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의 쥬메이라 오픈 비치에 들어선 순간 제가 느낀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답니다. 무려 41도씨의 몸이 타들어가는 듯한 더위를 뚫고 약 10분간 걸어 도착한 비치였건만 오랜시간 에메랄드 빛의 쥬메이라 비치와 아름답게 어우러진 버즈 알 아랍의 모습을 상상하며 기대했던 제게 그 둘을 떡하니 갈라놓은 높고 단단한 장벽은 아름다운 그곳의 풍경에 미처 눈길을 줄 새도 없이 머릿속이 온통 실망감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이 장벽. 그런데 결국 이 실망감으로 인해 결국 지나던 택시를 잡아타고 계획에 없던 인공섬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인공섬 모노레일을 타고 말할 수 없이 기뻐한 것을 생각하면 정말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이렇게 와닿을 수가 없네요. 지금은 모두 지난 일이라 이렇게 쿨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정말이지 이런게 또 여행의 묘미인 것 같구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전 그럼 내가 본 모든 쥬메이라 오픈 비치의 사진이 쥬메이라 계열의 호텔에서 묵어서 혹은 백달러 이상의 돈을 지불하고 비치에 들어가 사진을 찍은 것인가 그건 말도 안되지 않나 라는 의문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열심히 사진을 뒤져보니 아뿔싸! 저희가 너무 장벽 가까이 갔던게 문제였더군요. 오히려 버즈 알 아랍에서 더 멀리 해안선을 따라 걷다보면 와 하고 탄성이 나올 풍경이 저 멀리에서 보여지더라구요. 바다는 충분히 아름다웠으나 더위에 하얗게 질린데다가 욱 하는 제 성격 때문에 더 큰 실망감을 얻게되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그곳에 서서 정작 아름다운 풍경을 놓쳐버렸네요.
참 다행인 것은 이 사진들. 다행히 한 1분여간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댄덕분에 흥분이 가라앉은 지금 뒤늦게나마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네요. 왜 이런 아름다운 바다를 눈앞에 두고도 그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나 뒤늦은 후회가 밀려오지만 지금와 후회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역시 한여름 두바이 자유여행은 정말 아무나 하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혹시 자유여행을 하시더라도 돈 아낀다고 5분 이상 걷지마시고 꼭!!! 택시를 이용하세요.
쥬메이라 오픈 비치 입장은 당연히 무료구요, 비치에 가시면 저처럼 장벽 근처에서 어슬렁대지 마시고, 사진에 보이는 저~ 멀리 버즈알아랍 반대편, 사람들이 해수욕하는 근방으로 가셔서 비치와 어우러지는 버즈 알 아랍의 아름다운 풍경 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