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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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레이캬비크의 외곽에 자리한 그 아파트는 크기는 작았지만, 그 안의 고급스러움과 아늑함은 별장이나 스위트룸을 연상케 했다. 간이바, 세탁실, 그리고 멋지게 꾸며진 거실에 자리한 페치카는 이곳의 매력을 더해주었다. 정화와 우성 그들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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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외곽에 위치한 아파트. (그림=트래블아이)

 

우성은 정화보다 먼저 거실로 나왔다. 그의 마음에는 한 가지 목표가 있었다. 바로 정화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 그는 정화가 좋아하는 토마토 파스타와 비스떼카 알라 피오렌티나를 정성스레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 요리들을 만들기 위해, 우성은 서울에서 친구가 운영하는 이탈리아 식당의 주방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화이트 와인 한 병을 옆에 두고, 요리하는 동안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오늘은 내 실수와 오해를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야,' 그는 생각했다.


우성은 레이캬비크의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정성스럽게 식사를 준비했다잊을 수 없는 그날 이후몇 달이 흘렀지만정화의 싸늘한 시선은 여전히 우성의 마음 한편을 얼어붙게 했다우성에겐 그저 평범했던 하루였지만정화에겐 용서할 수 없는 배신의 순간이었다정화의 여자친구와 보낸 그 시간이 말이다.

 

레이캬비크의 아파트는 따뜻한 불빛으로 가득 찼고우성의 마음은 저녁 식사가 두 사람 사이의 긴장된 끈을 풀어줄 수 있기를 바랐다정화가 들어서자달콤하고 고소한 향기가 공간을 채우며 두 사람 사이의 침묵을 부드럽게 감쌌다.

 

"이거... 네가 만든 거야?" 정화의 목소리에 의외의 부드러움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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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과 정화가 저녁을 먹고 있는 사이 그들에게 낯선 그림자가 찾아오고 있었다. (그림=트래블아이)

  

 

우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너와 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해와 화해야. 이 저녁이 그 시작이면 좋겠다."

 

정화는 머뭇거리며 젓가락을 들었다. 그녀의 입가에 서서히 피어오르는 미소가 우성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오해를 풀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사이, 빗소리에 섞여 날카롭게 노크하는 듯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밖에서는 누군가가 천천히 그들의 아파트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림자는 어둠 속에서 빛을 피해 조용히 움직였고, 두 사람의 운명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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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과 정화의 달콤살벌한 아이슬란드 링로드 일주여행...5. 레이캬비크의 첫날밤 그리고 낯선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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