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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을 공업용수로 전락시킨 거대한 사기극

황인철

TRAVELI

4대강을 공업용수로 전락시킨 거대한 사기극

“우리는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저 강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두 손 오므려 목을 축일 그날이 올 때까지...”

글. 황인철(녹색연합 4대강현장팀장)


흐르는 물을 그 자리에서 두 손으로 떠 마실 수 있는 맑은 강. 상상만 해도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다. 이런 강을 만들겠다며 시작한 것이 바로 4대강사업이었다. 앞서 인용한 문구는 바로 4대강사업 초기 정부에서 만든 홍보영상에 등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4대강사업이 완공된 후 4대강은 어떻게 변했을까? 정말 지금이라도 강으로 가 얼굴을 담가 목을 축일 수 있는 걸까?

녹색연합은 4대강사업 이후 정부 말처럼 수질이 개선되었는지를 직접 검증해 보았다. 환경부에서 측정한 사업 전(2006년)의 COD수치와 사업 후(2012년) COD수치를 비교해 보았다. COD는 수질을 나타내는 지표 가운데 하나이다.

그 결과 총 20개 지점 가운데 75%에 해당하는 15개 지점에서 수질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4대강 사업 전에 3급수 이상이었다가 지난해 4급수 이하로 나빠진 곳이 전체의 70%인 14곳에 달한다는 것이다.

3급수 이상은 생활용수로 사용가능하나 4급수부터는 농업용수 또는 공업용수로만 사용할 수 있다. 낙동강은 전체 9개 지점 중 최상류 2곳을 제외하고 7곳이 4급수 이하로 나빠졌다. 천만 시민의 식수원을 공업용수로 전락시킨 것이 바로 4대강사업이다.

▲ 4대강 공사 전과 후의 모습

▲ 4대강 공사전과 후의 모습(2)

한마디로 수질개선이라는 4대강 사업의 목표는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사실 작년 여름, “녹조라떼”라 불리는 대규모 녹조현상이 일어날 때부터 4대강사업이 강물을 썩게 만든다는 것은 자명했다. 거대한 16개의 댐에 의해 가로막힌 4대강은 “고인 물은 썩는다”는 상식에서 예외일 수 없다.

이 모든 일은 거짓말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최근들어 부쩍 바빠지신 분이 있다. 바로 심명필 전 4대강사업추진본부장이다. 그분은 최근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4대강의 보는 수질개선과 무관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그동안 정부의 논리와 완전히 상반된다.

그분이 총책임자로 있었던 4대강사업추진본부가 발간한 <4대강의 진실>이라는 홍보물에는 “보는 물 저장량을 늘리고 수위를 적절히 조절해 수질을 개선하는 큰 물그릇을 만드는 일입니다.”라고 적시되어 있다.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또한 2009년 국정감사에서
“보를 만드는 것이 물그릇을 키워서 수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답한바 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생방송에 나와
“보를 설치하면 수질이 악화된다며 반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21세기 대한민국 기술수준에서 보를 설치해 수질이 나빠지는 계획을 한다고 하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심명필 본부장의 말바꾸기는 정부가 그동안 거짓말로 국민들을 속여왔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다.

지난 1월17일 발표된 4대강사업에 대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4대강의 보는 잘못된 설계 기준에 따라 부실하게 시공되었고, 균열과 누수, 하상보호공 유실 등 안전상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총체적 부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들은 사업 초기부터 환경단체들이 여러차례 지적했던 것들이다. 그럴 때마다 정부의 고위 공무원, 장관, 친정부 교수, 심지어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4대강사업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그들은 “보는 안전하다”고, 그리고 “녹조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4대강사업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환경단체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5년 내내 계속된 정부 측 주장과 해명이 모두 “거짓말”이었음을 증명해준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인해 국민들은 22조원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강에서 죽어간 무수한 생명들의 목숨에는 값조차 매길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거짓말”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거짓으로 일관한 거대한 국민사기극이 4대강사업의 실체이다. 이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 첫단추는 거짓말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나아지지 않는다”라는 프랑스 격언이 있다.

거짓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 진실이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4대강사업의 진실을 바로 세우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썩어가는 강물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해답은 고인 물을 다시 흐르게 하는 것이다. 보의 수문을 개방하고, 나아가 보를 없애는 것이다.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식수원의 수질만큼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것은 없다. 새 정부는 “4대강 복원”이야말로 썩어가는 강물을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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