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고에는 사이타마현 남부에 있는 도시로 도쿄에서도 가깝다. 한국으로 치자면 경기도권이라 볼 수 있는 곳. 가와고에가 관광지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유는 에도시대의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어 에도시대의 정취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에도라고도 불리며, 작은 수공예품들부터 맛있는 먹거리까지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상점들로 가득하다.
내가 방문했던 곳은 쿠라즈쿠리 거리라고도 불리는 가와고에의 1번가 거리. 가와고에에는 쿠라즈쿠리 거리 외에도 혼마루고덴, 가와고에 성등 볼 거리가 다양하니 기호에 맞춰 여행계획을 세워 보자.
쿠라즈쿠리 거리를 들어서면 이차선 도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늘어선 건물들이 인상적이다. 기와로 된 지붕에 검정 칠이 된 벽을 한 건물들은 모두 에도시대의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쿠라즈쿠리'는 일종의 집짓기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건물들은 벽이 검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유는 메이지 26년에 일어난 가와고에의 대화재 때문이다. 당시의 화재로 인해 가와고에의 시가지가 대부분 소실되었고 그 후, 내연성이 있는 도료를 벽에 칠하여 화재를 예방하기 시작했는데 이 때문에 벽이 검은 건물들이 생겨났다. 검은 벽과 오래된 기와가 주는 묘한 느낌이 멋스럽다.
거리에는 도키노타네(시각의 종)라고 불리는 종탑이 하나 있는데, 시간을 철저히 지키던 옛 가와고에의 방주가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00년이 지난 오늘 날까지 가와고에 시민들에게 시간을 알려주고 있다.
쿠라즈쿠리 거리에는 일본의 관광지 답게 예쁜 수공예품들을 파는 가게가 많다. 어디에 쓰는지 모를 정도로 작은 물건부터 우산, 신발, 옷 등 종류도 다양하다.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한다면 눈이 핑핑 돌 정도. 그러나 가격표를 본다면 금새 구매욕구가 떨어져버린다. 엄지손가락만한 인형이 300엔이라니... 가난한 여행자는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이외에도 거리에는 마츠리 박물관, 쿠라즈쿠리 자료관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쿠라즈쿠리 거리의 또 다른 명물인 과자거리에는 여러가지 일본 과자를 판매하는 상점이 늘어서 있다. 불량식품을 파는 소매점 같은 느낌이다. 특히 가와고에의 특산물 중 하나인 고구마로 만든 과자들이 많다. 얼마 전 '우리결혼했어요'라는 TV프로그램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용서커플'의 일본여행도 바로 가와고에다. 아마 소녀시대의 서현이 고구마를 엄청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때문에 여행지가 가와고에였던 듯. 과자거리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지만, 돌로 만들어진 골목길 바닥이 꽤나 운치있다. 일단 과자거리에 왔으니 맛을 봐야하지 않겠나! 과자거리에 있는 상점들 중 한 곳을 골라 들어갔다. 고구마로 만들어진 과자를 하나 구입했는데, 과자라기 보다는 빵과 떡의 중간 느낌? 고구마 앙금을 크레페 반죽으로 싼 느낌의 과자였는데 너무 너무 달아서 하나를 먹은 후엔 손이 가지 않았다. 맛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나는 단 음식을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달콤한 것을 좋아한다면 입맛에 딱 맞을 지도 모르겠다.
일본의 여름은 굉장히 덥다. 가와고에가 장어의 특산지이기도 하고, 몸보신도 할겸 겸사겸사 장어덮밥집을 찾아갔다. 장어가 비싸긴 비싸다. 런치였는데 850엔정도 게다가 장어도 엄청 조그맣다. 배가 고파서였는지 금새 한그릇을 비웠다. 하지만 정말 비싼! 품질좋은! 장어를 먹을 계획이 아니라면 굳이 음식점에서 장어덮밥을 먹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일본의 마트에는 꽤 맛 좋은 장어 덮밥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맛도 거기서 거기인 듯.
도쿄의 화려한 네온사인이 한국의 그 곳과 비슷하다 생각되어 실망했다면, 가와고에에 한번 가보자. 도쿄에서 전철로 3~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데다가, 낮은 건물들과 잘 보존된 옛 건축물들이 주는 한적함은 당신이 지금 일본에 있음을 더욱 실감나게 할 것이다.
TIP
- 가와고에의 전철역에 있는 '가와고에 안내서'를 챙기자. 지도는 물론 교통정보가 상세하게 적혀 있기 때문에 여행이 훨씬 수월 해 진다.
- 도쿄의 신주쿠역과 이케부쿠로 역에서 사이타마 까지의 전철과 사이타마 내의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프리쿠폰을 살 수 있다. 가격은 980엔 정도
가는길
- 토부토조센 이케부쿠로역 > 가와고에역
- 세이부센 신주쿠역 > 혼카와고에역
가와고에역에서 남쪽출구로 나가면 쿠라즈쿠리 거리를 경유하는 버스 승강장이 있다.
* 기자가 일본을 여행했던 시기는 2010년. 본문 내의 가격은 현재 상향되었을 수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