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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아이슬란드 키르큐펠...보자마자 반해버리는 아이슬란드 최고의 명소

최치선 기자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아이슬란드 키르큐펠...보자마자 반해버리는 아이슬란드 최고의 명소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아이슬란드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인 풍경을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키르큐펠을 추천한다 스나이펠스네스 반도의 북쪽 해안, 그룬다르피외르뒤르(Grundarfjörður) 마을 인근에 자리한 키르큐펠은 높이 463m의 산으로, 언덕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설수록 묵직한 산세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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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큐펠 (사진=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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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큐펠 세로컷 (사진=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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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큐펠을 보면서 카약을 탈 수 있다 (사진=최치선 기자)

 

뾰족한 실루엣의 키르큐펠은 스위스의 마테호른을 닮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많이 사진으로 기록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의 사진작가들이 이 산을 프레임에 담기 위해 모여드는 이유다. 날씨와 빛, 구름의 움직임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키르큐펠은 같은 자리에서 셔터를 눌러도 매번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이곳은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 6·7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극 중 ‘화살촉 산(Arrowhead Mountain)’으로 등장하며, 하운드와 북쪽 원정대가 와이트를 포획하던 장면의 배경이 됐다. 현실의 풍경은 극적인 연출 없이도 이미 충분히 서사적이다.

국내 여행자들에게는 전북 진안의 마이산 숫마이봉을 떠올리게 한다. 각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뾰족하게 솟은 봉우리의 인상은 묘하게 닮아 있다. 낯선 땅에서 익숙한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순간, 여행은 한층 가까워진다.

 

지질학적으로 키르큐펠은 화산은 아니다. 빙하기 동안 주변을 덮었던 빙하 위로 돌출된 누나탁(nunatak) 지형으로, 한때 이 지역을 이루던 지층의 일부가 남아 형성됐다. 정상부에는 응회암이, 그 아래로는 홍적세 용암과 사암이 교차하며 켜켜이 시간을 쌓아 올렸다. 수만 년의 시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지금의 키르큐펠이다.

 

사진 촬영을 위해서는 산 아래로 내려가 폭포가 함께 들어오는 지점을 찾는 것이 좋다. 키르큐펠만 단독으로 담는 것보다, 앞쪽에 흐르는 세 개의 폭포를 프레임에 넣으면 풍경은 훨씬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물의 흐름과 산의 정적이 한 화면 안에서 대비를 이루며, 이곳이 왜 ‘사진가의 성지’로 불리는지 실감하게 된다.

 

여름철에는 오로라를 볼 수 없지만, 대신 카약을 타고 물 위에서 키르큐펠을 바라볼 수 있다. 잔잔한 수면 위에 비친 산의 윤곽은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육지에서 바라본 모습과는 전혀 다른, 느린 시선의 여행이다.

 

아직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키르큐펠의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궁금해진다. 오르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고, 오르면 또 다른 기억을 남길 산. 키르큐펠은 그렇게, 아이슬란드 여행의 한 장면으로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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