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울산의 대표 축제와 대규모 문화행사들이 시민들의 평가대에 올랐다. 지역을 대표한다는 이름이나 오랜 개최 이력도 예외가 되지 않았다. 시비 1억 원 이상이 들어가는 축제·행사 84개 가운데 20개 사업에 폐지 의견이 제시되면서 울산의 문화·관광사업이 양적 확대에서 실효성 검증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19일 열린 ‘축제·행사 시민배심원단 토론회’에서 시민배심원 99명이 84개 사업을 평가했다고 28일 밝혔다. 배심원들은 3개 분임, 9개 팀으로 나눠 사업 자료를 검토하고 동일 사업을 여러 팀이 평가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모았다. 최종 선정된 시민배심원 121명 가운데 99명이 토론회에 참여했다.
폐지 의견이 나온 사업은 전체의 23.8%인 20개다. 문화·공연 7건, 축제·행사 6건, 경제·산업 3건, 체육·건강 4건이 포함됐다. 관광 분야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울산공업축제와 국제목판페스티벌, 울산 떡 빵앗간 축제, 울산음식문화축제, 울산 펫 페스티벌, 태화강국가정원여름축제 등 6개 행사다.
이 가운데 울산공업축제는 울산시가 관광 누리집에서 ‘산업수도 울산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대표 축제’로 소개하는 행사다. 올해도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태화강국가정원 남구둔치 일원에서 퍼레이드와 공연, 드론쇼, 불꽃축제, AI 체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울산시가 추진상황 점검회의까지 열고 안전·교통·관광 등 12개 분야의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따라서 이번 시민평가를 ‘올해 울산공업축제 폐지’로 받아들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현재 2026년 행사는 예정대로 준비되고 있으며, 시민배심원단의 결과는 해당 부서의 재검토를 거쳐 내년도 예산 편성 등에 반영될 예정이다. 폐지 여부가 최종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여행자의 시선에서 이번 평가는 분명한 질문을 던진다. 지역 축제가 해마다 반복되는 공연과 이벤트를 넘어 다른 도시에서 일부러 찾아올 이유를 만들고 있는지, 투입되는 예산만큼 숙박·음식·교통·지역상권으로 관광 소비를 확장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인 지표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축제는 한 번 열고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도시의 이미지를 만드는 관광 콘텐츠다. 관광객 수만 늘리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체류시간과 재방문율, 외지 관광객 비율, 지역 소비 효과, 축제만의 고유한 콘텐츠가 함께 검증돼야 한다.
시민배심원단의 이번 결과는 울산 축제를 없애느냐 살리느냐의 문제를 넘어선다. 무엇을 남길 것인지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은 분명하다. 울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축제인가. 그리고 여행자가 다음 해에도 다시 찾아올 이유가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