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화가 장욱진이 거듭 그린 집과 가족, 나무와 새를 따라 그의 작품세계를 살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기획전 《교만은 겸손보다 좋다》를 지난 16일 사전 공개한 데 이어 22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전시는 2027년 3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장욱진의 그림에 나타난 작가의 존재와 자기 인식의 변화를 조명한다. 유화와 먹그림, 종이에 채색한 작품, 도자 등 40여 점을 선보인다. 관람객은 장욱진이 어떤 대상을 오래 그렸고, 매체와 시기에 따라 표현을 어떻게 바꾸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제목은 장욱진의 말에서 가져왔다. “나는 심플하다. 때문에 겸손보다는 교만이 좋고, 격식보다는 소탈이 좋다.” 여기서 ‘교만’은 자신을 과시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일에 엄격하고 스스로에게 냉정하며, 정한 예술의 방향을 지켜나가는 태도를 가리킨다. 전시는 이 말을 단서로 작품 속 장욱진의 시선을 따라간다.
전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 ‘존재를 담아내는 시선’에서는 가족과 주변의 익숙한 존재를 그린 작품을 만난다. 가까이에서 보고 함께 살아온 사람들을 통해 작가가 삶과 내면을 어떻게 화면에 담았는지 살피는 구간이다.
2부 ‘나의 세계를 확립하다’에서는 집과 가족, 나무와 새, 해와 달이 이어진다. 비슷한 대상이 여러 작품에 등장하지만 그리는 방식은 한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반복해서 선택한 소재가 어떻게 장욱진 특유의 표현으로 자리 잡았는지 비교해 볼 수 있다. 유화의 색과 먹의 선, 종이 위의 채색과 도자에 나타난 형상을 나란히 보는 것도 이번 전시의 관람 포인트다.
3부 ‘교만과 확신’은 1980년대 이후의 작품에 주목한다. 자화상과 노인, 도인 등 작가의 모습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그림을 중심으로, 장욱진이 화가로서 자신을 인식하고 작품 안에 드러내는 방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가족과 주변을 바라보던 시선이 자신을 향하는 흐름을 앞선 전시 구간과 연결해 읽을 수 있다.
이계영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장은 “관람객들이 작품에 나타난 장욱진의 시선과 선택을 따라가며 그가 ‘교만’이라는 말에 담은 예술가로서의 확신과 태도를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전시 정보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