라 ‘서울형 등산’의 속도를 실감하게 한다. 산을 고르는 기준은 간단하다. 서울의 등산은 “정상 인증”보다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경험”에 가깝다. 그 대표가 북한산이다. 서울 안에 있는 유일한 국립공원이라는 타이틀은 말 그대로 ‘도심 속 자연’의 정수다. 가장 인기 있는 백운대 코스는 탐방지원센터에서 정상까지 1.9㎞로 짧지만, 짧다고 만만하진 않다. 초입부터 오르막이 이어지고 돌계단과 경사 구간이 반복된다. 중간의 대피소에서 숨을 고른 뒤, 마지막 암반지대를 차근차근 넘는 재미가 백운대의 백미다. 정상 바위에 앉으면 발아래로 서울이 펼쳐진다. 빌딩 숲과 산 능선이 같은 화면에 들어오는 장면은, 서울이 ‘산의 도시’라는 사실을 단숨에 납득시킨다. 등산의 마무리는 늘 ‘먹거리’가 맡는다. 북한산을 돌아본 뒤 주변에서 두부전골, 도토리묵, 녹두전 같은 산 아래 한 상을 찾는 사람은 이유가 있다. 땀을 빼고 나면, 뜨끈한 국물과 담백한 전 한 장이 여행의 결론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서울의 등산은 ‘오름—조망—하산—한 끼’로 완성된다. 관광이 아니라 생활 같은 여행, 생활이 아니라 여행 같은 하루다. 서울에서 등산은 멀리 떠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지하철 한 번 타고 만나는 자연이다. 등산관광센터는 그 간단한 사실을 더 많은 사람에게 열어준다. 장비가 없어서, 정보가 없어서, 언어가 낯설어서 망설이던 사람에게 “일단 와보라”고 말하는 곳. 3월의 서울은 꽃만 피는 게 아니다. 산길도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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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으로 내려가면 작품이 된다…‘청년 창작자 지원’이 만드는 예술 여행 지도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원은 바다와 산만으로 기억되기엔 아까운 곳이다. 속초의 파도 소리, 원주의 골목, 춘천의 강바람은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의 문장과 음표가 쉬어가던 배경이었다. 여행자가 강원에 머무는 이유가 풍경이라면, 예술가가 강원에 머무는 이유는 ‘작업할 시간’이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강원문화재단이 추진하는 ‘2026년 K-Art 청년 창작자 지원’은 그 시간을 제도적으로 붙잡아두려는 시도다. 이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지역이 함께하는 시범사업으로, 순수예술 분야의 청년 원천 창작자를 2년 연속 지원한다. 강원 배정 인원은 50명. 접수 시작일 기준 도내 주소지를 둔 39세 이하(1986년 1월 1일 이후 출생)라면 지원 문을 두드릴 수 있다. 분야는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연극·무용·음악·전통), 다원예술·융복합예술 등 기초예술 전반이다. ‘무대에 서는’ 활동만으로 채워진 실연 중심의 경력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지원의 초점은 ‘표현’보다 ‘창작의 원천’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선정되면 연 9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2년간 지급된다. 상·하반기 두 차례로 나뉘어 들어오고, 중간보고와 결과보고로 창작 이행을 점검한다. 돈보다 중요한 건 리듬이다. 매달 생활비에 밀려 끊기던 작업이, 2년 동안은 최소한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강원에서의 여행이 ‘계절을 따라 이동’이라면, 창작은 ‘계절을 통째로 붙잡아 기록’하는 일이다. 이번 사업은 청년 예술인에게 그 기록의 시간을 건네는 셈이다. 심의는 1차 전문가 서면심의 추천(재단)과 2차 최종 선정(한국문화관광연구원)으로 나뉜다. 지역별·분야별 배분도 함께 고려해 특정 장르로 쏠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신청은 3월 4일 15시부터 3월 31일 15시까지 온라인(NCAS)으로 진행되며, 결과는 5월 중 발표된다. 정연길 도 문화체육국장은 “청년 예술인의 창작은 지역 문화예술의 미래”라며 이번 지원이 생태계에 활력을 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원은 여행지이면서, 동시에 ‘작업지’가 될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쓰는 한 문장, 산자락에서 건져 올린 한 장의 스케치, 작은 공연장에서 시작된 한 곡의 선율이 결국 지역의 얼굴을 바꾼다. 관광이 사람을 불러들이는 일이라면, 창작 지원은 사람이 머무를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이번 ‘K-Art 청년 창작자 지원’이 강원을 “잠깐 들르는 곳”에서 “작품이 자라는 곳”으로 바꿔놓을지, 올봄 접수창이 먼저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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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갔다가 운동까지…충북 음성, ‘시니어 체육센터’가 바꾸는 하루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음성장은 장바구니가 가벼워질 틈이 없다. 봄나물 한 단, 국밥 한 그릇을 비우고 나오면 다음 코스는 늘 애매했다. 이제 음성읍 한복판에 ‘걷고 쉬고 몸을 점검하는’ 실내 거점이 생기면서, 장터의 하루가 여행처럼 이어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전통시장을 문화·관광 자원과 엮어 체류형 시장으로 키우려는 사업도 추진되며, ‘걷고 구경하는 읍내’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반기문 평화기념관의 넓은 잔디마당을 걷는 발걸음도, 감곡성당의 붉은 벽돌 앞에서 사진을 남기는 여행도 결국은 ‘걷는 힘’ 위에 놓인다. 문제는 그 힘이 세월 앞에서 급격히 약해진다는 데 있다. 전국적으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선 가운데, 음성군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6%대를 넘는다. 군내 체육시설이 40여 곳 운영되고 있지만, 어르신 몸의 변화까지 세심히 담은 공간은 늘 부족했다. ‘단순한 장수’보다 ‘건강한 장수’가 화두가 되면서, 군은 어르신 맞춤형 생활체육 인프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음성읍 읍내리 470번지 일원(음성체육관 부지)에 ‘시니어친화형 국민체육센터’를 증축하는 사업이 그 핵심이다. 센터는 연면적 1200.87㎡, 지상 3층 규모로 들어선다. 총사업비는 59억원. 체육진흥기금 30억원을 기반으로 도비 35%, 군비 65%를 매칭해 추진한다. 단체 운동실, 건강측정 및 운동처방실, 인지케어실을 한 건물에 묶어 ‘땀’과 ‘검진’과 ‘두뇌’를 한 동선에 올려놓겠다는 구상이다. 발목·무릎 부담을 줄이는 저충격 운동, 낙상 예방을 위한 균형훈련, 만성질환을 고려한 근력 프로그램이 표준이 된다. 현장에서 중요해지는 건 장비보다 ‘처방’이다. 신체 활동이 심폐체력과 균형감각을 끌어올리고, 인지자극 프로그램이 기억 저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진다. 혼자보다 함께 움직일 때 꾸준함이 생긴다는 점도 어르신 체육의 오래된 정답이다. 운동은 건강만이 아니라 관계를 만든다. 센터가 ‘헬스장’이 아니라 ‘동네의 약속 장소’로 불리는 순간, 초고령의 외로움도 조금은 옅어진다. 군은 2023년 공유재산 심의와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거쳐 2024년 9월 생활체육시설 확충 공모에 선정됐다. 군 관리계획 변경, 실시계획 인가, 설계용역을 마무리한 뒤 2025년 12월 착공했고, 2026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공정을 밟고 있다. 강연수 체육진흥과장은 “이웃과 교류하며 건강을 다지는 든든한 소통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자에게도 변화는 분명하다. 음성장에서 봄나물과 장터 간식을 사 들고, 봉학골의 완만한 산책로에서 숨을 고른 뒤, 평화기념관의 전시를 둘러보는 하루는 ‘무리하지 않는 속도’가 매력이다. 앞으로는 그 동선 끝에 ‘측정하고, 운동하고, 다시 나서는’ 실내 거점이 하나 더 생긴다. 초고령의 시간표 위에 체육센터를 찍어 넣는 일은, 결국 한 도시의 여행법을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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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함께살아U’, 지방소멸의 해법이 되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충남 청양의 조용한 읍내에 새로운 청년 공간이 문을 열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 지역에서 청년의 정착을 돕기 위한 공공 주거 프로젝트다. 청양군이 추진한 청년 셰어하우스 ‘함께살아U’가 준공을 마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청양읍 읍내리에 자리한 ‘함께살아U’는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총사업비 55억 원이 투입된 청년 주거시설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연면적 999㎡ 규모로 조성됐다.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하면서 지역 사회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생활과 교류 기능을 함께 갖춘 공간으로 설계됐다. 1층에는 입주민들이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라운지와 관리사무소가 들어섰다. 이곳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청년들의 교류와 협업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주거 공간은 2층과 3층에 마련됐다. 2층은 남성 입주자를 위한 공간, 3층은 여성 입주자를 위한 공간으로 각각 10개 호실이 배치됐다. 개인 방을 중심으로 공유주방과 공용세탁실을 갖춰 사생활을 보장하면서도 공동체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입주 대상은 청양군에 거주하거나 전입 예정인 18세에서 45세 사이의 무주택 1인 가구 청년이다. 월 사용료는 15만 원으로 책정돼 주변 시세보다 크게 낮다. 기본 거주 기간은 1년이며 한 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대 2년 동안 머물 수 있다. 청양군은 입주자 선정 과정에서도 공정성을 강조했다. 단순히 주소 여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소득 수준과 지역 활동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실제 주거 지원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현재 18명의 청년이 입주 계약을 마치고 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청양군은 이미 여러 청년 주거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블루쉽하우스’ 등을 포함하면 청년 셰어하우스는 총 5곳으로 늘었다. 여기에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내일이U센터’까지 완성되면 청년 창업과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인프라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청양은 전국에서도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 정착을 위한 정책은 지역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됐다. 주거 지원과 일자리, 지역 공동체 활동을 함께 연결하는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청양군은 셰어하우스 운영과 함께 다양한 주거 지원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청년 월세 지원 사업을 통해 월 최대 20만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료 지원 등 맞춤형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청양의 변화는 거창한 개발이 아니라 작은 집에서 시작되고 있다. 한 공간에 모여 사는 청년들의 생활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살아U’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단순한 숙소가 아니라 청년들이 함께 살아가는 마을의 또 다른 시작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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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가 시민공원으로…원주 캠프롱, 도심 숲으로 다시 태어나다
[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강원 원주의 오래된 미군기지가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변신하고 있다. 과거 군사시설이었던 공간이 도시의 녹지이자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에너지 정책까지 더해지며 새로운 도시공원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원주시는 현재 조성 중인 ‘캠프롱 시민공원’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기존 액화석유가스(LPG) 대신 액화천연가스(LNG·도시가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정부가 추진하는 ‘2050 탄소중립’ 정책 방향에 맞춘 친환경 공원 조성의 일환이다. 캠프롱 부지는 원주시 태장동 일대 약 34만㎡ 규모로, 과거 주한미군이 사용하던 군사시설이었다. 미군 반환 이후 장기간 활용 방안을 모색해온 이곳은 현재 시민공원과 문화·과학 시설이 결합된 도시공간으로 재탄생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공원 안에는 녹지 공간과 산책로, 체육시설이 들어서고 국립강원전문과학관과 수영장 등 문화·교육시설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에너지 전환은 공원 조성 단계부터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에서 출발했다. LNG는 LPG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연료로 평가된다. 원주시는 지상 가스 저장탱크 대신 지하 매설 방식의 도시가스를 적용해 공원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안전성을 높일 계획이다. 지하 배관 방식은 대형 가스 충전 차량의 잦은 출입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공원 내 과학관과 수영장 등 다중이용시설 주변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공원에서 우려될 수 있는 폭발 위험이나 안전사고 요인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다. 경제적 효과 역시 적지 않다. 원주시 자체 분석에 따르면 LNG는 LPG보다 열량 단가가 약 48% 낮다. 에너지원 전환이 완료되면 공원 운영 비용을 연간 약 4억 원 정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 도시가스 인입 분담금 역시 운영비 절감 효과를 통해 비교적 짧은 기간 내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원주시는 최근 도시가스 공급사인 참빛원주도시가스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어 이달 초 배관 인입 공사에 착수했으며, 3월 중순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공사는 겨울철 공사 중지 기간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추진됐다. 관련 기관 협의를 미리 마무리함으로써 중복 굴착에 따른 예산 낭비를 줄이고, 공원 조성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시공원의 역할은 단순한 녹지 공간을 넘어 점점 확대되고 있다. 휴식과 여가, 문화 활동을 넘어 도시 환경 정책을 실험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캠프롱 시민공원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도시 공원의 사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오랜 세월 군사시설로 남아 있던 땅이 시민의 숲과 공원으로 바뀌고, 그 안에서 도시의 미래 에너지 정책까지 실험된다. 캠프롱 시민공원은 단순한 공원 조성 사업을 넘어 원주의 새로운 도시 풍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녹지와 과학, 그리고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의 과제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곳, 그 변화의 현장이 지리산이 아닌 치악산 아래 원주에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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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에 숨은 비석 하나, 강원의 새 보물이 됐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유명한 절집은 많지만, 어떤 여행지는 작은 비석 하나로 오래 기억된다. 삼척 두타산 자락의 천은사가 그렇다. 산문을 지나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그곳엔 풍경보다 먼저 시간을 붙드는 흔적이 있다. 이번에 강원특별자치도가 천은사 기실비를 새 문화유산자료로 지정한 것은, 바로 그 조용한 흔적에 지역의 역사를 다시 불러 세운 일에 가깝다. 강원특별자치도는 3월 6일 ‘삼척 두타산 천은사 기실비’를 도 문화유산자료로 신규 지정 고시했다. 이 비석은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산312-1 일대, 천은사 입구에 자리한 유적으로 1921년 세워졌다. 당대 대표적 문장가로 꼽히는 박한영이 글을 짓고, 삼척을 중심으로 활동한 명필 심지황이 글씨를 썼다. 자연석 위에 거북 모양을 새긴 귀부형 받침, 비신, 팔작지붕 형태의 가첨석을 갖춘 형식도 주목된다. 이 비석이 더 중요한 이유는 내용에 있다. 천은사의 창건 설화와 연혁, 중창 불사 같은 사실이 체계적으로 담겨 있어 단순한 기념비를 넘어 지역사 자료로서의 무게를 지닌다. 비문의 문장과 서체, 조형 양식까지 함께 살펴보면 일제강점기 지역 불교 문화와 향토 지식인의 흔적을 한 자리에서 읽을 수 있다. 강원도는 이번 지정을 통해 도내 국가유산 보유 건수가 총 745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천은사 자체도 여행지로서 결이 깊다. 한국관광공사와 삼척시 자료를 보면 천은사는 두타산 기슭에 자리한 산사로, 고려 말 학자 이승휴와의 인연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승휴는 이 일대에서 머물며 ‘제왕운기’를 남긴 인물로 전해지며, 천은사 주변에는 그의 유적도 남아 있다. 그러니 이번 문화유산 지정은 비석 하나의 보존에 그치지 않고, 천은사와 두타산 일대가 품은 역사 서사를 다시 또렷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된다. 두타산은 원래도 강원 남부를 대표하는 산행지 가운데 하나다. 높이 1357m의 산세와 계곡, 기암, 숲이 어우러져 사계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봄과 가을 산행은 물론, 천은사처럼 산 아래 자리한 고찰을 들러 천천히 걷는 일정도 잘 어울린다. 이름난 절경만 훑고 지나가는 여행과 달리, 문화유산 하나를 매개로 장소의 시간을 함께 읽는 여행은 훨씬 오래 남는다. 삼척 여행이 바다에만 머물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척은 죽서루와 해변, 동굴, 해안 절경으로 먼저 떠오르는 도시지만, 내륙 쪽으로 한 걸음만 더 들어가면 전혀 다른 표정이 펼쳐진다. 미로면 두타산 자락은 화려하진 않지만 깊다. 계곡과 산사, 오래된 이야기와 비석 하나가 서로 기대어 서 있는 풍경은 요란한 관광지의 속도와는 다르다. 이번 지정으로 천은사 기실비는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유물이 아니라, 삼척을 다시 보게 만드는 하나의 이유가 됐다. 좋은 여행지는 새로운 시설보다 오래된 시간을 품고 있을 때 더 강해진다. 삼척 두타산 천은사 기실비의 이번 지정은 그런 사실을 다시 보여준다. 두타산의 산기운, 천은사의 고요, 그리고 돌 위에 남은 문장의 시간까지. 올봄 삼척 여행은 바다에서 끝나지 않고 산사 입구의 작은 비석 앞에서 더 깊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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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에 숨은 비석 하나, 강원의 새 보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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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이사, 최대 50만원 돌려준다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짐을 싸는 일은 늘 설렌다. 새 동네로 옮겨가는 기대가 먼저 앞서지만, 막상 계산기를 두드리면 이삿짐비와 중개보수비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1인 청년가구에게 이사 한 번은 생활의 출발선이 아니라 비용의 벽처럼 느껴지기 쉽다. 안양시가 올해도 청년가구 이사비 지원사업을 이어가는 이유는 바로 그 첫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서다. 안양시는 2026년 상반기 청년 이사비 지원사업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은 2025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안양시로 전입했거나, 안양시 안에서 이사한 뒤 전입신고를 마친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가구다. 지원금은 이사비와 중개보수비를 합쳐 1인당 최대 50만원까지 실비로 지급되며, 생애 1회만 받을 수 있다. 접수는 3월 3일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잡아바어플라이 통합접수시스템에서 진행된다. 세부 기준도 분명하다. 가구당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여야 하고, 신청자인 청년 본인은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거주하는 집은 거래금액 2억원 이하 전월세 주택이어야 한다. 시는 이사비는 20만원 한도, 중개보수비는 30만원 한도로 나눠 지원하고 있다. 부모 등 직계존속의 집으로 이사하는 경우나 공공임대주택 거주 예정자 등은 제외된다. 이 사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금액 자체보다도 시점에 있다. 청년층에게 이사는 단순한 주소 변경이 아니라 취업, 독립, 결혼, 진학 같은 삶의 전환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보증금 마련도 버거운 상황에서 중개보수와 이삿짐 비용까지 겹치면 정착의 첫걸음이 흔들리기 쉽다. 안양시는 지난해에도 같은 사업을 운영했고, 올해 다시 상반기 공고를 내면서 청년층 주거 이동 비용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시 공식 청년정책 안내에서도 이 사업은 안양 청년 주거지원 축의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은 화려한 개발 계획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버틸 수 있는지, 처음 둥지를 트는 청년이 너무 큰 비용 앞에서 주저앉지 않는지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안양은 범계·평촌 생활권, 안양1번가 상권, 관악산과 삼성산을 잇는 생활환경 덕분에 청년층 유입이 꾸준한 도시로 꼽혀 왔다. 그런 도시일수록 정착 초기 비용을 덜어주는 정책이 실제 체감도를 좌우한다. 이번 지원은 거창한 구호보다 생활의 부담을 바로 건드리는 행정에 가깝다. 신청을 고민하는 청년이라면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산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어 준비된 서류를 미리 챙겨두는 편이 낫다. 안양청년광장과 시 공고문에는 신청 자격과 제외 대상, 제출 서류, 문의처가 자세히 안내돼 있다. 새로운 방으로 들어가는 순간의 설렘 뒤에는 늘 현실적인 비용이 따라붙는다. 안양시의 이번 사업은 그 무게를 조금 덜어주는, 꽤 실용적인 응원에 가깝다. 청년에게 도시를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 살아볼 만한 곳을 고르는 일이다. 안양시의 이사비 지원은 그 선택의 부담을 조금 덜어주는 정책이다. 낯선 동네에 처음 짐을 푸는 날,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이런 현실적인 도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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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이사, 최대 50만원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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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 생긴 이상한 우편함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마음이 힘들 때도 사람들은 쉽게 말하지 못한다. 가까운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때로는 자기 자신에게조차 꺼내놓기 어려운 말이 있다. 충남 청양에서는 그런 말들을 받아주는 조금 특별한 우편함이 생겼다. 편지를 넣고 나면, 몇 주 뒤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정성껏 쓴 손편지가 다시 돌아온다. 빠른 메시지에 지친 시대라서인지, 이 느린 위로는 더 깊게 마음에 닿는다. 청양군이 대학생과 군민의 마음 건강을 돌보기 위해 충남도립대학교 학생회관에 ‘온기우편함’을 설치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 우편함은 고민과 사연을 익명으로 적어 넣으면 자원봉사자인 ‘온기우체부’가 손편지로 답장을 보내주는 방식의 정서 지원 프로그램이다. 학업과 진로, 인간관계, 가족 문제처럼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마음을 종이에 적어 넣고 주소를 남기면, 약 4주 뒤 위로와 공감이 담긴 답장을 우편으로 받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우편함 하나지만,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디지털 소통이 익숙한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더 빨리 연결되면서도 더 깊이 고립되곤 한다. 휴대전화 안에는 대화가 넘치지만, 정작 자기 속마음을 꺼낼 곳은 점점 줄어든다. 그런 점에서 온기우편함은 상담실보다 덜 부담스럽고, 메신저보다 더 진심 어린 방식으로 사람 곁에 다가가는 장치다.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고 마음을 적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기계적인 답장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쓴 손편지가 온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힘이다. 설치 장소가 충남도립대 학생회관이라는 점도 상징적이다. 학생들이 가장 자주 드나드는 공간에 우편함을 두어 마음 돌봄의 문턱을 낮췄다. 청년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조용히 손을 내미는 방식일 수 있다. 청양군이 이번 사업을 통해 보여준 것은 단순한 복지 행정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안을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태도다. 청양은 칠갑산과 천장호 같은 풍경으로 떠올리는 고장이지만, 지역의 품격은 결국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눈에 띄는 건축물이나 대형 시설보다 이런 작은 정서적 장치가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는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한 고민을 접어 넣고, 몇 주 뒤 낯선 사람의 따뜻한 문장을 받아보는 경험. 청양의 온기우편함은 행정이 어디까지 사람의 일상 가까이 들어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조용한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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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 생긴 이상한 우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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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놀이터가 되는 날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책장은 조용한데, 아이들의 상상력은 늘 시끄럽다. 책 속 그림 하나가 말을 걸고, 색 하나가 손끝에 번지는 순간 도서관은 더 이상 ‘읽는 곳’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양 주엽어린이도서관이 준비한 이번 하루는, 아이들이 그림책을 듣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기 몸으로 이야기의 색을 만들어 보는 시간에 가깝다. 고양특례시 주엽어린이도서관이 3월 22일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석철원 작가의 그림책 이야기와 물감놀이 워크숍’을 연다. 장소는 주엽어린이도서관 2.5층 어울림터이며, 대상은 초등학교 1~2학년 어린이 25명이다. 참여 신청은 3월 9일 오전 10시부터 3월 20일 오후 6시까지 고양시도서관센터 누리집에서 선착순으로 받는다. 이번 프로그램은 두 갈래로 짜였다. 먼저 1부에서는 석철원 작가의 ‘다 모여 그림책 시리즈’를 중심으로 그림책 이야기를 듣고, 일본어 그림책 읽어주기 시간도 함께 진행된다. 언어를 다 알아듣지 못해도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 그림책의 힘이다. 어린이들은 이야기의 뜻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대신, 그림의 흐름과 장면의 리듬, 색의 감정을 먼저 만나게 된다. 이어지는 2부는 손과 발, 붓을 활용한 물감놀이 워크숍이다. 종이 위에 정답을 그리는 시간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며 색과 감각으로 마음을 풀어내는 시간에 더 가깝다. 이 프로그램이 더 반가운 이유는 작가의 이력이 또렷하기 때문이다. 석철원 작가는 대학에서 예술학을 공부하고 일본에서 미술교육을 익힌 뒤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도쿄 핀포인트 갤러리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을 계기로 그림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지금은 도쿄를 중심으로 한국·일본·중국 출판사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버스야 다 모여!’, ‘전철아 다 모여!’, ‘바퀴야 다 모여!’, ‘고양이야 다 모여!’, ‘강아지야 다 모여!’, ‘공룡아 다 모여!’, ‘나비야 다 모여!’ 등이 있다. 익숙한 탈것과 동물, 사물의 움직임을 단순하고 경쾌한 리듬으로 풀어내는 그의 그림책은 영유아와 초등 저학년 독자에게 특히 친근하게 다가간다. 도서관이 이런 프로그램을 여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린이에게 도서관은 더 이상 조용히 책만 빌리는 장소여서는 오래 기억되기 어렵다. 작가를 직접 만나고, 그림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듣고, 손에 물감을 묻혀 자기만의 장면을 만들어 보는 경험이 있을 때 도서관은 비로소 ‘재미있는 곳’으로 남는다. 특히 초등 1~2학년은 글을 스스로 읽는 힘이 막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다. 이때 책이 공부보다 놀이에 가까운 경험으로 남으면 독서와 표현 활동은 더 자연스럽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프로그램이 그림책 읽기와 물감놀이를 한자리에서 묶은 것도 이런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다. 주엽어린이도서관이 자리한 고양시는 이미 어린이·가족 단위 문화 프로그램이 활발한 도시다. 봄철이면 일산호수공원 일대에서 꽃과 야외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도서관센터는 각 권역별로 독서문화 강좌를 꾸준히 열고 있다. 실제 같은 프로그램 목록에는 주엽어린이도서관 외에도 다른 도서관들의 독서모임, 전시, 작가와의 만남이 함께 올라와 있다. 이는 도서관이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생활권 문화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 한 명의 오후를 바꾸는 프로그램이 결국 도시의 문화 온도를 높이는 셈이다. 이번 워크숍은 규모로 보면 크지 않다. 정원 25명, 한 번의 오후 수업이다. 하지만 어린이 문화 프로그램은 늘 이런 작은 자리에서 힘을 발휘한다. 무대가 크지 않아도 아이는 작가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고, 질문을 건네고, 색을 섞고,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완성해 본다. 그 경험은 책 한 권을 읽는 일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오래 남는다. 어떤 아이에게는 일본어 그림책을 처음 듣는 날이 될 수 있고, 어떤 아이에게는 도서관에서 손과 발로 그림을 그려본 첫날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첫 경험이 쌓일수록 도서관은 규칙의 공간이 아니라 상상력의 장소가 된다. 그림책은 종종 가장 어린 독자의 책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가장 넓은 감각의 예술에 가깝다. 문장을 몰라도 장면을 읽을 수 있고, 언어를 몰라도 색으로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주엽어린이도서관의 이번 프로그램은 그 단순한 사실을 아이들 몸으로 확인하게 해주는 자리다. 책은 눈으로 읽고, 색은 손으로 만지고, 상상은 발끝까지 번진다. 봄날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 작은 만남이 오래 기억될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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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놀이터가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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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밖으로 나온 음악…경남 뮤지션, 더 큰 무대로 향한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상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도내 뮤지션의 성장 기반을 넓히고 지역 공연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2026 경남음악창작소 지역 연계공연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진흥원과 경남음악창작소 뮤지시스 공고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도내외 주요 행사와 공연, 유관기관, 다양한 현장과 뮤지션을 연결해 실제 무대 기회를 만들고 시장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2024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단순 지원금 사업이 아니라, 지역 음악인이 관객을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실전형 프로젝트에 가깝다. 지난해 흐름을 보면 방향은 꽤 분명하다. 경남도 설명에 따르면 지역 연계공연은 도내 장터와 전통시장을 무대로 14개 시·군에서 펼쳐졌고, NC 다이노스와의 협업을 통해 경기 전 애국가 제창과 공연 기회도 마련됐다. 타 지역 음악창작소와의 교류 공연도 이어지면서 경남 뮤지션은 자기 지역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무대, 다른 관객, 다른 장르와 맞부딪힐 기회를 얻었다. 지역 음악 지원이 녹음실과 교육실 안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 현장으로 뻗어나갔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남겼다. 올해는 그 외연을 더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공고문에는 NC다이노스 홈경기 연계 공연, 도내 도서지역 공연, 경남국제외국인학교 공연, 타 지역 음악창작소와의 교류 공연, 국내 뮤직페스티벌 공연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무대의 성격이 훨씬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야구장처럼 대중성이 높은 공간, 섬처럼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 학교와 페스티벌처럼 새로운 청중을 만날 수 있는 현장을 하나로 묶었다. 이는 음악을 특정 팬층만 소비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일상과 지역 생활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경남음악창작소 뮤지시스가 갖춘 기반도 이런 움직임에 힘을 보탠다. 뮤지시스는 김해문화의전당 M층에 자리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운영 시설로, 레코딩과 믹싱, 합주, 교육이 가능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메인홀, 보컬룸, 피아노룸, 드럼룸, 교육실 등 전문 창작 환경이 소개돼 있다. 결국 지역 뮤지션에게 필요한 것은 연습실과 녹음실, 교육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그 결과물을 관객 앞에서 시험할 무대인데, 이번 지역 연계공연은 바로 그 마지막 단계를 메워주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사업과 함께 진흥원은 프로그램 운영을 맡을 대행사도 모집하고 있다. 과업은 공연별 세부 연계 방안 수립, 참여 뮤지션 섭외와 데이터베이스 관리, 음향 장비와 공연 환경 조성, 프로그램 운영, 온·오프라인 홍보와 영상 제작 등이다. 입찰은 제한경쟁 방식으로 진행되며, 공고일 기준 본점 소재지가 경상남도인 사업자 가운데 소기업·소상공인 확인서를 가진 업체가 참여할 수 있다. 접수 기간은 3월 13일부터 17일까지다. 이 기준은 지역 기업의 참여 기회를 넓혀 공연 생태계 전반을 도내 안에서 순환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지역 공연의 힘은 결국 관객과의 거리에서 나온다. 이름난 대도시 페스티벌 한 번보다, 시장과 야구장, 학교와 섬마을에서 여러 차례 관객을 만나는 경험이 뮤지션을 더 단단하게 만들 때가 많다. 경남이 이번 사업을 통해 노리는 것도 그런 변화일 것이다. 한정된 공연장 몇 곳이 아니라 도민이 모이는 생활 현장을 무대로 바꾸는 일, 그리고 그 무대 위에 경남 음악인을 자연스럽게 올려놓는 일이다. 지역 문화정책이 성과를 내는 순간은 늘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관객이 “오늘 무대 좋았다”고 말하는 바로 그 현장에서 시작된다. 지역 음악은 종종 기회가 없어서 작아 보인다. 하지만 무대가 늘어나면 이야기도 커진다. 올해 경남 뮤지션들이 야구장과 섬, 학교와 축제 현장을 오가며 어떤 얼굴로 관객 앞에 설지, 이번 지역 연계공연 사업은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꽤 현실적인 무대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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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밖으로 나온 음악…경남 뮤지션, 더 큰 무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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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 옆, 마음을 그린 전시가 열렸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주는 늘 큰 유적과 오래된 시간으로 먼저 불린다. 그런데 이번 봄,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드는 곳은 황리단길 골목 가까운 행정복지센터 2층의 작은 갤러리다. 황남동 행복갤러리에서 시작된 문해숙 작가의 전시는, 화려한 관광지 사이에 숨어 있던 경주의 또 다른 얼굴을 조용히 꺼내 보인다. 경북 경주시 황남동행정복지센터가 지난 3월 3일부터 황남동 행복갤러리에서 마을작가 문해숙 씨의 전시 ‘DRAWING MY HEART, 내 마음을 그리다’를 선보이고 있다. 경주시 공식 게시물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시간과 경험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해 온 ‘내 안의 나’를 다채로운 색감과 소재로 풀어낸 자리다. 주민센터 2층에 마련된 행복갤러리는 지역의 숨은 작가와 방문객을 위해 열어 둔 생활밀착형 전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전시가 반가운 이유는 규모보다 거리감에 있다. 미술관이나 대형 전시장이 아니라, 일상 행정 공간 한편에서 예술을 만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민원 보러 들른 주민도, 황리단길과 대릉원 일대를 걷다가 발길을 돌린 여행자도 어렵지 않게 작품 앞에 설 수 있다. 경주는 대릉원, 동궁과 월지, 황리단길처럼 이미 잘 알려진 시내권 관광지가 밀집한 도시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작은 전시 공간은 ‘무엇을 더 볼까’가 아니라 ‘어떻게 머물까’를 고민하는 여행자에게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경주시는 황리단길이 ‘2025 한국 관광의 별’ 올해의 관광지에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고, 시내권 핵심 여행 코스에도 대릉원과 동궁과 월지, 황리단길이 대표 동선으로 소개돼 있다. 전시 제목 ‘내 마음을 그리다’는 다소 조용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결은 가볍지 않다. 하나의 고정된 자아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에 따라 달라져 온 내면의 모습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풍경 감상형 여행과는 다른 결의 사색을 불러낸다. 문해숙 작가는 경주시 보도자료를 통해 오랫동안 작업해 온 소중한 작품들을 전시하게 돼 뜻깊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정복지센터라는 장소의 성격을 생각하면 이 전시는 더 특별하다. 공공 공간이 단순 행정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민의 창작을 드러내는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황남동 행복갤러리는 이미 여러 차례 마을작가 전시를 이어오며 생활 속 예술 공간으로 자리를 넓혀 왔다. 올해 1월에는 전시 작품 공모도 진행됐고, 지난해와 올해에도 연필 초상화전과 지역 작가전이 잇달아 열렸다. 이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마을 단위 문화생태계를 꾸준히 만들어 가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하길남 황남동장은 좋은 작품을 함께해 준 작가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행복갤러리가 지역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을작가 발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작은 전시 하나가 동네의 자부심이 되고, 주민센터 한 층이 마을의 문화 사랑방이 되는 순간이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전시는 경주 시내 산책에 자연스럽게 덧붙이기 좋은 코스다. 대릉원 돌담길을 따라 걷고, 황리단길의 카페와 가게들을 지나, 동궁과 월지 야경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 잠시 들러볼 수 있는 전시다. 동궁과 월지는 경주문화관광이 대표 야경 명소로 소개하는 곳으로, 시내권 도보 동선과도 잘 이어진다. 경주의 매력은 거대한 유산만이 아니라, 그 유산 사이사이에 오늘의 생활과 감성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데 있다. 황남동 행복갤러리는 바로 그 현재형 경주를 보여주는 작은 창처럼 보인다. 경주는 늘 천년의 도시로 불리지만, 사람을 오래 붙드는 것은 꼭 오래된 것만은 아니다. 이번 봄 황남동 행복갤러리에 걸린 문해숙 작가의 작품들은, 유적과 유행 사이에서 경주가 어떻게 오늘의 감성을 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거대한 왕릉이나 화려한 야경을 본 뒤에도 마음 한켠이 허전하다면, 그 마지막 한 칸은 이런 작은 전시가 채워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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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 옆, 마음을 그린 전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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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외국인주민과 함께 밥상 차린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낯선 도시에서 가장 빨리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은 말보다 밥상일 때가 있다. 함께 재료를 손질하고, 양념 냄새를 맡고, 한 접시를 나눠 먹는 동안 서툰 한국어도 조금씩 가까워진다. 포천시가 외국인주민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마련한 ‘K-FOOD 데이’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요리를 배우는 시간인 동시에, 지역사회와 자연스럽게 섞이는 생활의 교실이기도 하다. 포천시는 외국인주민의 한국 생활 적응과 문화 교류를 돕기 위해 ‘외국인주민과 함께하는 K-FOOD 데이’ 요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은 포천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3월 5일부터 5월 14일까지 모두 5회에 걸쳐 진행되며, 센터 안내상 매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교육 장소는 센터 4층 조리실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외국인주민이 한국의 식문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일상 속 적응력을 높이도록 짜였다. 첫 수업은 3월 5일 열렸고, 포천시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파키스탄·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주민 10명이 참여했다. 한국어가 서툰 참가자들을 위해 센터 통역상담사들이 함께해 수업 이해를 도왔다. 음식 수업이 단순 체험에 머무르지 않고, 언어와 문화 장벽을 낮추는 생활밀착형 지원으로 확장된 셈이다. 구성도 친숙하다. 어묵을 활용한 꼬마김밥, 소불고기, 잡채, 불닭 덮밥 등 외국인주민이 한국 음식을 비교적 쉽게 접하고 집에서도 다시 만들어볼 수 있는 메뉴들로 채워진다. 매운맛과 달콤한 간장 양념, 볶음과 무침 같은 한국식 조리법을 익히는 과정에서 음식 자체보다 더 큰 배움이 생긴다. 밥상 차림과 반찬 문화, 재료를 다루는 방식, 함께 먹는 분위기까지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K-FOOD는 관광 콘텐츠를 넘어 생활 적응의 언어가 된다. 이런 시도는 포천의 지역 여건과도 맞닿아 있다. 포천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한국어 교육, 사회통합 프로그램, 상담지원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고, 이번 요리 강좌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센터 교육 일정에는 한국어 기초·초급반, 귀화 면접시험 대비 특강 등 다양한 적응 지원 프로그램이 함께 올라와 있다. 정착 초기 외국인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한 가지 서비스가 아니라, 언어·생활·교류가 이어지는 촘촘한 연결망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외국인주민 정책을 복지나 행정 안내에만 두지 않고 생활문화 영역으로 넓히는 흐름도 눈에 띈다. 요리 프로그램은 특히 접근성이 높다. 말이 서툴러도 손으로 따라 할 수 있고, 결과가 눈앞에 남으며, 수업이 끝난 뒤 가족과 다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참가자가 “집에서도 직접 만들어 가족과 함께 먹어보고 싶다”고 밝힌 대목은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센터 안에서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가정의 식탁으로 이어지는 문화 적응의 통로가 되는 것이다. 포천시가 이번 프로그램을 직영 센터를 통해 운영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외국인주민 지원을 민간 위탁에만 맡기지 않고 시 차원의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관리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교육 신청 안내에 따르면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경우 전화나 방문 접수도 가능하도록 열어두었다. 디지털 접근이 쉽지 않은 주민까지 포괄하려는 운영 방식으로 읽힌다. 결국 포천의 K-FOOD 데이는 요리 수업 이상의 장면을 보여준다. 외국인주민을 돕는다는 말이 행정적 표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생활 속 접점으로 번역되는 과정이다. 한국 음식 한 접시는 낯선 도시의 첫 친구가 될 수 있다. 포천은 지금 그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함께 밥상을 차리는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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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외국인주민과 함께 밥상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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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이런 등산이? 지하철 내리면 바로 산길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서울 여행에서 가장 놀라운 순간은, 의외로 ‘환승’ 다음에 온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등산로가 시작되고, 배낭 대신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오른다. 봄이 막 깨어나는 3월, 서울관광재단이 소개한 ‘서울 등산관광센터’는 그 시작을 더 쉬워지게 만든다. 등산이 취미인 사람에겐 편의시설이고, 초행자에겐 작은 안내소이자 든든한 출발선이다. 센터는 북한산·북악산·관악산 초입에 자리한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중국어·일본어로 등산 정보를 제공하고, 등산화·등산복·스틱·배낭 같은 기본 장비부터 계절에 따라 아이젠까지 소액으로 빌릴 수 있다. 예전에는 장비가 없으면 등산 자체를 망설였지만, 이제는 “가서 빌리면 된다”는 선택지가 생겼다. 코인락커와 라운지 같은 편의공간도 있어, 출발 전후로 숨을 고르기 좋다. 특히 북한산 센터는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에서 도보로 닿는 거리라 ‘서울형 등산’의 속도를 실감하게 한다. 산을 고르는 기준은 간단하다. 서울의 등산은 “정상 인증”보다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경험”에 가깝다. 그 대표가 북한산이다. 서울 안에 있는 유일한 국립공원이라는 타이틀은 말 그대로 ‘도심 속 자연’의 정수다. 가장 인기 있는 백운대 코스는 탐방지원센터에서 정상까지 1.9㎞로 짧지만, 짧다고 만만하진 않다. 초입부터 오르막이 이어지고 돌계단과 경사 구간이 반복된다. 중간의 대피소에서 숨을 고른 뒤, 마지막 암반지대를 차근차근 넘는 재미가 백운대의 백미다. 정상 바위에 앉으면 발아래로 서울이 펼쳐진다. 빌딩 숲과 산 능선이 같은 화면에 들어오는 장면은, 서울이 ‘산의 도시’라는 사실을 단숨에 납득시킨다. 등산의 마무리는 늘 ‘먹거리’가 맡는다. 북한산을 돌아본 뒤 주변에서 두부전골, 도토리묵, 녹두전 같은 산 아래 한 상을 찾는 사람은 이유가 있다. 땀을 빼고 나면, 뜨끈한 국물과 담백한 전 한 장이 여행의 결론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서울의 등산은 ‘오름—조망—하산—한 끼’로 완성된다. 관광이 아니라 생활 같은 여행, 생활이 아니라 여행 같은 하루다. 서울에서 등산은 멀리 떠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지하철 한 번 타고 만나는 자연이다. 등산관광센터는 그 간단한 사실을 더 많은 사람에게 열어준다. 장비가 없어서, 정보가 없어서, 언어가 낯설어서 망설이던 사람에게 “일단 와보라”고 말하는 곳. 3월의 서울은 꽃만 피는 게 아니다. 산길도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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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이런 등산이? 지하철 내리면 바로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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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으로 내려가면 작품이 된다…‘청년 창작자 지원’이 만드는 예술 여행 지도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원은 바다와 산만으로 기억되기엔 아까운 곳이다. 속초의 파도 소리, 원주의 골목, 춘천의 강바람은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의 문장과 음표가 쉬어가던 배경이었다. 여행자가 강원에 머무는 이유가 풍경이라면, 예술가가 강원에 머무는 이유는 ‘작업할 시간’이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강원문화재단이 추진하는 ‘2026년 K-Art 청년 창작자 지원’은 그 시간을 제도적으로 붙잡아두려는 시도다. 이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지역이 함께하는 시범사업으로, 순수예술 분야의 청년 원천 창작자를 2년 연속 지원한다. 강원 배정 인원은 50명. 접수 시작일 기준 도내 주소지를 둔 39세 이하(1986년 1월 1일 이후 출생)라면 지원 문을 두드릴 수 있다. 분야는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연극·무용·음악·전통), 다원예술·융복합예술 등 기초예술 전반이다. ‘무대에 서는’ 활동만으로 채워진 실연 중심의 경력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지원의 초점은 ‘표현’보다 ‘창작의 원천’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선정되면 연 9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2년간 지급된다. 상·하반기 두 차례로 나뉘어 들어오고, 중간보고와 결과보고로 창작 이행을 점검한다. 돈보다 중요한 건 리듬이다. 매달 생활비에 밀려 끊기던 작업이, 2년 동안은 최소한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강원에서의 여행이 ‘계절을 따라 이동’이라면, 창작은 ‘계절을 통째로 붙잡아 기록’하는 일이다. 이번 사업은 청년 예술인에게 그 기록의 시간을 건네는 셈이다. 심의는 1차 전문가 서면심의 추천(재단)과 2차 최종 선정(한국문화관광연구원)으로 나뉜다. 지역별·분야별 배분도 함께 고려해 특정 장르로 쏠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신청은 3월 4일 15시부터 3월 31일 15시까지 온라인(NCAS)으로 진행되며, 결과는 5월 중 발표된다. 정연길 도 문화체육국장은 “청년 예술인의 창작은 지역 문화예술의 미래”라며 이번 지원이 생태계에 활력을 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원은 여행지이면서, 동시에 ‘작업지’가 될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쓰는 한 문장, 산자락에서 건져 올린 한 장의 스케치, 작은 공연장에서 시작된 한 곡의 선율이 결국 지역의 얼굴을 바꾼다. 관광이 사람을 불러들이는 일이라면, 창작 지원은 사람이 머무를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이번 ‘K-Art 청년 창작자 지원’이 강원을 “잠깐 들르는 곳”에서 “작품이 자라는 곳”으로 바꿔놓을지, 올봄 접수창이 먼저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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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으로 내려가면 작품이 된다…‘청년 창작자 지원’이 만드는 예술 여행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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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갔다가 운동까지…충북 음성, ‘시니어 체육센터’가 바꾸는 하루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음성장은 장바구니가 가벼워질 틈이 없다. 봄나물 한 단, 국밥 한 그릇을 비우고 나오면 다음 코스는 늘 애매했다. 이제 음성읍 한복판에 ‘걷고 쉬고 몸을 점검하는’ 실내 거점이 생기면서, 장터의 하루가 여행처럼 이어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전통시장을 문화·관광 자원과 엮어 체류형 시장으로 키우려는 사업도 추진되며, ‘걷고 구경하는 읍내’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반기문 평화기념관의 넓은 잔디마당을 걷는 발걸음도, 감곡성당의 붉은 벽돌 앞에서 사진을 남기는 여행도 결국은 ‘걷는 힘’ 위에 놓인다. 문제는 그 힘이 세월 앞에서 급격히 약해진다는 데 있다. 전국적으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선 가운데, 음성군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6%대를 넘는다. 군내 체육시설이 40여 곳 운영되고 있지만, 어르신 몸의 변화까지 세심히 담은 공간은 늘 부족했다. ‘단순한 장수’보다 ‘건강한 장수’가 화두가 되면서, 군은 어르신 맞춤형 생활체육 인프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음성읍 읍내리 470번지 일원(음성체육관 부지)에 ‘시니어친화형 국민체육센터’를 증축하는 사업이 그 핵심이다. 센터는 연면적 1200.87㎡, 지상 3층 규모로 들어선다. 총사업비는 59억원. 체육진흥기금 30억원을 기반으로 도비 35%, 군비 65%를 매칭해 추진한다. 단체 운동실, 건강측정 및 운동처방실, 인지케어실을 한 건물에 묶어 ‘땀’과 ‘검진’과 ‘두뇌’를 한 동선에 올려놓겠다는 구상이다. 발목·무릎 부담을 줄이는 저충격 운동, 낙상 예방을 위한 균형훈련, 만성질환을 고려한 근력 프로그램이 표준이 된다. 현장에서 중요해지는 건 장비보다 ‘처방’이다. 신체 활동이 심폐체력과 균형감각을 끌어올리고, 인지자극 프로그램이 기억 저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진다. 혼자보다 함께 움직일 때 꾸준함이 생긴다는 점도 어르신 체육의 오래된 정답이다. 운동은 건강만이 아니라 관계를 만든다. 센터가 ‘헬스장’이 아니라 ‘동네의 약속 장소’로 불리는 순간, 초고령의 외로움도 조금은 옅어진다. 군은 2023년 공유재산 심의와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거쳐 2024년 9월 생활체육시설 확충 공모에 선정됐다. 군 관리계획 변경, 실시계획 인가, 설계용역을 마무리한 뒤 2025년 12월 착공했고, 2026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공정을 밟고 있다. 강연수 체육진흥과장은 “이웃과 교류하며 건강을 다지는 든든한 소통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자에게도 변화는 분명하다. 음성장에서 봄나물과 장터 간식을 사 들고, 봉학골의 완만한 산책로에서 숨을 고른 뒤, 평화기념관의 전시를 둘러보는 하루는 ‘무리하지 않는 속도’가 매력이다. 앞으로는 그 동선 끝에 ‘측정하고, 운동하고, 다시 나서는’ 실내 거점이 하나 더 생긴다. 초고령의 시간표 위에 체육센터를 찍어 넣는 일은, 결국 한 도시의 여행법을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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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갔다가 운동까지…충북 음성, ‘시니어 체육센터’가 바꾸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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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에 숨은 비석 하나, 강원의 새 보물이 됐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유명한 절집은 많지만, 어떤 여행지는 작은 비석 하나로 오래 기억된다. 삼척 두타산 자락의 천은사가 그렇다. 산문을 지나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그곳엔 풍경보다 먼저 시간을 붙드는 흔적이 있다. 이번에 강원특별자치도가 천은사 기실비를 새 문화유산자료로 지정한 것은, 바로 그 조용한 흔적에 지역의 역사를 다시 불러 세운 일에 가깝다. 강원특별자치도는 3월 6일 ‘삼척 두타산 천은사 기실비’를 도 문화유산자료로 신규 지정 고시했다. 이 비석은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산312-1 일대, 천은사 입구에 자리한 유적으로 1921년 세워졌다. 당대 대표적 문장가로 꼽히는 박한영이 글을 짓고, 삼척을 중심으로 활동한 명필 심지황이 글씨를 썼다. 자연석 위에 거북 모양을 새긴 귀부형 받침, 비신, 팔작지붕 형태의 가첨석을 갖춘 형식도 주목된다. 이 비석이 더 중요한 이유는 내용에 있다. 천은사의 창건 설화와 연혁, 중창 불사 같은 사실이 체계적으로 담겨 있어 단순한 기념비를 넘어 지역사 자료로서의 무게를 지닌다. 비문의 문장과 서체, 조형 양식까지 함께 살펴보면 일제강점기 지역 불교 문화와 향토 지식인의 흔적을 한 자리에서 읽을 수 있다. 강원도는 이번 지정을 통해 도내 국가유산 보유 건수가 총 745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천은사 자체도 여행지로서 결이 깊다. 한국관광공사와 삼척시 자료를 보면 천은사는 두타산 기슭에 자리한 산사로, 고려 말 학자 이승휴와의 인연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승휴는 이 일대에서 머물며 ‘제왕운기’를 남긴 인물로 전해지며, 천은사 주변에는 그의 유적도 남아 있다. 그러니 이번 문화유산 지정은 비석 하나의 보존에 그치지 않고, 천은사와 두타산 일대가 품은 역사 서사를 다시 또렷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된다. 두타산은 원래도 강원 남부를 대표하는 산행지 가운데 하나다. 높이 1357m의 산세와 계곡, 기암, 숲이 어우러져 사계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봄과 가을 산행은 물론, 천은사처럼 산 아래 자리한 고찰을 들러 천천히 걷는 일정도 잘 어울린다. 이름난 절경만 훑고 지나가는 여행과 달리, 문화유산 하나를 매개로 장소의 시간을 함께 읽는 여행은 훨씬 오래 남는다. 삼척 여행이 바다에만 머물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척은 죽서루와 해변, 동굴, 해안 절경으로 먼저 떠오르는 도시지만, 내륙 쪽으로 한 걸음만 더 들어가면 전혀 다른 표정이 펼쳐진다. 미로면 두타산 자락은 화려하진 않지만 깊다. 계곡과 산사, 오래된 이야기와 비석 하나가 서로 기대어 서 있는 풍경은 요란한 관광지의 속도와는 다르다. 이번 지정으로 천은사 기실비는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유물이 아니라, 삼척을 다시 보게 만드는 하나의 이유가 됐다. 좋은 여행지는 새로운 시설보다 오래된 시간을 품고 있을 때 더 강해진다. 삼척 두타산 천은사 기실비의 이번 지정은 그런 사실을 다시 보여준다. 두타산의 산기운, 천은사의 고요, 그리고 돌 위에 남은 문장의 시간까지. 올봄 삼척 여행은 바다에서 끝나지 않고 산사 입구의 작은 비석 앞에서 더 깊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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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에 숨은 비석 하나, 강원의 새 보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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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이사, 최대 50만원 돌려준다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짐을 싸는 일은 늘 설렌다. 새 동네로 옮겨가는 기대가 먼저 앞서지만, 막상 계산기를 두드리면 이삿짐비와 중개보수비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1인 청년가구에게 이사 한 번은 생활의 출발선이 아니라 비용의 벽처럼 느껴지기 쉽다. 안양시가 올해도 청년가구 이사비 지원사업을 이어가는 이유는 바로 그 첫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서다. 안양시는 2026년 상반기 청년 이사비 지원사업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은 2025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안양시로 전입했거나, 안양시 안에서 이사한 뒤 전입신고를 마친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가구다. 지원금은 이사비와 중개보수비를 합쳐 1인당 최대 50만원까지 실비로 지급되며, 생애 1회만 받을 수 있다. 접수는 3월 3일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잡아바어플라이 통합접수시스템에서 진행된다. 세부 기준도 분명하다. 가구당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여야 하고, 신청자인 청년 본인은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거주하는 집은 거래금액 2억원 이하 전월세 주택이어야 한다. 시는 이사비는 20만원 한도, 중개보수비는 30만원 한도로 나눠 지원하고 있다. 부모 등 직계존속의 집으로 이사하는 경우나 공공임대주택 거주 예정자 등은 제외된다. 이 사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금액 자체보다도 시점에 있다. 청년층에게 이사는 단순한 주소 변경이 아니라 취업, 독립, 결혼, 진학 같은 삶의 전환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보증금 마련도 버거운 상황에서 중개보수와 이삿짐 비용까지 겹치면 정착의 첫걸음이 흔들리기 쉽다. 안양시는 지난해에도 같은 사업을 운영했고, 올해 다시 상반기 공고를 내면서 청년층 주거 이동 비용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시 공식 청년정책 안내에서도 이 사업은 안양 청년 주거지원 축의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은 화려한 개발 계획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버틸 수 있는지, 처음 둥지를 트는 청년이 너무 큰 비용 앞에서 주저앉지 않는지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안양은 범계·평촌 생활권, 안양1번가 상권, 관악산과 삼성산을 잇는 생활환경 덕분에 청년층 유입이 꾸준한 도시로 꼽혀 왔다. 그런 도시일수록 정착 초기 비용을 덜어주는 정책이 실제 체감도를 좌우한다. 이번 지원은 거창한 구호보다 생활의 부담을 바로 건드리는 행정에 가깝다. 신청을 고민하는 청년이라면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산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어 준비된 서류를 미리 챙겨두는 편이 낫다. 안양청년광장과 시 공고문에는 신청 자격과 제외 대상, 제출 서류, 문의처가 자세히 안내돼 있다. 새로운 방으로 들어가는 순간의 설렘 뒤에는 늘 현실적인 비용이 따라붙는다. 안양시의 이번 사업은 그 무게를 조금 덜어주는, 꽤 실용적인 응원에 가깝다. 청년에게 도시를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 살아볼 만한 곳을 고르는 일이다. 안양시의 이사비 지원은 그 선택의 부담을 조금 덜어주는 정책이다. 낯선 동네에 처음 짐을 푸는 날,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이런 현실적인 도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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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이사, 최대 50만원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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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 생긴 이상한 우편함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마음이 힘들 때도 사람들은 쉽게 말하지 못한다. 가까운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때로는 자기 자신에게조차 꺼내놓기 어려운 말이 있다. 충남 청양에서는 그런 말들을 받아주는 조금 특별한 우편함이 생겼다. 편지를 넣고 나면, 몇 주 뒤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정성껏 쓴 손편지가 다시 돌아온다. 빠른 메시지에 지친 시대라서인지, 이 느린 위로는 더 깊게 마음에 닿는다. 청양군이 대학생과 군민의 마음 건강을 돌보기 위해 충남도립대학교 학생회관에 ‘온기우편함’을 설치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 우편함은 고민과 사연을 익명으로 적어 넣으면 자원봉사자인 ‘온기우체부’가 손편지로 답장을 보내주는 방식의 정서 지원 프로그램이다. 학업과 진로, 인간관계, 가족 문제처럼 쉽게 털어놓기 어려운 마음을 종이에 적어 넣고 주소를 남기면, 약 4주 뒤 위로와 공감이 담긴 답장을 우편으로 받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우편함 하나지만,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디지털 소통이 익숙한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더 빨리 연결되면서도 더 깊이 고립되곤 한다. 휴대전화 안에는 대화가 넘치지만, 정작 자기 속마음을 꺼낼 곳은 점점 줄어든다. 그런 점에서 온기우편함은 상담실보다 덜 부담스럽고, 메신저보다 더 진심 어린 방식으로 사람 곁에 다가가는 장치다.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고 마음을 적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기계적인 답장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쓴 손편지가 온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힘이다. 설치 장소가 충남도립대 학생회관이라는 점도 상징적이다. 학생들이 가장 자주 드나드는 공간에 우편함을 두어 마음 돌봄의 문턱을 낮췄다. 청년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조용히 손을 내미는 방식일 수 있다. 청양군이 이번 사업을 통해 보여준 것은 단순한 복지 행정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안을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태도다. 청양은 칠갑산과 천장호 같은 풍경으로 떠올리는 고장이지만, 지역의 품격은 결국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눈에 띄는 건축물이나 대형 시설보다 이런 작은 정서적 장치가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는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한 고민을 접어 넣고, 몇 주 뒤 낯선 사람의 따뜻한 문장을 받아보는 경험. 청양의 온기우편함은 행정이 어디까지 사람의 일상 가까이 들어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조용한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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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 생긴 이상한 우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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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놀이터가 되는 날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책장은 조용한데, 아이들의 상상력은 늘 시끄럽다. 책 속 그림 하나가 말을 걸고, 색 하나가 손끝에 번지는 순간 도서관은 더 이상 ‘읽는 곳’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양 주엽어린이도서관이 준비한 이번 하루는, 아이들이 그림책을 듣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기 몸으로 이야기의 색을 만들어 보는 시간에 가깝다. 고양특례시 주엽어린이도서관이 3월 22일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석철원 작가의 그림책 이야기와 물감놀이 워크숍’을 연다. 장소는 주엽어린이도서관 2.5층 어울림터이며, 대상은 초등학교 1~2학년 어린이 25명이다. 참여 신청은 3월 9일 오전 10시부터 3월 20일 오후 6시까지 고양시도서관센터 누리집에서 선착순으로 받는다. 이번 프로그램은 두 갈래로 짜였다. 먼저 1부에서는 석철원 작가의 ‘다 모여 그림책 시리즈’를 중심으로 그림책 이야기를 듣고, 일본어 그림책 읽어주기 시간도 함께 진행된다. 언어를 다 알아듣지 못해도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 그림책의 힘이다. 어린이들은 이야기의 뜻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대신, 그림의 흐름과 장면의 리듬, 색의 감정을 먼저 만나게 된다. 이어지는 2부는 손과 발, 붓을 활용한 물감놀이 워크숍이다. 종이 위에 정답을 그리는 시간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며 색과 감각으로 마음을 풀어내는 시간에 더 가깝다. 이 프로그램이 더 반가운 이유는 작가의 이력이 또렷하기 때문이다. 석철원 작가는 대학에서 예술학을 공부하고 일본에서 미술교육을 익힌 뒤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도쿄 핀포인트 갤러리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을 계기로 그림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지금은 도쿄를 중심으로 한국·일본·중국 출판사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버스야 다 모여!’, ‘전철아 다 모여!’, ‘바퀴야 다 모여!’, ‘고양이야 다 모여!’, ‘강아지야 다 모여!’, ‘공룡아 다 모여!’, ‘나비야 다 모여!’ 등이 있다. 익숙한 탈것과 동물, 사물의 움직임을 단순하고 경쾌한 리듬으로 풀어내는 그의 그림책은 영유아와 초등 저학년 독자에게 특히 친근하게 다가간다. 도서관이 이런 프로그램을 여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린이에게 도서관은 더 이상 조용히 책만 빌리는 장소여서는 오래 기억되기 어렵다. 작가를 직접 만나고, 그림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듣고, 손에 물감을 묻혀 자기만의 장면을 만들어 보는 경험이 있을 때 도서관은 비로소 ‘재미있는 곳’으로 남는다. 특히 초등 1~2학년은 글을 스스로 읽는 힘이 막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다. 이때 책이 공부보다 놀이에 가까운 경험으로 남으면 독서와 표현 활동은 더 자연스럽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프로그램이 그림책 읽기와 물감놀이를 한자리에서 묶은 것도 이런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다. 주엽어린이도서관이 자리한 고양시는 이미 어린이·가족 단위 문화 프로그램이 활발한 도시다. 봄철이면 일산호수공원 일대에서 꽃과 야외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도서관센터는 각 권역별로 독서문화 강좌를 꾸준히 열고 있다. 실제 같은 프로그램 목록에는 주엽어린이도서관 외에도 다른 도서관들의 독서모임, 전시, 작가와의 만남이 함께 올라와 있다. 이는 도서관이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생활권 문화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 한 명의 오후를 바꾸는 프로그램이 결국 도시의 문화 온도를 높이는 셈이다. 이번 워크숍은 규모로 보면 크지 않다. 정원 25명, 한 번의 오후 수업이다. 하지만 어린이 문화 프로그램은 늘 이런 작은 자리에서 힘을 발휘한다. 무대가 크지 않아도 아이는 작가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고, 질문을 건네고, 색을 섞고,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완성해 본다. 그 경험은 책 한 권을 읽는 일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오래 남는다. 어떤 아이에게는 일본어 그림책을 처음 듣는 날이 될 수 있고, 어떤 아이에게는 도서관에서 손과 발로 그림을 그려본 첫날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첫 경험이 쌓일수록 도서관은 규칙의 공간이 아니라 상상력의 장소가 된다. 그림책은 종종 가장 어린 독자의 책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가장 넓은 감각의 예술에 가깝다. 문장을 몰라도 장면을 읽을 수 있고, 언어를 몰라도 색으로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주엽어린이도서관의 이번 프로그램은 그 단순한 사실을 아이들 몸으로 확인하게 해주는 자리다. 책은 눈으로 읽고, 색은 손으로 만지고, 상상은 발끝까지 번진다. 봄날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 작은 만남이 오래 기억될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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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밖으로 나온 음악…경남 뮤지션, 더 큰 무대로 향한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상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도내 뮤지션의 성장 기반을 넓히고 지역 공연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2026 경남음악창작소 지역 연계공연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진흥원과 경남음악창작소 뮤지시스 공고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도내외 주요 행사와 공연, 유관기관, 다양한 현장과 뮤지션을 연결해 실제 무대 기회를 만들고 시장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2024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단순 지원금 사업이 아니라, 지역 음악인이 관객을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실전형 프로젝트에 가깝다. 지난해 흐름을 보면 방향은 꽤 분명하다. 경남도 설명에 따르면 지역 연계공연은 도내 장터와 전통시장을 무대로 14개 시·군에서 펼쳐졌고, NC 다이노스와의 협업을 통해 경기 전 애국가 제창과 공연 기회도 마련됐다. 타 지역 음악창작소와의 교류 공연도 이어지면서 경남 뮤지션은 자기 지역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무대, 다른 관객, 다른 장르와 맞부딪힐 기회를 얻었다. 지역 음악 지원이 녹음실과 교육실 안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 현장으로 뻗어나갔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남겼다. 올해는 그 외연을 더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공고문에는 NC다이노스 홈경기 연계 공연, 도내 도서지역 공연, 경남국제외국인학교 공연, 타 지역 음악창작소와의 교류 공연, 국내 뮤직페스티벌 공연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무대의 성격이 훨씬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야구장처럼 대중성이 높은 공간, 섬처럼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 학교와 페스티벌처럼 새로운 청중을 만날 수 있는 현장을 하나로 묶었다. 이는 음악을 특정 팬층만 소비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일상과 지역 생활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경남음악창작소 뮤지시스가 갖춘 기반도 이런 움직임에 힘을 보탠다. 뮤지시스는 김해문화의전당 M층에 자리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운영 시설로, 레코딩과 믹싱, 합주, 교육이 가능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메인홀, 보컬룸, 피아노룸, 드럼룸, 교육실 등 전문 창작 환경이 소개돼 있다. 결국 지역 뮤지션에게 필요한 것은 연습실과 녹음실, 교육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그 결과물을 관객 앞에서 시험할 무대인데, 이번 지역 연계공연은 바로 그 마지막 단계를 메워주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사업과 함께 진흥원은 프로그램 운영을 맡을 대행사도 모집하고 있다. 과업은 공연별 세부 연계 방안 수립, 참여 뮤지션 섭외와 데이터베이스 관리, 음향 장비와 공연 환경 조성, 프로그램 운영, 온·오프라인 홍보와 영상 제작 등이다. 입찰은 제한경쟁 방식으로 진행되며, 공고일 기준 본점 소재지가 경상남도인 사업자 가운데 소기업·소상공인 확인서를 가진 업체가 참여할 수 있다. 접수 기간은 3월 13일부터 17일까지다. 이 기준은 지역 기업의 참여 기회를 넓혀 공연 생태계 전반을 도내 안에서 순환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지역 공연의 힘은 결국 관객과의 거리에서 나온다. 이름난 대도시 페스티벌 한 번보다, 시장과 야구장, 학교와 섬마을에서 여러 차례 관객을 만나는 경험이 뮤지션을 더 단단하게 만들 때가 많다. 경남이 이번 사업을 통해 노리는 것도 그런 변화일 것이다. 한정된 공연장 몇 곳이 아니라 도민이 모이는 생활 현장을 무대로 바꾸는 일, 그리고 그 무대 위에 경남 음악인을 자연스럽게 올려놓는 일이다. 지역 문화정책이 성과를 내는 순간은 늘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관객이 “오늘 무대 좋았다”고 말하는 바로 그 현장에서 시작된다. 지역 음악은 종종 기회가 없어서 작아 보인다. 하지만 무대가 늘어나면 이야기도 커진다. 올해 경남 뮤지션들이 야구장과 섬, 학교와 축제 현장을 오가며 어떤 얼굴로 관객 앞에 설지, 이번 지역 연계공연 사업은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꽤 현실적인 무대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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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밖으로 나온 음악…경남 뮤지션, 더 큰 무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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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 옆, 마음을 그린 전시가 열렸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주는 늘 큰 유적과 오래된 시간으로 먼저 불린다. 그런데 이번 봄,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드는 곳은 황리단길 골목 가까운 행정복지센터 2층의 작은 갤러리다. 황남동 행복갤러리에서 시작된 문해숙 작가의 전시는, 화려한 관광지 사이에 숨어 있던 경주의 또 다른 얼굴을 조용히 꺼내 보인다. 경북 경주시 황남동행정복지센터가 지난 3월 3일부터 황남동 행복갤러리에서 마을작가 문해숙 씨의 전시 ‘DRAWING MY HEART, 내 마음을 그리다’를 선보이고 있다. 경주시 공식 게시물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시간과 경험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해 온 ‘내 안의 나’를 다채로운 색감과 소재로 풀어낸 자리다. 주민센터 2층에 마련된 행복갤러리는 지역의 숨은 작가와 방문객을 위해 열어 둔 생활밀착형 전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전시가 반가운 이유는 규모보다 거리감에 있다. 미술관이나 대형 전시장이 아니라, 일상 행정 공간 한편에서 예술을 만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민원 보러 들른 주민도, 황리단길과 대릉원 일대를 걷다가 발길을 돌린 여행자도 어렵지 않게 작품 앞에 설 수 있다. 경주는 대릉원, 동궁과 월지, 황리단길처럼 이미 잘 알려진 시내권 관광지가 밀집한 도시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작은 전시 공간은 ‘무엇을 더 볼까’가 아니라 ‘어떻게 머물까’를 고민하는 여행자에게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경주시는 황리단길이 ‘2025 한국 관광의 별’ 올해의 관광지에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고, 시내권 핵심 여행 코스에도 대릉원과 동궁과 월지, 황리단길이 대표 동선으로 소개돼 있다. 전시 제목 ‘내 마음을 그리다’는 다소 조용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결은 가볍지 않다. 하나의 고정된 자아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에 따라 달라져 온 내면의 모습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풍경 감상형 여행과는 다른 결의 사색을 불러낸다. 문해숙 작가는 경주시 보도자료를 통해 오랫동안 작업해 온 소중한 작품들을 전시하게 돼 뜻깊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정복지센터라는 장소의 성격을 생각하면 이 전시는 더 특별하다. 공공 공간이 단순 행정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민의 창작을 드러내는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황남동 행복갤러리는 이미 여러 차례 마을작가 전시를 이어오며 생활 속 예술 공간으로 자리를 넓혀 왔다. 올해 1월에는 전시 작품 공모도 진행됐고, 지난해와 올해에도 연필 초상화전과 지역 작가전이 잇달아 열렸다. 이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마을 단위 문화생태계를 꾸준히 만들어 가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하길남 황남동장은 좋은 작품을 함께해 준 작가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행복갤러리가 지역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을작가 발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작은 전시 하나가 동네의 자부심이 되고, 주민센터 한 층이 마을의 문화 사랑방이 되는 순간이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전시는 경주 시내 산책에 자연스럽게 덧붙이기 좋은 코스다. 대릉원 돌담길을 따라 걷고, 황리단길의 카페와 가게들을 지나, 동궁과 월지 야경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 잠시 들러볼 수 있는 전시다. 동궁과 월지는 경주문화관광이 대표 야경 명소로 소개하는 곳으로, 시내권 도보 동선과도 잘 이어진다. 경주의 매력은 거대한 유산만이 아니라, 그 유산 사이사이에 오늘의 생활과 감성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데 있다. 황남동 행복갤러리는 바로 그 현재형 경주를 보여주는 작은 창처럼 보인다. 경주는 늘 천년의 도시로 불리지만, 사람을 오래 붙드는 것은 꼭 오래된 것만은 아니다. 이번 봄 황남동 행복갤러리에 걸린 문해숙 작가의 작품들은, 유적과 유행 사이에서 경주가 어떻게 오늘의 감성을 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거대한 왕릉이나 화려한 야경을 본 뒤에도 마음 한켠이 허전하다면, 그 마지막 한 칸은 이런 작은 전시가 채워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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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 옆, 마음을 그린 전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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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외국인주민과 함께 밥상 차린다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낯선 도시에서 가장 빨리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은 말보다 밥상일 때가 있다. 함께 재료를 손질하고, 양념 냄새를 맡고, 한 접시를 나눠 먹는 동안 서툰 한국어도 조금씩 가까워진다. 포천시가 외국인주민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마련한 ‘K-FOOD 데이’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요리를 배우는 시간인 동시에, 지역사회와 자연스럽게 섞이는 생활의 교실이기도 하다. 포천시는 외국인주민의 한국 생활 적응과 문화 교류를 돕기 위해 ‘외국인주민과 함께하는 K-FOOD 데이’ 요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은 포천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3월 5일부터 5월 14일까지 모두 5회에 걸쳐 진행되며, 센터 안내상 매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교육 장소는 센터 4층 조리실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외국인주민이 한국의 식문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일상 속 적응력을 높이도록 짜였다. 첫 수업은 3월 5일 열렸고, 포천시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파키스탄·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주민 10명이 참여했다. 한국어가 서툰 참가자들을 위해 센터 통역상담사들이 함께해 수업 이해를 도왔다. 음식 수업이 단순 체험에 머무르지 않고, 언어와 문화 장벽을 낮추는 생활밀착형 지원으로 확장된 셈이다. 구성도 친숙하다. 어묵을 활용한 꼬마김밥, 소불고기, 잡채, 불닭 덮밥 등 외국인주민이 한국 음식을 비교적 쉽게 접하고 집에서도 다시 만들어볼 수 있는 메뉴들로 채워진다. 매운맛과 달콤한 간장 양념, 볶음과 무침 같은 한국식 조리법을 익히는 과정에서 음식 자체보다 더 큰 배움이 생긴다. 밥상 차림과 반찬 문화, 재료를 다루는 방식, 함께 먹는 분위기까지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K-FOOD는 관광 콘텐츠를 넘어 생활 적응의 언어가 된다. 이런 시도는 포천의 지역 여건과도 맞닿아 있다. 포천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한국어 교육, 사회통합 프로그램, 상담지원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고, 이번 요리 강좌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센터 교육 일정에는 한국어 기초·초급반, 귀화 면접시험 대비 특강 등 다양한 적응 지원 프로그램이 함께 올라와 있다. 정착 초기 외국인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한 가지 서비스가 아니라, 언어·생활·교류가 이어지는 촘촘한 연결망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외국인주민 정책을 복지나 행정 안내에만 두지 않고 생활문화 영역으로 넓히는 흐름도 눈에 띈다. 요리 프로그램은 특히 접근성이 높다. 말이 서툴러도 손으로 따라 할 수 있고, 결과가 눈앞에 남으며, 수업이 끝난 뒤 가족과 다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참가자가 “집에서도 직접 만들어 가족과 함께 먹어보고 싶다”고 밝힌 대목은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센터 안에서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가정의 식탁으로 이어지는 문화 적응의 통로가 되는 것이다. 포천시가 이번 프로그램을 직영 센터를 통해 운영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외국인주민 지원을 민간 위탁에만 맡기지 않고 시 차원의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관리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교육 신청 안내에 따르면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경우 전화나 방문 접수도 가능하도록 열어두었다. 디지털 접근이 쉽지 않은 주민까지 포괄하려는 운영 방식으로 읽힌다. 결국 포천의 K-FOOD 데이는 요리 수업 이상의 장면을 보여준다. 외국인주민을 돕는다는 말이 행정적 표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생활 속 접점으로 번역되는 과정이다. 한국 음식 한 접시는 낯선 도시의 첫 친구가 될 수 있다. 포천은 지금 그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함께 밥상을 차리는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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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외국인주민과 함께 밥상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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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이런 등산이? 지하철 내리면 바로 산길
-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서울 여행에서 가장 놀라운 순간은, 의외로 ‘환승’ 다음에 온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등산로가 시작되고, 배낭 대신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오른다. 봄이 막 깨어나는 3월, 서울관광재단이 소개한 ‘서울 등산관광센터’는 그 시작을 더 쉬워지게 만든다. 등산이 취미인 사람에겐 편의시설이고, 초행자에겐 작은 안내소이자 든든한 출발선이다. 센터는 북한산·북악산·관악산 초입에 자리한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중국어·일본어로 등산 정보를 제공하고, 등산화·등산복·스틱·배낭 같은 기본 장비부터 계절에 따라 아이젠까지 소액으로 빌릴 수 있다. 예전에는 장비가 없으면 등산 자체를 망설였지만, 이제는 “가서 빌리면 된다”는 선택지가 생겼다. 코인락커와 라운지 같은 편의공간도 있어, 출발 전후로 숨을 고르기 좋다. 특히 북한산 센터는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에서 도보로 닿는 거리라 ‘서울형 등산’의 속도를 실감하게 한다. 산을 고르는 기준은 간단하다. 서울의 등산은 “정상 인증”보다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경험”에 가깝다. 그 대표가 북한산이다. 서울 안에 있는 유일한 국립공원이라는 타이틀은 말 그대로 ‘도심 속 자연’의 정수다. 가장 인기 있는 백운대 코스는 탐방지원센터에서 정상까지 1.9㎞로 짧지만, 짧다고 만만하진 않다. 초입부터 오르막이 이어지고 돌계단과 경사 구간이 반복된다. 중간의 대피소에서 숨을 고른 뒤, 마지막 암반지대를 차근차근 넘는 재미가 백운대의 백미다. 정상 바위에 앉으면 발아래로 서울이 펼쳐진다. 빌딩 숲과 산 능선이 같은 화면에 들어오는 장면은, 서울이 ‘산의 도시’라는 사실을 단숨에 납득시킨다. 등산의 마무리는 늘 ‘먹거리’가 맡는다. 북한산을 돌아본 뒤 주변에서 두부전골, 도토리묵, 녹두전 같은 산 아래 한 상을 찾는 사람은 이유가 있다. 땀을 빼고 나면, 뜨끈한 국물과 담백한 전 한 장이 여행의 결론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서울의 등산은 ‘오름—조망—하산—한 끼’로 완성된다. 관광이 아니라 생활 같은 여행, 생활이 아니라 여행 같은 하루다. 서울에서 등산은 멀리 떠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지하철 한 번 타고 만나는 자연이다. 등산관광센터는 그 간단한 사실을 더 많은 사람에게 열어준다. 장비가 없어서, 정보가 없어서, 언어가 낯설어서 망설이던 사람에게 “일단 와보라”고 말하는 곳. 3월의 서울은 꽃만 피는 게 아니다. 산길도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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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이런 등산이? 지하철 내리면 바로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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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으로 내려가면 작품이 된다…‘청년 창작자 지원’이 만드는 예술 여행 지도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원은 바다와 산만으로 기억되기엔 아까운 곳이다. 속초의 파도 소리, 원주의 골목, 춘천의 강바람은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의 문장과 음표가 쉬어가던 배경이었다. 여행자가 강원에 머무는 이유가 풍경이라면, 예술가가 강원에 머무는 이유는 ‘작업할 시간’이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강원문화재단이 추진하는 ‘2026년 K-Art 청년 창작자 지원’은 그 시간을 제도적으로 붙잡아두려는 시도다. 이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지역이 함께하는 시범사업으로, 순수예술 분야의 청년 원천 창작자를 2년 연속 지원한다. 강원 배정 인원은 50명. 접수 시작일 기준 도내 주소지를 둔 39세 이하(1986년 1월 1일 이후 출생)라면 지원 문을 두드릴 수 있다. 분야는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연극·무용·음악·전통), 다원예술·융복합예술 등 기초예술 전반이다. ‘무대에 서는’ 활동만으로 채워진 실연 중심의 경력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지원의 초점은 ‘표현’보다 ‘창작의 원천’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선정되면 연 9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2년간 지급된다. 상·하반기 두 차례로 나뉘어 들어오고, 중간보고와 결과보고로 창작 이행을 점검한다. 돈보다 중요한 건 리듬이다. 매달 생활비에 밀려 끊기던 작업이, 2년 동안은 최소한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강원에서의 여행이 ‘계절을 따라 이동’이라면, 창작은 ‘계절을 통째로 붙잡아 기록’하는 일이다. 이번 사업은 청년 예술인에게 그 기록의 시간을 건네는 셈이다. 심의는 1차 전문가 서면심의 추천(재단)과 2차 최종 선정(한국문화관광연구원)으로 나뉜다. 지역별·분야별 배분도 함께 고려해 특정 장르로 쏠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신청은 3월 4일 15시부터 3월 31일 15시까지 온라인(NCAS)으로 진행되며, 결과는 5월 중 발표된다. 정연길 도 문화체육국장은 “청년 예술인의 창작은 지역 문화예술의 미래”라며 이번 지원이 생태계에 활력을 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원은 여행지이면서, 동시에 ‘작업지’가 될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쓰는 한 문장, 산자락에서 건져 올린 한 장의 스케치, 작은 공연장에서 시작된 한 곡의 선율이 결국 지역의 얼굴을 바꾼다. 관광이 사람을 불러들이는 일이라면, 창작 지원은 사람이 머무를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이번 ‘K-Art 청년 창작자 지원’이 강원을 “잠깐 들르는 곳”에서 “작품이 자라는 곳”으로 바꿔놓을지, 올봄 접수창이 먼저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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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으로 내려가면 작품이 된다…‘청년 창작자 지원’이 만드는 예술 여행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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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갔다가 운동까지…충북 음성, ‘시니어 체육센터’가 바꾸는 하루
-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음성장은 장바구니가 가벼워질 틈이 없다. 봄나물 한 단, 국밥 한 그릇을 비우고 나오면 다음 코스는 늘 애매했다. 이제 음성읍 한복판에 ‘걷고 쉬고 몸을 점검하는’ 실내 거점이 생기면서, 장터의 하루가 여행처럼 이어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전통시장을 문화·관광 자원과 엮어 체류형 시장으로 키우려는 사업도 추진되며, ‘걷고 구경하는 읍내’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반기문 평화기념관의 넓은 잔디마당을 걷는 발걸음도, 감곡성당의 붉은 벽돌 앞에서 사진을 남기는 여행도 결국은 ‘걷는 힘’ 위에 놓인다. 문제는 그 힘이 세월 앞에서 급격히 약해진다는 데 있다. 전국적으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선 가운데, 음성군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6%대를 넘는다. 군내 체육시설이 40여 곳 운영되고 있지만, 어르신 몸의 변화까지 세심히 담은 공간은 늘 부족했다. ‘단순한 장수’보다 ‘건강한 장수’가 화두가 되면서, 군은 어르신 맞춤형 생활체육 인프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음성읍 읍내리 470번지 일원(음성체육관 부지)에 ‘시니어친화형 국민체육센터’를 증축하는 사업이 그 핵심이다. 센터는 연면적 1200.87㎡, 지상 3층 규모로 들어선다. 총사업비는 59억원. 체육진흥기금 30억원을 기반으로 도비 35%, 군비 65%를 매칭해 추진한다. 단체 운동실, 건강측정 및 운동처방실, 인지케어실을 한 건물에 묶어 ‘땀’과 ‘검진’과 ‘두뇌’를 한 동선에 올려놓겠다는 구상이다. 발목·무릎 부담을 줄이는 저충격 운동, 낙상 예방을 위한 균형훈련, 만성질환을 고려한 근력 프로그램이 표준이 된다. 현장에서 중요해지는 건 장비보다 ‘처방’이다. 신체 활동이 심폐체력과 균형감각을 끌어올리고, 인지자극 프로그램이 기억 저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진다. 혼자보다 함께 움직일 때 꾸준함이 생긴다는 점도 어르신 체육의 오래된 정답이다. 운동은 건강만이 아니라 관계를 만든다. 센터가 ‘헬스장’이 아니라 ‘동네의 약속 장소’로 불리는 순간, 초고령의 외로움도 조금은 옅어진다. 군은 2023년 공유재산 심의와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거쳐 2024년 9월 생활체육시설 확충 공모에 선정됐다. 군 관리계획 변경, 실시계획 인가, 설계용역을 마무리한 뒤 2025년 12월 착공했고, 2026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공정을 밟고 있다. 강연수 체육진흥과장은 “이웃과 교류하며 건강을 다지는 든든한 소통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자에게도 변화는 분명하다. 음성장에서 봄나물과 장터 간식을 사 들고, 봉학골의 완만한 산책로에서 숨을 고른 뒤, 평화기념관의 전시를 둘러보는 하루는 ‘무리하지 않는 속도’가 매력이다. 앞으로는 그 동선 끝에 ‘측정하고, 운동하고, 다시 나서는’ 실내 거점이 하나 더 생긴다. 초고령의 시간표 위에 체육센터를 찍어 넣는 일은, 결국 한 도시의 여행법을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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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갔다가 운동까지…충북 음성, ‘시니어 체육센터’가 바꾸는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