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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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김원하(교통정보신문, 삶과 술 발행인) 

차(茶)를 마시는 것은 정성을 마시는 것이다


차를 만드는 과정도 그렇고 차를 우려내는 것 또한 정성이 깃들지 않으면 제 맛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청명이 지나면 지난해 가을부터 겨울을 거쳐 지속적으로 광합성과 양분을 공급받아 가장 풍부한 영양소를 지니고 있는 첫물차(雀舌茶)로부터 추분 무렵 따는 네물차까지 때맞추어 차를 따는 일은 모두가 손이 가는 일이다.

▲ 보성녹차밭 전경.
▲ 덕음과정.

찻잎을 따고서도 고르기와 덖음을 아홉 번이나 해야 하는 구증구포(九蒸九曝)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향기 그윽한 차를 얻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모두 수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차는 웬만한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좋은 색과 향 맛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차에 조혜가 깊었던 고승들은 찻잎을 딸 때나 차를 만들 때에 그리고 마실 때에도 망념이 없어야 하고 수미일관(首尾一貫)하여야만 다선일미(茶禪一味)의 선차(禪茶)가 되는 것이라 할 만큼 차를 대하는 일을 수행으로 여길 정도였다.

102세까지 살 수 있는 차茶의 해자

필자도 근년에 들어 녹차를 즐겨 마신다. 아침에 일어나서 첫 번째로 하는 일이 차를 마시며 신문을 보는 일이다. 찻물을 끓이고 식혀서 차를 우려내는 일은 일견 손이 많이 가서 귀찮은 일이지만 녹차향이 잠들었던 영혼을 깨우고 차 따르는 찻물소리 또한 귀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작가 최인호도 차 따르는 속리가 깊은 산골 계곡물 소리와 같다고 했을 만큼 차를 마신다는 것은 커피를 마시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런데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도 차 한 잔 했다고 한다. 차가 들으면 좀 섭섭한 일이겠지만….

연전 중국 푸젠 성(福建省)을 방문했을 때 주자학을 집대성한 중국의 유학자 주희가 말년을 보낸 무의 산을 찾은 일이 있었다.

이 산 입구에 집터미 만한 큰 바위에 차(茶)자 한 자만이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안내자가 이 茶자를 설명하기를 해자(垓字)해 보면 102가 된다는 것이다. 茶자는 초두 변(艸)에 여덟 팔(八)자에 열십(十)을 더하고 점 2개를 찍은 자이기 때문에 초두 변은 十자가 2개니 20이 되고 八에 十을 합하면 80이며 점 2개는 2가 되는 관계로 茶를 많이 마시면 102살까지 살수 있다고 여겨 茶자가 생겨났다는 것. 바로 이곳이 중국의 홍차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필자도 우수개 소리를 할 때 “나는 102살까지 살련다. 고로 차를 마신다”고 녹차 마시기를 권하기도 한다.

연간 건엽 수확량 891톤, 녹차생산 국내최대 생산지

▲ 녹차밭 체험.

국내에는 보성, 제주도, 하동, 강진 등에서 녹차가 재배 되고 있는데 이들 지역은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날씨가 따듯하고 안개가 잦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보성 녹차가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에도 보성의 작설차(雀舌茶)가 맛과 향이 조선에서 손꼽히는 차로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 일정치하에서 일본의 차 전문가들이 차 재배지를 찾기 위해 전국 강산을 다 뒤졌다고 한다. 이 때 찾아 낸 곳이 바로 보성이라고 한다. 1945년 일본의 폐망으로 그들이 떠나게 되자 차밭은 쓸모없이 방치되고 차나무들은 또다시 농촌사람들의 땔감으로 베어지게 된다.

1957년 대한다업은 일본사람들이 조성한 차밭을 인수하게 되고 1962년 박정희 정부의 국토의 효율적인 활용의 일환책인 산지의 개발에 따라 차밭의 재배면적은 15만평으로 늘어나게 된다. 보성군의 차나무 재배농가는 2012년을 기준하여 1006개소에서 318만 평이 조성되어 연간 건엽 수확량이 891톤에 이르고 있어 질 좋은 녹차생산으로 국내최대 생산지로 거듭나게 된다.

지방분해, 충치 예방, 동맥경화 예방, 숙취예방, 노화방지 효능



▲ 녹차돈가스.

녹차가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은 그 동안 여러 학자들에 의해서 검증된 것만 해도 폐, 종양 치료, 해독효과, 정신 집중, 기순환, 신진대사 촉진으로 체중 감소, 지방분해, 충치 예방, 동맥경화 예방, 숙취예방, 노화방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렇게 좋은 차를 많이 마시면 장수할 수 있다는 것도 빈말은 아닌 듯싶다. 차가 바로 웰빙의 정수가 아닌가.

뿐만 아니라 녹차는 각종 음식에도 첨가하여 맛을 내고 있다. 녹차를 분쇄하여 만든 가루는 차로도 마시지만 국수나 아이스크림, 빵, 우유, 셰이크 등 여러 가지 요리의 재료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가루차의 경우 찬물에서도 잘 우러나므로 차가운 생수에 희석하여 마셔도 좋다. 또한 자칫 너무 달아지기 쉬운 디저트 류에 가루차를 넣으면 쌉싸래한 녹차의 맛이 단맛을 중화시켜주면서 맛의 조화를 이뤄준다. 가루차는 보통 잎차보다 맛이 강하지만 물에 녹지 않는 녹차의 좋은 성분까지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성군 직영 보성다비치, 보성의 새로운 명소

▲ 율포해수욕장_다비치전관사진
▲ 해수 녹차탕

 

▲ 제암산 운해
▲ 일림산철쭉군락지

차를 마신다고만 생각 하는 것은 고루한 생각이다. 차를 이용해서 바르기도 하고 목욕도 한다. 보성 사람들은 율포해수녹차탕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1998년 개장이후 보성군이 직영하고 있는 율포해수녹차탕은 지하 120M에서 지하 바닷물을 끌어올린 암반해수와 찻잎을 우려낸 녹수를 이용하여 건강목욕을 즐길 수 있고 백사청송의 풍광과 함께 올망졸망한 남해안의 정취를 함께 조망할 수 있다.

해수녹차탕은 인체의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위장병, 부인병과 함께 피부염을 방지하여 주고 삼투압작용을 통한 인체 내 노폐물의 분비를 촉진시켜 현대병 및 성인병, 관절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 C의 공기산화방지를 통한 피로회복과 땀의 분비량 촉진을 통한 다이어트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보성군이 직영하는 녹차탕 옆에는 6년 전 보성다비치가 오픈 하여 보성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는데 바닷가에 인접하여 여름철에는 피서객들이 해수욕과 더불어 녹차탕을 즐길 수 있다.


제39회 보성다향제녹차대축제 개최

▲ 명차경연대회.
▲ 외국인 덕음체험.


보성군이 고품질 녹차를 수확하는 시기에 맞추어 보성녹차 홍보와 차 문화 보급 및 차 산업 육성,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오는 5월 14일부터 19일까지 보성차밭 일원인 한국차소리문화공원에서 제39회 보성다향제녹차대축제가 개최한다.

이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 받은 유망축제 중 하나인데 올해는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보성녹차’라는 주제로 다신제, 티월드챔피언십, 티아트페스티벌, 한중·일화장토 도자 국제학술심포지엄 및 전시회 개최, 한중일 명차선정대회, 전국 학생 차예절 경연대회, 무아차회 등을 개최하고 체험행사로 차 만들기와 찻잎 따기, 햇차 무료시음, 다례시연, 찻사발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한국차박물관, 세계차식물원, 녹차대축제 홍보관 관람 등으로 세계차와 보성녹차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니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반가운 선물이 됨직하다.


보성다향제녹차대축제, 차밭, 한국차박물관 등 볼거리 풍성

▲ 강하주_보성명주
▲ 한국차박물관

보배로운 고장, 보성의 자랑은 역시 차밭(茶園)이다. 대한다원의 편백나무 숲길은 널리 알려진 풍경. 대한다원은 이제 완전히 관광지가 되어 조용한 차밭을 기대할 수는 없다. 대한다원입구에서 오른쪽 길을 택하면 지난 2010년 가을에 문을 연 한국차박물관을 만난다. 차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면 이곳을 찾아 볼 것을 권한다.

보성다향제녹차대축제를 보러 보성을 찾았을 때 시간이 넉넉한 여행객이라면 단일철쭉 군락지로서 전국최대 규모인 일림산 철쭉도 빼놓지 마시길. 100만여 평에 달하는 철쭉 군락이 장관을 이룬다. 보성강의 시원인 용추계곡이 있는 해발 664m의 산이 일림산이다.

보성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혹 술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보성의 명주 강하주(薑荷酒
:대표 도화자)를 맛보는 것도 센스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강하주는 100% 찹쌀에 생강, 대추, 곶감, 강활, 용안육 등을 부재료로 빚어 100일이 지나야 술을 먹을 수 있는 보성의 전통주인데 대한민국 우수 특산품 대상을 받은 술이다. 대한다원에서 율포해수탕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서울에서 보성을 자가용으로 가려면 가장 쉽고 막히지 않는 코스가 호남고속도로 주암 IC를 빠져나와 주암호를 끼고 달리는 도로다. 주암호변에는 고인돌 공원도 있어 쉬어가기가 좋다.


☞ 잠자리▴보성다비치콘도(061-850-1111)▴녹차리조트(061-852-2600)▴보성유스호스텔(061-853-5885)

☞ 보성관광안내 보성군 문화관광과(061-850-5213)

*게재된 일부사진은 보성군과 대한다원에서 제공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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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色·香·味가 어우러진 녹차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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