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콜드 워>
지난달
25일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과 폐막식 상영작 예매 서비스 시작 결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개막작 <콜드 워(Cold War, 렁록만·써니 럭 감독)>가 예매 서비스 오픈 1분 34초 만에 매진된 것이다.4일 부산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BIFF 개막작으로 상영된 <콜드 워>는 어떤 영화일까? 주인공의 인터뷰, 영화의 구성과 연출의도 그리고 스토리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양가휘와 곽부성의 명연기로 상영전부터 일찌감치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콜드 워>는 예상했던 것처럼 영화는 상영 내내 뜨거웠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문을 연 영화 <콜드 워>는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는 경찰조직에서 벌어지는 인간 내면의 욕망, 양심과의 싸움을 밀도 있게 그려낸 새로운 유형의 범죄 수사극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았던 단순 홍콩 범죄물과는 구성과 전개가 확연히 다르다.
특히, 디테일한 리얼리티를 강화하고 외부와의 싸움에서 내부의 갈등이 사건 해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찰해 나간 탁월한 심리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영화 <콜드 워>에서 주인공으로 열연한 곽부성(좌)과 양가휘(우)
먼저
<콜드 워>를 이끈 주인공의 얘기를 들어보자. 상영전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곽부성은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가지고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는 두 인물 중 결국 누가 승진할 것인지 관객들을 무척 궁금하게 하는 재미난 요소까지 있다. 나는 양가휘와 그런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게 무척 흥미로웠다”며 “한국 관객들이 보기엔 두 감독님이 신인이라 의아하실 수 있지만, 두 분은 홍콩 영화계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몸 담아 오신 분들이다. 한 때 홍콩영화계가 침체기는 있었지만, 우리는 그간 노력들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이번 영화가 그 점을 알아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양가휘 역시 “<콜드 워>는 큰 도전이었다. 나는 물론 곽부성도 실제와는 너무도 다른 상반된 캐릭터를 맡아서 연기했다. 어쩌면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뀌었다면 연기하기가 조금은 수월했을 것이다” 면서도 “ 이 영화는 기존 홍콩 인질극과 꽤 다른 양상을 보인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얼마나 무서운지, 사람과 사람간의 모순, 문제점이 다가 아닌 홍콩 경찰 시스템, 안보 등의 문제까지 요즘 홍콩의 현실적인 모습을 그대로 반영했다. 더 넓은 시각으로 홍콩 경찰을 바라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콜드 워>의 구성과 스토리를 살펴보자. 어떤 조직이나 존재할 법한 내통자가 경찰조직 내에도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너무나 뻔한 주제와 스토리일 것 같다. 하지만 내통자는 왜 범죄조직과 내통하는가? 그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콜드 워>에서 두 감독 렁록만과 써니 럭은 내부의 적을 밝혀나가는 과정을 전작들과는 다른 이야기로 시작한다. 감독들의 의도대로 이 영화에서 내통자의 목적은 관객들이 예측하기 힘들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아주 새로운 홍콩스타일로 그려진다.
이 영화는 두 감독처럼 젊은 피에 의한 새로운 유형의 범죄영화의 탄생을 예고했다.
세 번째는 스토리다.
‘콜드 워’는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경찰 조직 내에 내통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들의 목적을 파헤치고 내부 스파이를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경찰관 5명이 피랍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게 되는 이 영화는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첩보형 액션을 새로운 스타일로 그려 나간다.
세계에서 가장 치안이 안전하다고 자랑하는 홍콩에서 경찰관 5명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무처 처장은 해외출장 중이고, 두 명의 부처장 션 라우 와 M.B. 리는 경쟁적으로 사건 해결에 나선다.
두 사람은 차기 처장 자리를 다투는 라이벌이며, 상대를 신뢰하지 않는다. 리 부처장이 처장의 직무대행 자격으로 사건을 풀어나가지만 곧 벽에 부딪히고, 라우 부처장이 뒤를 이어받지만 그 역시 함정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두 사람 다 홍콩의 반부패 수사기관인 염정공서(ICAC)의 조사를 받는 처지에 이른다. 우여 곡절 끝에 사건은 해결되지만, 범죄와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영화는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라우와 리 부처장의 대립구조를 부각시킨다.
외부와의 싸움에서 내부의 갈등이 사건 해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찰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자기 과신, 공명심과 권력욕 모두가 관계되어 있다.
즉, 두 감독이 밝혔듯이 <콜드 워>는 선과 악의 대립구도보다, 인간 내면의 본연적 욕망과 양심과의 싸움을 보다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 영화는 잘 짜인 범죄영화이면서, 동시에 탁월한 심리영화이인 셈이다.
한편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3일까지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해운대 메가박스 등 부산 일대 극장에서 75개국 304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