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촬영장소: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엘리스 스프링스 가는 길)
끝없이 펼쳐진 호주의 내륙, 애들레이드에서 엘리스 스프링스로 향하는 길은 마치 시간의 결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했다. 뜨거운 바람이 차창을 스쳐 지나가고, 지평선 위로 묵묵히 이어지는 도로는 나에게 또 한 번 길의 의미를 묻고 있었다.
‘길’은 소통과 이동의 통로이다. 즉,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의 연결을 의미한다. 보통의 ‘길’은 땅 위에 낸 일정한 너비의 공간이지만, 과학이 발달한 지금의 ‘길’은 바다, 하늘은 물론 땅속과 우주까지 확대되었다. 우리가 보지 못할 뿐, 셀 수 없는 이동의 흔적이 세상을 촘촘히 묶고 있다.
여기서 좀 더 ‘길’에 대한 의미부여를 하면 인터넷이 만든 가상공간의 셀 수 없이 많은 ‘길’을 들 수 있다. 앞으로 통로로서의 ‘길’이 인터넷을 통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연결되고, 그 길을 따라 모든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오프라인의 길은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존재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내륙의 길 위에서만큼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물리적 길’이 주는 신뢰와 묵직함이 남아 있었다. 바람, 흙, 태양, 그리고 직선으로 뻗은 도로. 이 모든 것이 말없이 나를 앞으로 이끌었다.
(사진/글: 최치선 기자)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두 개의 \'길\'](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b79e136d-2810-4988-b368-74ac9583c200/00-legacy-cover-217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