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덕산에서 바라본 평창 풍경(사진=최치선 기자)여기까지는 아무일도 없었다. 그런데 산행 당일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생겼다. 지하철을 환승하면서 반대로 가는 것을 탔다. 결국 사당에 도착했을 때는 버스가 보이지 않았다. 1분도 기다리지 않는 정시출발 버스이기 때문이다.
순간 당황했으나 백덕산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백덕산 가는 방법을 검색하자 기차와 버스가 나왔다. 나는 조금이라도 빠르게 가고자 서울역에서 KTX를 타기로 했다. 다행히 8시 5분에 출발하는 강릉행 KTX가 있었다. 둔내에 9시 20분 도착예정이었다. 7시에 산악회 버스가 사당에서 출발했으니 잘하면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스마트폰에서 내비를 열고 백덕산 등산코스를 찾아보았다. 들머리는 문재쉼터, 날머리는 먹골이었다. 택시를 타고 문재쉼터에 내려 등산로 입구를 찾았다. 곧 백덕산 방향 표지판을 발견한 나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 문재터널 옆 문재쉼터에 있는 등산로 표지판 (사진=최치선 기자)[백덕산 개요]
백덕산(白德山)은 영월군 무릉도원면 백년계곡길에 위치한 높이 1350m의 산이다. 겨울철에 내린 하얀 눈이 늦봄까지 산봉우리를 덕스럽게 덮고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백덕산은 예로부터 4가지 재물, 즉 동쪽의 옻나무, 서쪽의 산삼 그리고 남쪽과 북쪽에는 흉년에 먹는다는 흙이 각각 있다고 하여 ‘사재산(四財山)’이라고도 불린다.
백덕산의 산세는 험한 편이어서 능선 곳곳마다 절벽이 많다. 가을과 겨울에 빛깔 고운 단풍과 하얀 눈옷을 거듭 갈아입어 절경을 이루며, 등산로에는 수많은 폭포와 계곡이 형성되어 있고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있어 몸과 마음이 힐링된다.
바위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서는 가리왕산과 오대산을 비롯해 남쪽의 소백산, 서쪽의 치악산맥이 한눈에 보인다.
[산행코스] 11.6km. 식사시간 포함 약 6시간
문재쉼터-925고지-헬기장-사자산 갈림길-당재-백덕산정상-1280봉-헬기장-먹골 (6시간)
[산행기]
문재쉼터에서 시작한 산행은 정상까지 계속 능선을 따라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기대했던 눈은 오지 않았지만 날씨는 더없이 청명해서 기분은 좋았다.

▲ 백덕산으로 올라가는 탐방로 (사진=최치선 기자)문재쉼터 옆 산불감시초소를 통과하자 가파른 등산로가 나왔다. 이 길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임도다. 임도에서 왼쪽으로 30m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 능선으로 오르는 이정표가 시야에 들어온다. 주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헬기장을 지나 1125봉 삼거리 이정표를 만난다. 우측길은 사자산으로 가는 길이며 좌측은 백덕산으로 가는 길이다. 좌측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당재를 지나 작은당재로 이어지고 1275봉 전 삼거리에 닿는다. 우측길은 정상으로 가는 길이며 좌측길은 하산해야 할 먹골로 가는 길이다. 문재쉼터에서 산악회 대장과 통화를 했다. 날머리인 먹골에서 버스가 3시30분에 출발한다고 들었다. 점심 먹는 시간을 아끼면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 백덕산 탐방코스 중에 본 풍경 (사진=최치선 기자)처음에는 복잡하기만 했던 일들도 혼자 산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버릴 것과 취할 것이 보이고 결론에 도달한다. 대부분은 욕심 때문에 생긴 문제들이기 때문에 버리면 가벼워진다.
정말 중요한 것은 10개 중 하나가 될까 말까 한다. 그만큼 중요하지 않은 일로 고민하는 어리석음을 산속에서 깨닫게 된다.
▲ 서울대 나무 (N자 나무) 사진=최치선 기자정상을 300미터 앞두고 백덕산 명물인 서울대 나무(N 나무)가 나온다. 백덕산 산행에서 꼭 사진으로 담아야 할 인증샷 중 하나다.
서울대 나무를 지나서 우측 가파른 바위길을 따라 15분 정도 오르면 백덕산 정상이다. 정상은 바위로 많은 사람이 서 있기 어려워 보였다. 다행히 대장과 두세 명만이 표지석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있었다.

▲ 백덕산 정상에 있는 표지석 (사진=최치선 기자)


▲ 백덕산 하산코스 (사진=최치선 기자)대장과 뒤에 남은 일행을 따라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은 정사에서 다시 삼거리로 내려와 우측 먹골로 내려가면 된다. 1255봉 헬기장 삼거리에 닿으며 우측길은 먹골 방향이며 좌측길은 운교 마을회관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내려가는 도중 앞서간 산악회 회원 몇 명이 옹기종기 모여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서둘러 정상까지 오느라 식사를 하지 못한 나는 마침 자리를 내주는 회원에게 기다렸다는 듯 인사부터 하고 털썩 앉았다. 나에게 자리를 권한 회원은 이번 백덕산이 100명산 완등 기념산행이었다.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1년 만에 100좌를 완등한 것이었다. 앞으로 리마인드 100명산을 시작하겠다고 한다. 회원의 환한 웃음을 보며 100명산을 완등해서 저렇게 활짝 웃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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