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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물결 따라 단풍 속으로…10월 강원은 철원·인제다

서동휘 기자
꽃물결 따라 단풍 속으로…10월 강원은 철원·인제다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가을이 깊어지는 10월, 강원의 산과 들이 계절의 가장 화려한 색을 입는다. 꽃밭에는 코스모스와 백일홍이 바람을 타고 흔들리고, 내설악 깊은 계곡에는 붉고 노란 단풍이 내려앉는다. 한쪽에서는 분단의 역사를 마주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문학과 산사의 고요 속에 머무는 여행. 올가을 강원 여행의 무대는 철원과 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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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고석정 꽃밭(제공=강원관광재단)

강원특별자치도와 강원관광재단은 ‘2026 강원 방문의 해’ 10월 추천 여행지로 철원군과 인제군을 선정했다. 두 지역은 가을꽃과 단풍뿐 아니라 역사·문화·인문 공간과 지역 미식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깊이 있는 가을 여행지로 손꼽힌다.

 

철원 여행의 시작은 단연 ‘고석정 꽃밭’이다. 한탄강을 품은 넓은 대지 위로 분홍빛 코스모스와 붉은 백일홍, 촛불 맨드라미, 억새가 층층이 피어난다. 바람이 한 번 지나갈 때마다 꽃밭 전체가 거대한 물결처럼 흔들린다. 어디에 서도 한 장의 엽서가 되는 풍경이다. 올해 가을 시즌은 10월 31일까지 이어져 늦가을의 색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꽃밭을 벗어나면 한탄강의 거대한 지질 풍경이 기다린다. ‘한탄강 은하수교’에서는 협곡과 강줄기가 발아래 펼쳐지고, ‘주상절리길’에서는 용암이 굳으며 만들어낸 절벽을 따라 걸을 수 있다. 화려한 꽃이 부드러운 가을을 보여준다면 이곳은 강원의 거칠고 웅장한 얼굴을 드러낸다.

 

철원의 시간은 ‘철원역사문화공원’에서 다시 과거로 흐른다. 1930년대 번성했던 철원읍 시가지가 옛 철원역과 우편국, 여관, 극장 등의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공원에서 소이산 모노레일을 타고 정상에 오르면 철원평야와 DMZ가 한눈에 펼쳐진다. 가까운 철원 노동당사에서는 10월 11일까지 근현대사의 상흔과 평화의 메시지를 빛으로 풀어낸 야간 미디어아트도 만날 수 있다.

 

철원이 넓은 들판과 역사라면 인제의 가을은 산과 문학에 가깝다. 백담마을 일원에서 열리는 ‘인제 가을꽃축제’에는 국화와 구절초, 마편초가 이어진다. 내설악을 배경으로 조성된 꽃 정원과 포토존을 걷다 보면 계절이 산 아래까지 내려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축제는 10월 11일까지 열린다.

 

꽃길의 끝에서는 ‘백담사’가 여행자를 맞는다. 백담계곡을 따라 들어선 산사는 만해 한용운 선사가 머물며 「님의 침묵」을 완성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와 풍경 소리가 겹치는 경내를 천천히 걷다 보면 여행의 속도도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좀 더 깊은 가을을 만나고 싶다면 ‘십이선녀탕’으로 향한다. 기암괴석 사이로 옥빛 계곡과 폭포가 이어지고, 가을이면 붉고 노란 단풍이 협곡을 둘러싼다. 선녀가 내려와 목욕했다는 전설이 전해질 만큼 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내설악 가을 트레킹의 백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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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백담사 여행(제공=강원관광재단)

인제의 여행은 산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시집박물관’에서는 근현대 시인들의 육필 원고와 시집을 만나고, ‘여초서예관’에서는 여초 김응현의 서예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자연을 걷고 난 뒤 문학과 묵향 속에서 쉬어가는 시간이 여행에 또 다른 깊이를 더한다.

 

마지막은 인제의 황태다. 용대리 덕장에서 겨울바람과 눈을 맞으며 얼고 녹기를 반복한 황태는 뽀얀 해장국과 매콤한 구이로 여행자의 식탁에 오른다. 차가운 계곡바람을 맞고 난 뒤 뜨거운 국물 한 숟갈을 떠먹는 순간, 인제의 가을 여행은 비로소 완성된다.

 

철원의 꽃밭과 평야, 인제의 단풍과 계곡은 서로 다른 풍경을 보여주지만 여행의 끝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같다. 가을은 오래 머물지 않는 계절이다. 꽃이 지기 전, 단풍이 바람에 흩어지기 전 강원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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