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에는 유난히 물돌이 마을이 많이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 안동 하회마을이고 예천의 회룡포 또한 너무나 잘 알려진 곳이다. 그에 비하면 영주의 무섬마을은 비교적 유명세를 덜 탄 곳이라 볼 수 있다.
경북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에 위치하고 있는 무섬마을은 '수도리 전통마을'이라는 정식 명칭이 있는 곳이지만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내성천이 휘돌아 나간 모양이 물위에 떠 있는 섬모양을 하고 있다 해서 무섬마을 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다.
'수도리 전통마을'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무섬마을은 안동의 하회마을과 비슷한 집성촌 마을이다. 반남 박씨와 선성 김씨의 집성촌인 이곳에 지금껏 전통한옥이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유지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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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섬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인 수도교 | ||
무섬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선 수도교라는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야 한다. 수도교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다. 모래 위로 흐르는 얕은 물은 속이 훤히 보일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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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우당 | ||
내성천을 바라보며 다리를 건너니 약간 왼쪽으로 적당히 퇴색된 고풍스런 집이 보인다. 바로 '해우당'이라는 이름의 고택이다. 이 고택은 고종 16년 의금부도사를 지낸 해우당 김락풍(1825~1900)이 1875년에 건립한 가옥이다. 해우당 이라는 현판은 흥선 대원군의 친필이라 하고 이 집은 이 마을에서 가장 큰 집이나 현재는 빈 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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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밭이 아름답게 가꿔진 무섬마을의 어느 집 | ||
무섬마을은 위의 해우당 처럼 빈 집도 있으나 대부분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이다.
마을 입구 쪽 어느 집을 지나가다 마당에 심어져 있는 꽃밭이 너무 예뻐서 잠시 들어가 봤다. 낮은 담장과 정갈한 화단 사이를 지나 저 앞에 보이는 고택으로 향했다. 집 마당에 들어서 집 앞에 높여 있는 신기한 물건을 기웃기웃 들어다 보고 있으니 허리가 많이 굽으신 할아버지께서 말을 걸어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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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앞 마당에서 토종벌을 치고 계시는 할아버지댁 | ||
"양봉 하시는건가 봐요~" 벌꿀 통임을 알아채고 할아버지께 여쭤보았다. "이건 양봉이 아니고 토종벌이야~" 하시면서 벌을 치시게 된 내역을 말씀해 주신다. 90이 다 되가는 어르신의 말씀은 잘 알아듣기가 힘들었지만 귀를 기울여 말씀을 듣는다. 집 안을 대충 들여다보니 전형적인 ㅁ자 형 가옥임을 알아볼 수 있겠다. 할아버지께서 여러 말씀을 하셨으나 대충만 알아듣고 (^^;;) “사진을 잘 찍어서 여기를 많이 알려 드릴게요~“ 하니 고개를 끄덕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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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죽재 | ||
할아버지 댁 근처에 있는 ‘만죽재’라고 하는 이 무섬마을에서 가장 대표적인 가옥을 방문했다.
이 마을의 입향조(入鄕祖)인 반남 박씨 박수가 처음으로 지은 집으로 이 마을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집이 지어진 연도는 1666년 이라 하니 근 350년이나 된 고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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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에 고추가 널려있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풍경의 무섬마을 | ||
10월도 중순에 접어들었으나 한 낮의 날씨는 아직 여름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듯 따갑기 그지없었다. 집 앞 마당에 널어놓은 고추며 호박이며 대추 등이 잘 말라가고 있는 모습이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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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송헌 | ||
적당히 퇴색한 모습의 이 집은 '무송헌'이란 이름의 고택으로 선성 김씨의 대종가라고 한다.
이 무섬마을 가옥의 또 하나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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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북부의 전형적인 가옥형태인 까치구멍집 | ||
바로 '까치구멍 집'이란 것으로 태백산을 중심으로 경북 북부 지역에 분포하는 산간벽촌의 주택 형태이다.
그럼 무엇이 까치구멍일까?
초가지붕의 꼭대기를 잘 살펴보면 뽀족하게 솟아오른 곳에 검은 구멍이 보일 것이다. 주로 부엌연기가 자연스럽게 빠져 나갈 수 있도록 지붕마루 양단의 하부에 저런 식으로 구멍을 만들어 환기를 시켰다고 한다. 옛 선조들의 슬기로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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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섬마을 전경 | ||
무섬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내성천 위 강둑에서 마을을 바라보니 기와지붕과 초가지붕이 적당히 섞여있는 고즈넉한 산간 마을의 풍광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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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섬마을의 상징인 외나무다리 | ||
이제 강둑을 내려와 내성천으로 내려오니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란 외나무다리가 보인다.
무섬마을에 수도교가 생기기 이전엔 이 다리가 뭍과 연결해 주는 유일한 통로였다고 한다. 수도교가 생긴 1979년 이후 없어졌다가 최근 (2005년)에 새로 복원해 매년 10월 '외나무다리 축제'를 여는 등 마을의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외나무다리의 길이는 약 150m, 폭은 약 20cm 정도 된다.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이 있듯이 이 폭이 좁은 다리를 지나기엔 그냥 걷기에도 위태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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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나무다리에 앉아 있는 연인들 뒤로 비껴다리가 살짝 보인다 | ||
그럼 양쪽 에서 다리를 건너오다 상대방과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야말로 서커스 하듯이 아슬아슬 비껴가야 할까? 아니다. 다리를 건너다 상대방이 저 편에서 오는 것이 보이면 외나무다리 옆에 짧게 놓여 있는 '비껴 다리'에 서서 기다리면 된다. 그 비껴 다리의 모습은 위에 연인들이 앉아 있는 사진 뒤쪽으로 살짝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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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나무다리위를 달리고 있는 어린이들 | ||
그냥 걷기에도 아슬아슬한 좁은 다리를 아이들은 넓은 운동장이라도 뛰는 듯이 힘껏 달리고 있다. 그래도 되는 것이.. 다리의 높이는 약 60cm밖에 안되고 강물도 발목 정도밖에 오지 않을 정도로 얕아서 빠져도 걱정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무섬마을은 전통마을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마을이지만 전혀 상업화 되어있지 않은 마을이다. '하회마을'처럼 음식을 사먹을 수 있는 곳도 없고, 물이나 음료수를 사먹을 수 있는 가게도 없다. 간혹 민박이라는 표지판을 내놓은 집이 몇 군데 보이기는 했지만 전혀 상업적인 냄새는 나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온전히 사람 사는 마을..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오가는 이도 별로 없어 '고즈넉'이라는 단어가 아주 잘 어울리는 그런 마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