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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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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운 시] 시간...시작이 끝이다
    시간...시작이 끝이다 고운 왜 시작이 끝일까? 끝이 시작이 아니고 보이는 믿음은 보이는 지점까지 보이지 않는 믿음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눈과 빛 사이에 있던 공기와 바람도 시작과 끝이 존재할까?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눈 앞에 빛이 있어 속삭인다 내 눈에 보였을 때부터 시작이고 내 눈에서 사라졌을 때가 끝이라고 어제까지 곁에 있던 꿈이 오늘은 보이지 않아 이대로 사라진 걸까 아직 소개도 안했는데 Time...The beginning is the end. - Gowoon Why would the beginning be the end? The end is not the beginning, And the faith that is seen goes as far as it is seen, While the faith that is unseen stretches to the unseen. Between the eyes and the light, the air and the wind, Do they harbor a beginning and an end? Where does the start lie, and where does it end? Whispers float in the presence of light before me, Saying, from the moment it appeared to my eyes, it began, And when it vanished from my sight, it ended. The dream that was beside me until yesterday Is no longer visible today. Has it disappeared just like that, Without even a proper int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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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3
  • [고운 시] 다빈치 코드...바다
    다빈치 코드...바다 고운(본명:최치선) 비가 오는 날에는 압구정동이 아니라 바다에 가야 한다 나는 오늘처럼 하루종일 비가 내리면 도시를 벗어나 강릉과 속초사이에 있는 하조대 푸른바다를 실컷 들이키고 싶다 교양이 없는 이는 칭찬대신 능력의 한계를 말한다 잘 난 시인은 세상이 원하는 자신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남들의 노력에 올라탄 자들은 얼마 못가서 자기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나는 그들보다 부자다 잃을 것이 없기때문이다 주제가 말보다 경험으로 다루어져야 잘 달리는 한 필의 명마가 나온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경험은 언제나 글쓰는 자의 안주인이다 나는 오늘도 그 말의 안장에 올라타고 안주인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 오늘처럼 비가 오면 이 도시를 빠져나와 두 눈에 보이는 바다를 배부르게 마시고 싶다 Da Vinci Code... The Sea Gowoon (Real Name: Choi, Chi-Sun) On days when the sea rain comes, not to Apgujeong-dong, but to the sea one must head. As today, all day long with the rain pouring down, I yearn to escape the city, To gulp down the blue sea of Hajodae, nestled between Gangneung and Sokcho. Those lacking culture speak not of praise, but of the limits of ability. Can a gifted poet truly express themselves as the world desires? Those who ride on the efforts of others soon realize they have nothing of their own. I am richer than them, for I have nothing to lose. That a thoroughbred runs best when handled not by words but by experience, They do not know. Experience is always the hostess of the writer. Today, too, I will mount that horse's saddle and follow the hostess's command. Like today, when it rains, I wish to escape this city and drink in the sea visible to my eyes to my heart's 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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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02
  • 별빛 인도하는 작가, 성희승의 삶과 예술 정신 담은 에세이 '별 작가, 희스토리'
    [트래블아이=김가인 기자] 『별 작가, 희스토리』 는 별과 꿈을 테마로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 성희승의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글과 그림이 작가에게는 소박하지만 가장 힘 있는 그릇이라고 말하며, 그것들을 통해 세상과 삶, 그리고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의 글과 그림에 담긴 메시지가 독자와 관람객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도록 표현했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인생의 순간들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곧 끊임없는 창작활동으로 삶의 흔적을 쌓아가고, 거기에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가 바로 성희승 작가의 사유의 세계이자 예술정신이다. 작가는 우리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하는 작업을 반복한다는 내용으로 글을 열어간다. 작가는 별빛의 인도로서 우리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고통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 이는 마음과 마음의 연결이어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연대의 힘’으로 구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약자에게 아름다운 날개가 되어 도와주는 존재인 ‘그린나래’가 되고자 한다. 우리 사회의 중층적 계급구조에서 강자가 약자에게 횡포를 부리지 않을 것, ‘약자들의 연대’를 통한 정의사회, 평등사회의 꿈을 제시한다. 작가는 글을 쓰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를 띠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는 작가에게 있어 다락방과 같은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자신과 대화하고 고해하는 시간이라고 결론짓는다. 곧 작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혼자만의 공간에서 보내며 자기 꿈의 방향을 잡아가는 존재이다. 별 작가 _ 성희승 도전과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예술가 성희승 작가의 역경을 넘기 위한 노력은 어마어마하다. 처음에는 회화 전공으로 성장하여 30세에 서울에서 최연소 전임 교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 후, 갑자기 철밥통 자리에서 벗어나 영국 런던대학의 창의적 문화적 기업가정신 학과에서 문화 정책을 전공하는 박사 과정에 참여하며 미술의 다양한 영역을 탐험했다. 그는 화가로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 미술 공익 광고에 참여하거나 미술 멘토로 리얼리티 예능방송에 출연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도전적인 영역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기업과의 아트 콜라보, 백화점 및 면세점에서의 전시 등 다양한 장소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시와 글쓰기에도 열정을 쏟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학의 영역에도 진지하게 빠져들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08년에 이미 미술 온라인 대학 과정을 개설하고 있었으며, 한국에서는 골드스미스 런던대학의 정식 허가를 받은 파운데이션 아트 코스를 개설하였다. 그는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의 작품에 나타난 세묘화 기법이나 그가 창시한 하이퍼-추상미술도 그런 새로움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성희승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어려운 길을 택해왔다. 그는 2023년까지 뉴욕대학에서 비지팅 아티스트 토크와 미술 실기 수업을 맡아 후배들과 소통하였다. 미래를 위한 연구와 시도가 그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의 다음 행보가 어떠할지 궁금하다. 빛의 신비를 탐험하는 예술가 성희승의 크로스오버 창작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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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21
  • [고운 시] 다빈치코드...거울
    다빈치코드...거울 -고운 (본명: 최치선) 기다림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나 역시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편지를 기다리거나 전화를 기다린다 나는 기다림에 익숙하지 못하지만 대신 그보다 더 큰 환상을 기다리는 것은 익숙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다림에 대해 부풀리거나 화려한 과실로 치장하기를 반복한다 오지 않을 사람이나 오지 않을 편지나 오지 않을 전화나 모든 기다림들이 그들 자신에 의한 결과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내가 기다림을 자초했다는 사실에 대해 비난할 것이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도 기다림은 존재한다 이순간 기다림은 나와 당신 사이에도 흐르고 있다 자연의 언어를 통역하는 바람에게도 기다림은 존재한다 허풍스럽거나 호사스럽거나 모든 기다림은 공평하다 유일한 이미지로 남아있는 거울만이 기다림을 피할뿐 거울 속의 나와 거울 밖의 나는 실제와 허상이 공존하는 유일한 대상이다 운좋게 인간의 형상으로 태어난 나는 거울 속이 아닌 거울 밖에서 어제에 이어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린다 Waiting wearies people -Gowoon (Real Name: Choi, Chi-Sun) I too, at a set day, a set time, a set place, wait for someone, or a letter, or a call I'm not accustomed to waiting, but instead, I'm used to waiting for a greater illusion People often exaggerate their waiting, or adorn it with glamorous fruits They refuse to accept that all their waiting, for the person who won't come, the letter that won't arrive, the call that won't be made, is a result of their own doing People will blame me for initiating the wait Even between nature and humans, waiting exists At this moment, waiting flows between you and me Even to the wind, which interprets the language of nature, waiting exists Pretentious or luxurious, all waiting is equal Only the mirror, remaining as the sole image, escapes waiting Inside and outside the mirror, I am the only entity where reality and illusion coexist Fortunate to be born in human form, I wait outside the mirror Continuing from yesterday, today too, I wait for some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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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30
  • [고운 시] 태양 속에 갇혀 버린 그림자
    태양 속에 갇혀 버린 그림자 -고운 (본명: 최치선) 불길이 물길을 걷어내고 나와는 상관없이 해는 이미 중천에 떠있다 도시에 떠오른 섬 하나 점점 부풀어 올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린다 4방 천지에 뿌려진 꽃가루 춤추며 사물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내일은 안개 자욱한 거리를 헤매다 커다란 나팔꽃 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꿀 것이다 적도의 뜨거운 태양이 도시로 올라오면 물길은 이미 차갑게 식은 불길을 몰아내고 태양 속에 갇혀버린 그림자 눈 비비며 자리에 눕는다 Flames push aside the waterways, And the sun, indifferent to me, already hangs high in the sky. Pollen scattered in all directions dances, Softly caressing the objects around. When the scorching sun of the equator ascends to the city, The waterways will have already cooled the flames, And the shadow, trapped in the sun, Lies down, rubbing its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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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26
  • [고운 시] 피가 냉각되는 시간
    피가 냉각되는 시간 -고운(본명: 최치선) 몸에서 분리된 것은 심장이 아니었다 두 개의 호흡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생긴 부작용도 아니었다 어제의 시간이 삭제되고 오늘을 지나 내일의 시간이 돋아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몸에서 분리된 것은 하늘이 아니었다 천천히 얼어붙은 피는 더 이상 심장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나의 의식은 냉동고 안에 딱딱하게 굳어버린 고깃덩어리처럼 차가운 북극의 빙산에 닿고 있었다 몸에서 분리된 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하나의 통에서 죽어가는 시퍼런 청춘처럼 이글거리던 태양은 어느새 잔뜩 웅크린채 보이지 않는 잠 속으로 소리없이 빠져들고 있었다 The Time When Blood Cools -Gowoon(Real Name: Choi, Chi-Sun) It wasn't the heart that separated from the body, Nor was it a side effect of two breaths merging into one. Yesterday's time erased, passing today, sprouting into tomorrow, Yet, no one knew this truth. It wasn't the sky that separated from the body, The slowly freezing blood could no longer enter the heart. My consciousness, like a chunk of meat hardened in a freezer, Was touching the cold iceberg of the Arctic. It wasn't love that separated from the body, Like a vibrant youth dying in a single barrel, The blazing sun, now huddled up, unseen in a sleep, Was silently slipping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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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26
  • [고운 시] 마중나가는 시간 (Heading Out to Meet Time)
    마중 나가는 시간 -고운(본명: 최치선) 지하철 3호선에 상처투성이 몸을 구겨넣고 하루를 온전히 배신한다. 어제의 결심이 회칠한 시체마냥 이름도 없이 버려지고 나는 또 과거로부터 내일의 시간을 빌려온다. 그렇게 하루를 연명하면 가스탕의 프로메테우스가 태양을 향해 두 날개를 태우고 나는 양초로 만든 욕망이 녹는 줄 알면서도 추락한다. 모두가 잠든 시간 사라진 욕망을 되찾기 위해 내일의 꿈을 대신하는 지하철3호선 그 속에 녹아버린 형체없는 두 날개가 거친 파열음을 내며 힘겹게 하차한다. 나는 이미 사라져버린 내 몸을 위해 오늘도 오지 않는 시간을 마중 나간다. Heading Out to Meet Time -Gowoon(Real Name: Choi, CHI-Sun) Cramped in the scar-riddled body of Subway Line 3, I betray the day in its entirety. Yesterday's resolution, like a whitewashed corpse, is abandoned namelessly, and I, once again, borrow tomorrow's time from the past. Living another day on borrowed time, like Gaston's Prometheus, burning its wings towards the sun, my desires, made of wax candles, melt, knowing yet falling. In the time when all are asleep, to reclaim the vanished desires, Subway Line 3, substituting for tomorrow's dreams, melts away, its formless wings disembarking with a harsh tearing sound. For my body, already vanished, I head out again today to meet the time that never 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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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24
  • [고운 시] 연리지 2010-2020 (Grafted Trees 2010-2020)
    연리지 2010-2020 -고운(본명: 최치선) 바다를 향한 뜨거운 꿈 켜켜이 쌓인 사막의 시간을 건너 '대일여래' 가 지켜주는 곳 금오산 향일암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또박또박 한 걸음 한 걸음 거북이처럼 느리게 발자국을 찍으면서 너의 식민지에 보내야 할 신의 암호를 떠올린다 새벽 두 시 벌거벗은 고요가 눈을 뜨면 부러진 사랑의 절편을 봉투에 담아 시간과 공간이 하나인 천부경 속으로 수신되지 않는 편지 한 통 보낸다 지금은 사라진 사람을 침묵으로 지켜온 금오산의 뒷모습 쓸쓸하게 휘어지고 수평선이 빠르게 펼쳐지는 암자 끝에 서서 춤추는 얼굴 하나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대신한 연리지로 너의 품 깊숙이 뿌리 내리고 싶지만 추상명사의 메타포 되기 힘들어 소모하는 희망의 결과만 보여준다 상처난 주머니 더 이상 바람과 파도를 담을 수 없어 가수 분해된 추억만 아프게 아프게 바르고 나면 등록되지 않은 시간 민낯 드러내며 수줍게 웃고 Grafted Trees 2010-2020 -Gowoon(Real Name: Choi, Chi-Sun) A fervent dream towards the sea, Crossing the layered sands of time, In the place guarded by 'Da-il Yeorae', I come to Hyeongilam of Gukosan to write you a letter. Step by step, deliberately, Like a turtle imprinting slow footprints, I recall the divine code To be sent to your colony. At two in the morning, When naked silence opens its eyes, I envelope broken fragments of love, Into the Cheonbugyeong where time and space become one. I send a letter never to be received, To someone now vanished, Silently guarded by the back of Gukosan, Lonely and bending, Standing at the end of the hermitage, Where the horizon swiftly unfolds, A single dancing face. As the grafted trees, replacing the love of Tang Xuanzong and Yang Guifei, I wish to root deeply in your embrace, But hard to become a metaphor of abstract nouns, Only showing the results of depleted hope. A pocket wounded, no longer able to hold wind and waves, After painfully applying the hydrolyzed memories, Unregistered time, Barefaced, shyly sm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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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19
  • [고운 시] 집착(Defining)
    집착 -고운(본명:최치선) 뒷 모습이 남긴 발자국마저 사라진 후 너무 아쉬워 소리내어 울어본다 과거의 집착이 아주 얇은 껍질로 둘러싸여 있는데 보이지 않아 깨고 부수고 돌아앉아도 그대로 남아 미친 듯 불을 지핀다 Defining -Gowoon(Real Name: Choi, Chi-Sun) I cry out loud in regret, Wrapped in a very thin shell Of past obsessions. Invisible, I break and shatter it, Yet it remains as I turn away, Igniting a fire in ma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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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15
  • [고운 시] 분홍색 얼음 속의 눈물 (Tears in the Pink 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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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15

실시간 시가 있는 풍경 기사

  • [김가인 시인의 시가 있는 풍경] ③최서진 시인의 '자정의 심리학자'
    자정의 심리학자 - 최서진 사람을 만나면 어항 속 같은 슬픔을 알게 된다 조금 더 멀어졌다 쏟아지는 별 무수한 빛깔의 고독을 알아볼 수 있도록 심리학을 읽는다 표정만 봐도 안다는 당신들의 말은 주저함이 없다 먼 곳에서 통증이 오는 것을 빗소리처럼 듣는다 어깨 너머에도 얼룩이 있다 전쟁과 수렵이 적나라하게 기록되는 밤 우리가 다함께 이 긴 터널을 통과할 수 있을까 기마에 뛰어났지만 그래도 가장 슬픈 건 나일 것이다 그것이 내가 자정에 어항을 청소하는 이유다 밤새도록 닦고 또 닦는 것이 나에게 잘 어울린다 물고기가 숨죽이고 물고기를 분석하고 있다, 먼 오해로부터 우리는 이렇게 함께 살고 있다 [트래블아이=김가인 기자(시인/문학박사)] 하루가 지나 다른 날로 넘어가는 정점. 긴 밤의 터널은 아침에나 끝이 날 것입니다. 말을 타고 달리듯 지나가는 밤은 어쩌면 우리가 기마에 뛰어난 한 인간으로 전쟁과 수렵의 연속인 생의 흔적을 다시 새길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것을 시인을 시를 통해 그려냅니다. 스치는 밤의 시간 사이에 표정만 보아도 안다는 당신들의 말(言)이 내게 준 통증과 얼룩의 기억은 붉은 색으로 선명해 집니다. 그대의 밤, 밤새도록 어항을 닦고 또 닦는 것은 어항속의 그대와 무수한 빛깔의 고독을 가진그대, 어항 속 같은 슬픔을 잘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대의 밤을 이제 내 아침이 맞이하고 싶은* 우리가 다 함께 이 긴 터널을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그 먼 오해로부터 시간 속에 변해가지 않는, 수많은 밤을 이제 우리의 날을 위해* 이렇게 함께 살고 있는 것입니다. 어항 속의 물고기를, 물고기가 되어 분석하는 밤의 시간에 말이지요. 자정의 심리학자는 빗소리처럼 오는 통증의 소리를 듣고 당신의 어깨 너머 얼룩까지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 함께 이 긴 터널을 통과하여, 그대의 밤은 나의 아침을 맞이할 때를 기약하며 함께 살고 있습니다. *브라운아이드소울, <그대의 밤, 나의 아침> 2019.9.30. 발매 https://tv.naver.com/v/10045174 시인 최서진 2004년 『심상』 등단. 문학박사(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시집으로 『아몬드 나무는 아몬드가 되고』 ,『우리만 모르게 새가 태어난다』가 있고 2018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2019년 『우리만 모르게 새가 태어난다』가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었으며 제4회 김광협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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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01
  • [김가인 시인의 시가 있는 풍경]②이상호 시인의 '맘 같지 않은 몸'
    맘 같지 않은 몸 -이상호 암입니다. 다짜고짜 통보하는 의사 말에 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서로 아무 말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 다리는 떨려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판인데 버스는 씩씩하게 매연을 내뿜으며 잘도 달리고 창밖 세상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듯이 승객들은 저마다 핸드폰 창을 열고 뭔가에 빠져들고 있다. 병원에서는 온통 환자 천지 아침부터 몇 시간을 기다려 의사에게 들은 말 암입니다. 암입니다. 암입니다. 쟁쟁쟁 자꾸 귓속을 파고드는데 땡땡땡 뱃속에선 요란한 종소리 이런, 속도 없이 배가 고프다니 몸은 맘 같지가 않은가 보구나! 매사 맘먹기 달렸다는 좋은 말로 달래 보려고 괜찮겠지. 괜찮겠지. 암 괜찮아지겠지. 맘을 먹고 또 먹고 자꾸 퍼먹어도 종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맘이 바닥났다는 경고인가? 이젠 더 먹을 맘도 없어 점점 암담해지는 하늘로 날아가는 새를 한참 따라가다 놓치고 눈을 돌리자 다시 귀가 열렸다 암입니다. 암입니다. 암입니다. 날아간 새에서 떨어진 깃털 같은 것이 부리가 되어서 맘을 콕콕콕 쪼아댔다. [트래블아이=김가인 기자(시인·문학박사)] 이상호 시인의 [너무 아픈 것은 나를 외면한다](서정시학)에 등장하는 '맘 같지 않은 몸'은 표제처럼 시집의 제목과 닿아있다. ‘암’ 선고를 받는 순간의 내외사이에 등장하는 나-승객, 몸의 허기-마음의 허기. “서로 아무 말 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내 다리는 떨려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판”이다. 하지만 나의 심정을 알 리 없는 버스 승객들은 “창밖 세상”처럼 무심하게 “저마다 핸드폰 창”을 열고 있다. ‘저마다의 창’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거나 주변의 일을 살피는 것도 외면하고 있는 타인들에게 동감이나 위로를 받을 수는 없지만 그만큼 자신도 자신보다는 ‘아내의 병’에 휘청거린다. 자꾸만 ‘쟁쟁쟁’ 파고드는 “암입니다.”라는 의사의 선고는 여전히 마음에 술렁인다. 이때, 마음과 다르게 움직이는 몸은 시인의 신체리듬에 맞추어 ‘땡땡땡’ 허기의 종소리를 울려준다. 일정한 리듬과 균일한 삶의 시간에 침투한 아내의 병이 시인의 몸까지 바꾸어 놓을 수는 없다. “몸은 맘 같지가 않은” 살아가는 때와 이치를 따를 수 밖에! “암 괜찮아지겠지”라는 말로 ‘밥 먹기’를 대신하는 ‘맘먹기’는 혼란스런 자신에게 스스로를 위로하고 담대해 지기 위한 주문이다. 암담한 하늘로 날아가는 새가 날린 깃털 같은 작은 것도 ‘맘 같지 않은 몸’의 ‘바닥난 마음’으로만 쪼아댄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그 말도 ‘몸’의 이치와는 다르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준다. ‘몸’과 ‘마음’. ‘마음’과 ‘몸’이 따로인 것도 어쩌면 자연스런 순리이다. 내가 마음대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보다 훨씬 많은 우리의 삶에서 어쩌면 시인은 ‘맘 같지 않은 몸’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다시 쓰고 있다. 시인 이상호 경북 상주 출생. 아명 상하尙河, 호 상산尙山. 이 안초등학교, 함창중학교, 서라벌고등학교, 한 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동 대학원 및 동국대학 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82년 5월 월간 『심상』 신인상으로 시단에 등단. 시집 『금환식』 (1984), 『그림자도 버리고』(1988), 『시간의 자 궁 속』(1989), 『그리운 아버지』(1996), 『웅덩이 를 파다』(2001), 『아니에요 아버지』(2007), 『휘 발성』(2011), 『마른장마』(2016) 펴냄. 대한민국 문학상(1988), 편운문학상(2001), 한국시문학 상(2008), 문화관광부장관 표창(2001), 문화관 광체육부 장관 표창(2014) 받음. 한국시인협회 사무국장·기획위원장(부회장), 한국언어문화학회장,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 학술정보관장·문화산업대학원장 및 국제문학 대학장 역임. 현재 한국시인협회 이사. 한양대 학교 ERICA 캠퍼스 한국언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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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8-20
  • [김가인 시인의 시가 있는 풍경] ① 백석의 '국수'
    국 수 -백석 눈이 많이 와서 산앳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늬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 옆 은댕이 예데 가리 밭에서 하로밤 뽀오햔 흰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이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새월로부터 실 같은 봅비는 속을 타는 듯한 녀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 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 아베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베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끼사발에 그득히 사리워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녯적 큰마니가 또 그 집등색이에 서서 자채기를 하면 산 넘엣 마을까지 들 렸다는 먼 녯적 큰아버지가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枯淡)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트래블아이=글·사진 김가인 기자 (시인, 문학박사)] 마른장마가 지속되는 요즘이다. 열대야는 없는 올해 여름이지만 가끔 내리는 소나기가 반가운 오늘이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기 시작하는 여름이면 우리네 입맛은 밥을 점점 멀리하게 된다. 밥상에 오르던 뜨끈한 밥이 싫어지는 계절. 여름에는 여러 가지 시원한 음식들로 더위를 식히는데 그러한 음식 중 하나가 ‘국수’다. 백석의 <국수>에 등장하는 ‘국수’는 동치미 국물에 김치가재미를 넣어 먹는 겨울 국수이다. 백석 시인이 살았던 이북의 여러 음식들 중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함흥냉면은 한국전쟁 후 피난민들에 의해 널리 확산되었다. 쫄깃한 면발에 국물이 자작자작한 비빔냉면은 집나간 입맛을 불러올 만한 담백함과 식감, 매콤함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여름 대표음식이 되었다. 시인 백석은 평안도에서 태어나 함경도에서 교사생활을 했고 신문사에 근무했다. 평안도와 함경도를 여행하며 만난 서민들의 음식을 묘사한 시와 산문이 많은 이유에는 이러한 배경이 존재한다. 평안도 ‘모밀국수’와 함흥냉면의 재료인 가자미와 회국수에 대한 산문도 있다. 나는 정말이지 그대도 잘 아는 함경도 함흥 만세교 다리 밑에 님이 오는 털게 맛에 헤가우손이를 치고 사는 사람입네. 하기야도 내가 친하기로야 가재미가 빠질겝네. 회국수에 들어 일미이고 식 혜에 들어 절미지. 산문 「동해」 1938년 6월 7일자 『동아일보』 장수를 기원하며 긴 면발을 자르지 않고 먹는 ‘국수’로 여름 입맛을 찾아가는 사람들. 부추, 열무, 김치 등 여름 채소로 건강을 찾아 먹는 ‘국수 요리’들이 있어 제철 채소를 섭취한다. 또한, 분단의 역사 속에서 북쪽의 음식문화를 접하는 방법으로 함흥냉면, 평양냉면을 먹고 코다리회냉면, 간재미회 냉면과 국수를 즐기는 사람들. 백석의 <국수>를 읽는 동안 여름의 나,는 겨울에 미리 가 있는 것이다. <국수> 동치미 국물과 김치간재미 국수를 말아먹는 겨울의 풍경과 만나 더운 여름을 식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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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16
  • [시가 있는 풍경] 서정주...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때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때 서정주 ▲ 추석 송편 빚는 모습 (사진=황영상 작가) 추석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종일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시인 서정주(徐廷柱, 1915년 5월 18일 ~ 2000년 12월 24일) 님은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벽>으로 등단한 후 70년 가까이 1만 5천 편에 달하는 시와 산문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시인은 생애 다섯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동국대 교수와 경기대학교대학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저서는 <푸르른 날>(1991), <국화옆에서>(1997), <80소년 떠돌이의 시>(2000), <서정주 시집>(200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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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9-10
  • [시] 제주 애월에서 떨어지는 해를 보았다
    제주 애월에서 떨어지는 해를 보았다 고운 최치선 애월에 왔다 기생 황진이를 떠올리게 만드는 이름'애월'이른 아침부터 어둠을 밀어내고 세상을 구하는 해온 몸을 불덩이로 달궈 세상을 빛나게 하는 해여덟시간 초과 근무를 다하고도 연장근무에 들어간 해내가 애월에 가서 한 일은 해의 작업을 가만히 지켜보고 응원하는 것뿐 파도가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바람도 멀리 태평양에서 다시 뭍으로 돌아 가는 시간해는 비명처럼 짧은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나는 해녀의 집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애월낙조를 만드는 새빨간 해를 응시하며 문어숙회를 안주삼아 한라산 소주를 마셨다 애월 바다에 온 몸을 던지고 황홀한 빛깔로 내 눈을 멀게한 해는 아름다움의 절정이었다 애월낙조를 응시하며 나는 모든 것이 추억이 된 그 날을 생각한다전율이었던 그 날들이해의 마지막 몸짓처럼나에게 돌아가자고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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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가 있는 풍경
    2018-08-22
  • 마을 여행 프로젝트 “요里보고 조里보고”발표
    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는 7월 19일 비짓제주(www.visitjeju.net) 플랫폼과 SNS 채널을 통해마을 이장님이 알려준 마을의 숨은 명소를 소개해주는 마을관광 활성화 프로젝트 “요里보고 조里보고”를 발표했다. “요里보고 조里보고”는 ‘이리저리 둘러보다‘ 라는 뜻의 마을 속 볼거리와 음식과 관련된 키워드인 ‘요리와 조리’를의미하는 숨겨진 마을 맛집 등을 지역 주민의 시선으로 담아 마을과 연계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하고 집중적인 온라인 홍보를 통해 마을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기획되어졌다. 첫 번째 이야기로 안덕계곡을 중심으로 오름에 둘러싸여 있고 마을 끝에는 바다가 인접해 있어서 중산간과 해안가 마을의 특색을 모두 지니고 있는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마을에 대한 숨겨진 관광지, 맛집 등의 여섯 개 보물들을 선정했고, 제주 관광정보 대표 사이트인 비짓제주(https://www.visitjeju.net)와 SNS 채널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한편, 제주관광공사 블로그를 통해 소개되는 “요里보고 조里보고” 감산리 마을을 홍보하기위해서 콘텐츠 공유 이벤트를 진행하며, 이벤트 당첨자 20명을 선정해서 감산리 마을에서 직접 생산한 감귤오색식초를 제공할 예정이다. 제주관광공사는 “이장님이 알려주는 마을이야기인 요里보고 조里보고 프로젝트에 참여를 희망하는 마을들을 지속적으로 선정해서, 매월 그 마을의 숨겨진 콘텐츠들을 발굴하고 홍보를 강화하여 마을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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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가 있는 풍경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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