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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땅 라틴아메리카 -적도에서 정글 속으로(2)

4명의 악동들 정글의 체취에 빠지다

최일순

TRAVELI

신화의 땅 라틴아메리카 -적도에서 정글 속으로(2)

   
트럭의 적재함에 구겨진 채 들어간 4명의 여행자들이 활짝 웃으며 피로를 씻어내고 있다. 
바로 뒤따라 오리라던 자동차는 2시간 이상을 우리를 아래위로 뜨거운 쓰레기 매립장 앞에서 기다리게 한 뒤에야 모습을 나타냈다. 이윽고 나타난 자동차를 향하여 일제히 쏘아져간 우리는 뚱뚱한 아저씨만이 안쪽의 승용칸 쪽으로 다가가고, 적재함 쪽의 공간으로 4명이 일제히 달려들고 있었다.

이때까지도 나는 가득 짐을 싣고 마지막 부분의 약 40cm 정도만의 공간을 남겨둔 적재함에는 나 혼자이거나 브라질 청년과 둘 정도만이 타고 가게 될 줄로 짐작을 하고 있었었다. 앞쪽의 승용칸은 90헤알, 뒤쪽의 적재함은 50헤알이라며 어디에 타고 갈 것인가를 묻는 브라질 청년에게 나는 활짝 열린 적재함의 공간에서 돈도 아끼고 맘껏 정글의 정취를 느껴보고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적재함이라고 대답을 했던 것 이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 적재함을 선택한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배를 타고 온 우리 일행 4명 모두 적재함을 선택했던 것이었다. 6인승 지프형 승합트럭은 짐칸에 높이 2m 정도의 짐을 잔뜩 동여매어 두고 있었으며 뒤쪽의 마지막 공간 40여cm만을 우리 4명을 위한 공간으로 남겨두고 있었다.

깊이가 불과 30cm도 되지 않는 그 공간으로 4명의 사내가 뛰어 올라 구겨져 들어가고 있었다. 그렇다! 그것은 구겨져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험한 차 많이 타보았다고 나름대로 자부하는 나였지만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었다. 아크로바틱에 가까운 온몸을 웅크린 포즈로 적재함 안으로 기어들어간 우리는 그야말로 움짝달싹을 할 수가 없었다.

행여나 떨어질 새라 적재함의 칸막이와 짐을 동여맨 밧줄을 있는 힘껏 부여잡은 우리를 실은 자동차는 한차례 발을 구르곤 마라톤선수마냥 힘차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의 가운데서 이글거리며 타고 있는 적도의 태양빛을 온몸으로 여과 없이 받고 있는 우리는 속도에 의한 씽씽 거리는 바람에 덥지는 않았으나 금세 햇빛에 노출된 부분들이 불에 덴 듯 발갛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작은 청년의 가시관 모자도 이미 초반에 바람에 날아가 버렸다. 꺽다리 청년은 참다못해 웃통을 벗어 머리서부터 뒤집어쓰고 있었다. 나는 조금씩 몸을 움직여 간신히 그럭저럭 정좌 자세를 만들어내고는 의지와 상관없는 명상의 자세로 뒤로 밀려나는 도로와 주변 풍광을 감상했다.

아직은 포장도로가 이어지고 있는 길의 양옆으로 180도 펼쳐진 풍광은 낮은 관목들이 듬성한 사바나의 경치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붉은 빛의 바스러지는 사암들이 지평선에 까지 닿아 있었으며 듬성듬성 키높이 정도의 나무와 풀! 그리고 키 낮은 관목들은 게으른 농사꾼이 씨앗을 대지에 대충 손으로 뿌린 듯 점점이 흩어지며 펼쳐져 있었다.

자세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처음 한동안은 서로 즐거워들 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이야기하며 키득거리고 웃고, 작은 청년은 쉼 없이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대고 있었다. 꺽다리 청년이 말했다. 이제 조금 더 가서 갈림길에서부터는 비포장도로로 들어갈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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