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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종합

동구릉-조선의 왕릉이 모여 있는 세계문화 유산

황희숙

TRAVELI

동구릉-조선의 왕릉이 모여 있는 세계문화 유산

한동안 잠잠했던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안동의 하회 마을과 경주의 양동마을로 올해에 들어서 또다시 떠들썩하게 불이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란 1972년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의거하여 유네스코 가입국 21개가 세계 각국의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하여 선정하는 것들로 크게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기록유산과 무형유산으로 나뉜다.

그렇다면 등록절차는 어떻게 될까? 가입국이 자국의 대상을 선정하면 유네스코 위원회는 여러 측면의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어 이를 선정하는데 유적지, 사찰, 궁전, 주거지, 종교 발생지, 자연들이 이에 해당한다. 최초로 지정된 유네스코 문화유산은 이집트의 누비아유적과 피라미드이며, 이어서 파키스탄의 모헨조다로유적, 예멘의 사나유적, 요르단의 페트라유적 등이 잇따라 지정되었고 스페인, 이탈리아, 중국 등이 세계유산의 3대 보유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유산으로서는 1995년에 지정된 불국사와 석굴암을 필두로 하여 같은 해에 지정된 해인사의 장경판전, 종묘, 1997년에 지정된 창덕궁과 수원화성, 2000년에 지정된 고창․화순․강화의 고인돌유적과 경주 역사지구, 2009년 조선 왕릉에 이어 올해 2010년 마침내 안동의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까지 총 9개이다. 자연유산으로서는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유일하며, 그 외에 기록유산으로서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조선왕조 의궤, 해인사 대장경판 및 제경판, 동의보감과 무형문화재인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등이 모두 한국의 문화유산이자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동구릉은 그 중 바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 곳으로 경기 구리시에 위치하고 있다. 무려 9개의 왕릉이 존재하는데 그리 하야 도성의 동쪽에 있는 아옵능이란 뜻으로 동구릉이 되었다. 1대 태조의 능인 건원릉을 필두로 하여 선조의 목릉, 문종의 현릉, 문조의 수릉, 영조의 원릉, 헌종의 경릉, 현종의 숭릉 등의 왕릉과 경종왕비의 혜릉, 인조왕비의 휘릉 등 두 개의 왕비능이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서 홍살문을 지나 상쾌한 나무숲을 통과해 걸어가다 보면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이 문조의 수릉이다. 23대 왕 순조와 순원왕후 김씨 사이에 태어나 19세의 나이로 대리청정을 시작한 문조는 당시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가 극에 달하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소외되었던 인재를 고루 등용하고 백성을 위한 선정을 펼쳤으며, 실학파 박지원의 손자 박규수와 교유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타문화 수용에 긍정적인 자세를 가진 어진 왕이었다고 한다. 허나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했고 그리하여 22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 아들 헌종이 왕위에 올라 익종으로 추대 하였으나 고종 때 문조익황제로 재차 추존 되었다.

수릉과 인접한 현릉은 조선 5대왕 문종의 능으로 세종대왕의 맏아들이다. 37세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며 조선 건국 이래 최초로 적장승계 원칙에 따라 등극한 임금인데 재위 2년 4개월 만에 병사하여, 어린 아들 단종이 즉위하였고 세조 반정으로 인해 단종이 죽는 비극의 발단으로서도 잘 알려져 있다. KBS 드라마 ‘왕과 비’에서 단종으로 나왔던 정태우의 열연이 아직도 선연히 기억난다.

목릉은 14대 왕 선조의 무덤으로 선조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그리고 임진왜란의 성웅 충무공 이순신이다. 7년 동안에 두 차례나 벌어진 대란으로 국토는 황폐화 되었고, 이를 복구하기 위해 만전의 힘을 기울였으나 거듭된 흉년과 정치의 불안정으로 끝내 성과를 이루지 못한 왕으로 외려 왕보다는 그 시대의 위인들이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앞서 말한 이순신 장군과 권율 장군, 십만양병설의 유성룡, 유학의 두 거성 율곡 이이와 퇴계 이황에 이르기까지. 정작 본인은 전쟁으로 황폐화 된 국토를 복구하지 못한 불명예를 안고 죽었지만 뭐랄까 역시 난세에는 인물이 많이 나는 것 같다.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은 조선 왕릉의 표본으로서 고려 공민왕의 현릉을 능제를 따르고 있으나 고려 시대에는 없던 곡장을 봉분 주위에 두르는 등의 미묘한 차이가 있다. 다른 왕들처럼 잔디를 심지 않고 억새풀을 덮은 것 또한 특징 중 하나인데 고향을 그리워하는 태조를 위해 그의 아들 태종이 고향에서 흙과 억새를 가져다 덮어주었다고 한다.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의 능인 휘릉에 인접한 영조 원릉은 본래 효종의 영릉이 조영되어 있었는데 석물에 틈이나 빗물이 스며들 염려가 있다고 해 천봉하기로 하여 봉분을 열었으나 깨끗하여 당론 끝에 영릉도감 책임자까지 파직되었던 사건이 일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영조는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BC 드라마 ‘동이’의 아들 연잉궁이 보위에 오른 왕인데, 국사를 배울 때 빼놓지 않고 나오는 탕평책을 펼쳤으며 이와 반대로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넣어 죽인 비정한 아버지로도 알려져 있다. 그 덕에 ‘동이’에 앞서 방영된 드라마 ‘이산’에서도 무시무시한 아버지 왕으로서의 이순재를 보는 재미를 더해주기도 했다.

원릉을 지나 경릉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아름답다. 울창한 나무 아래에 고운 흙이 깔린 길인지라 산책코스로도 제격이다. 현종의 경릉 가는 길에는 자연학습장길이 따로 있는데 개방시간 정해져 있어 시간을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경릉은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세 개의 능이 있는 곳인데, 해가 서서히 산 너머로 지며 그늘이 지는 경릉은 그에 무색하게 조금 쓸쓸한 감이 맴돈다. 경릉을 등지고 혜릉에 이르렀다 마지막 왕릉 현종의 숭릉에 가려고 하였지만 현재는 입장이 불가능하다. 매표소에서부터 시작하여, 능관리소를 지나 수릉, 현릉, 건원릉, 목릉, 휘릉, 원릉, 경릉, 혜릉을 모두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여.

돗자리 하나 들고 가족들과 나무 그늘에 앉아 노닥노닥 시간도 보내고, 능도 둘러보고 자연학습장으로 산책도 다녀오자면 하루 만에 둘러보기도 벅찰 것 같은 알찬 곳이다. 요즘 같이 가을도 깊어져 단풍이 물드는 계절에는 단풍 구경도 하고 아이들 학습도 할 겸 동구릉으로 나들이는 어떨까.

1. 관람시간
- 하절기(3~10월) : 06:00~18:30(매표 17:30분까지)
- 동절기(11~2월) : 06:30~17:30(매표 16:30분까지)
2. 관람요금 : 대인 1000원 / 소인 500원(1개월 상시관람권 10,000원)
3. 문의 : 031)563-2909/564-2909/565-2909
4. 홈페이지 :
http://donggu.cha.go.kr/
5. 교통편
- 버스 : 청량리에서 88번,202번 / 강변역에서 1번, 1-1번, 92번
- 전철 : 중앙선 구리역 하차 마을버스 2번,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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