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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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강혜진] 스페인 남부의 대도시 세비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 작은 해변마을 네르하. 네르하는 일상을 정지시키고 오로지 휴식만을 위해 그곳을 방문한 각국의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 많은 사람들 중 한국인은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눈을 돌려도 의식할 사람 하나 없는 것이 어쩌면 이곳의 매력이다. 그들은 이미 그 자유로움에 익숙해진 듯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투명한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 수영을 했다.

 

185209.png▲ 스페인 네르하 풍경
 

지금 이 금빛 모래와 여유로운 중년부부가 은은한 파스텔 톤 파라솔에서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고, .. .. 하는 파도소리만 가득한 그곳의 바다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차가운 바다에 몸을 담근다. 온 몸에 힘을 빼고 바다에 몸을 맡겼다. 파란색 하늘을 마주했다. 귀가 바닷물에 잠겨서 작은 소음들도 들리지 않았다. 간간히 아이들이 까르르 거리는 은은한 소리만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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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불현듯 찾아온 여행의 감동. 이 나라를 여행하기 위해서 20권이 넘는 책들을 정독하고, 수많은 책자와 영화, 미술 집들을 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봐야할 것을 보고가자의 여행일정만이 가득하다면, 그것은 흡사 숙제가 되어 나를 괴롭힌다. 다음 종착지도 떠오르지 않을 만큼 지금 이 순간 내가 끌리는 어떤 풍경에 몸을 맡기자. 뭐 어때, 다시오면 돼. 설사 그게 어려운걸 알면서도 이렇게 쿨하게 생각해버렸다. 못보고 간 것은 그때를 위해 남겨둔 것이라고. 이 때 나는 처음으로 이 낯선 나라 스페인에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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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유럽의 발코니 네르하, 불현듯 찾아온 여행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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