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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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를 떠나기 전 조금만 구글링을 해 보았다면, 자주나오는 이미지인 커다란 바위 울룰루에 대해서 익숙 할 것이다. 울룰루는 나에게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의 로케이션으로, 호주에 관련한 다큐멘터리에서의 신성한 바위로 이미 익숙하다.

그리고 블로깅을 하다보면, 똑같은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울룰루를 정말 멋지게 찍은 사진들을 자주 목격해볼 수 있다. 이미 시각적으로는 익숙해져버린 풍경이지만, 실제로 보는 감회가 어떨지 새삼 설레였던게 사실이다

▲ 호주의 아웃백


작은도시 애들레이드를 뒤로하고 떠나온 호주의 중심부는, 아까말했듯이 그 어떤 지역보다도 호주 원주민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미국흑인과는 사뭇 다른 생김새 때문에 그들이 더 낯설고 신기하게 느껴져 실례되게 계속 쳐다보았는데, 사실 그들에게는 먼 동양에서 온 나의 모습도 매한가지 일 것이다.

호주의 원주민들을 흔히 애버리진이라고 부른다. 이는 AUSTRALIAN ORIGIN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1788년 영국에서 건너온 백인들은 2만 5,000년전부터 살아온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으며 철저히 말살시킨 결과, 초기에 25만명에서 75만명까지 추산되던 인구는 1911년 3만1,000명으로 줄어들었다.

19세기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 원주민 동화정책을 펴던 호주정부는 가난한 부모들에게서 떼어내 좋은 조건에서 양육한다는 명목으로 원주민 자녀들을 부모에게서 강탈, 고아원에 방치했다.

▲ 영화 ' 토끼 울타리

이 세대를 이름하여 이들을 '빼앗긴 세대(Stolen Generation)'라고 한다. 호주 여행을 준비하면서 애버리진들의 역사에 심취해서 그들에 관한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모두 섭렵했다. 그 중 영화 '토끼 울타리' 와 니콜 키드만, 휴 잭맨이 주연해 화제가 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신비로운 애버리진의 이야기를 알 수 있다. 

▲ 영화 '오스트레일리아'


현재 전체 호주 인구의 2%를 차지하는 원주민들은 사실 1967년까지만 해도 인구조사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또 1992년에야 '마보판결'로 원주민들이 토지를 소유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됐을 뿐이다.

애버리진의 존재가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전 노동당 정부가 설립한 조사위원회에서 1997년 '빼앗긴 세대'의 수와 상황을 발표하며 현 정부가 공식사과할 것을 조언하면서부터였다. 이런 현상과 더불어 이제 순수한 애버리진의 피를 가진 원주민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은지도 오래됐다. 그들은 흔적과 의문만 남겨질 뿐 그 누구도 이야기하지않고, 이야기를 꺼려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여행지에서 자주 마주친 호주인들에게 애버리진에 대해 물었을 때, 그들이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지식을 갖고있거나, 아예 우리보다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차원에서 제대로된 역사교육이 부재하고 있는 까닭이었다.
그러나 점점 더 앨리스스프링스에 가까워질수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그 어디에나, 커다랗게 애버리진에 대한 상징과 이야기들이 도배되어있었다. 호주의 아웃백과 토착민들에 대한 신비로움을 가지고있는 관광객들을 십분활용하고 싶어하는 그들의 속내가 보이는 것 같아서 씁쓸함이 가중되었다.

처음 호주에 내렸을 때를 생각하면 점점 사막지역으로 갈 수록 기온이 올라가 한 여름같이 느껴진다. 드디어 앨리스 스프링스에 다달았다. 관광객을 만나는 것도 흔한일이 아니고, 사람조차 적인 이 도시에 따뜻한 날씨와 함께 도착하니, 여유로움에 고마워 몸둘바를 모르겠다. 그리고 그렇게 기대하던 아웃백 투어가 곧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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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⑥강혜진의 REAL 아웃백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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