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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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오지, 개발이 덜 된 청정지역.. 울진 하면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실제로도 서울에서 울진을 가려면 쉬지 않고 달려도 보통 4시간 반에서 5시간이 걸리니 틀린 말도 아니다.  그 시간도 도로가 잘 닦여진 국도변 마을을 찾아갈 때 얘기다.

 

   
금강소나무 군락지로 들어가는 비포장도로

36번 국도변에서 빠져나와 조그만 표지판이 가리키는 길을 따라 울퉁불퉁 1시간 정도 가다보면 만나는 곳이 있다. 바로 소광리 금강소나무 군락지다.

처음엔 그저 국도에서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으려니 하며 가볍게 생각하고 방향을 틀었다. 국도변에서 13km만 들어가면 있는 곳이니 당연히  쉽게 생각을 한 것이다.

처음 한 2,3km 까지는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어 별 어려움 없이 들어갔다.

하지만, 그 길은 정말 잠깐 이었다. 어느새 자갈이 가득한 비포장 길이 눈 앞에 나타났다.  길도 아주 좁아 맞은편에서 차가 오기라도 한다면 좀 넓은 곳에 가까이 있는 차가 최대한 밖으로 바짝 붙어 맞은편 차를 보낸 후에나 계속 갈 수 있는 길이었다. 그러니 차도 당연히 속도를 낼 수 없어 평균 시속 20~30km정도로 밖에 달리지 못했다.

열심히 길 안내를 하던 네비게이션 마저 갑자기 '경로를 다시 검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어 이상해서 핸드폰을 들여다보니 핸드폰의 안테나가 없어지고, 통신 불능 지역이라는 메시지가 뜨고 있었다.

‘이런~ 핸드폰도 안 터지는 곳이 아직도 있단 말이야? 그럼 여긴 얼마나 오지 인거지? 게다가 이런 길에서 타이어가 펑크라도 난다면, 핸드폰도 안 터지는데 어떻게 보험회사에 연락을 하지?‘

갖가지 생각에 머리가 복잡할 즈음, 서서히 민박집이며, 펜션이 보이기 시작하고, 금강소나무 군락지도 거의 도착했다는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핸드폰을 들여다보니 다행히 핸드폰의 안테나 세 줄이 다시 당당하게 서 있었다. 국도변에서 거의 1시간 정도 지난 후였다.

간신히 도착은 했으나 앞으로 또 돌아갈 일이 막막하기도 했다.

이렇게 어렵게 온 곳이니 언제 또 다시 올 수 있을까 싶어 금강 소나무길 탐방에 나섰다.

 

   
금강소나무 군락지 입구에선 입장료대신 인적사항을 적어내야 한다.

소나무 군락지 입구에 도착하면 입장료나 주차료는 받지 않고, 산림감시원에게 인적사항을 적어내야 한다. 특별히 보호해야할 소나무 군락지라 산불방지와 자연보호의 차원에서 받는 것이라 생각된다.

 

   
산책로 입구
 

양쪽으로 큰 키의 금강소나무가 도열해 있는 길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키 큰 나무들이 죽 늘어서 있는 산책로

이곳의 금강소나무는 조선시대 왕실과 국가사업에 필요한 목재를 공급해주는 중요한 재원 이었다.

소광리에는 조선시대 왕실전용 소나무 군락지임을 알려주는 황장봉표계석이 있어, 이곳 소나무의 우수성을 대변해 주고 있기도 하다.

   
쭉쭉 뻗은 금강소나무의 늠름한 모습들

금강소나무는 한때 '춘양목'이라고 불렀다. 일제 강점기 시절, 무차별하게 베어낸 소나무를 영동선 춘양역에서 실어 날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다행히 이곳 소광리 소나무 군락지는 산세가 험하여 일제와 한국 전쟁 때도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최근에는 '22세기를 위하여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되어 특별 관리를 받고 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500년생 금강소나무의 당당한 모습

1600여 hr에 걸쳐 200~300년 된 소나무만 해도 8만여 그루, 500년생도 다섯 그루나 자라고 있다.

500년생 소나무를 바라 보고 있자니 그 긴 세월동안 휘어지지도 않고, 부러지지도 않고, 하늘을 향해 곧게 자란 위상이 인내와 열정의 상징처럼 보인다.

 

   
이제 막 자라고 있는 어린 금강소나무들

기존의 나무들 외에 앞으로 금강소나무의 대를 이어갈 어린 소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키는 잘 자라고 있는지, 벌레는 침범하고 있지 않은지 지극한 보살핌 속에 금강송의 새로운 100년, 200년을 저 나무들이 이어갈 것이다.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돌아가기 위해 주차장에 오니 한 무리의 카메라 군단이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의 말을 들으니 '1박2일' 촬영이 이곳에서 있을 예정이라 한다. 비교적 유명세를 덜 탄 이곳도 이젠 TV를 보고 찾아오는 사람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지역주민을 위해선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을 해야 하겠지만, 보호해야할 자연을 위해선 너무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지는 않았으면 하는것이 나의 작은 바램이다.

돌아가는 길, 이곳에 들어올 때와 똑 같은 고생을 다시 1시간을 되풀이해야 했다.

 

◎ 금강소나무

일반 소나무보다 곧고, 껍질이 붉다. 200년이 지나면 밑에서 부터 껍질이 거북이 등딱지 모양으로 변하고, 내부는 적색 또는 황색을 띠기 때문에 황장목이라 부르기도 한다.
 

◎ 찾아가는 길

영주~울진 간 36번 국도에서 소광리 푯말이 보이는 광천교에서 917번 지방도를 따라 13km정도 북쪽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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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금강소나무 숲길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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