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순천시가 지역 농산물에 바이오 기술을 더해 농촌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낸다.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이 기업의 핵심 원료가 되고, 연구개발을 거쳐 고부가가치 소재와 제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구조를 구축해 농업과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지역경제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순천시는 2025년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로 지정된 승주읍 일원을 중심으로 기업과 지역 농가, 대학·연구기관을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생산에서 연구·가공·인증·사업화까지 지역 안에서 이어지도록 기반시설과 기업 지원체계를 단계적으로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먼저 승주읍이 그린바이오 산업의 중심 거점으로 변신한다. 옛 승주군청 일원에는 300억원 규모의 ‘전남형 균형발전 300 프로젝트’를 통해 2028년까지 생산 기반을 구축한다. 육성지구에 투자할 기업을 대상으로 입주·투자 공모를 추진하고 생산시설과 연구·가공설비를 집적해 기업 활동의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앵커기업과 유망기업 유치도 추진한다. 농가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기업은 지역에서 원료를 지속적으로 공급받는 상생 구조다.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판매하는 데 머물지 않고 바이오 소재와 제품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기업이 실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도 들어선다. 옛 승주 다목적회관 부지에는 총사업비 320억원을 들여 ‘생물 바이오특화 지식산업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사무실과 연구실, 생산시설 등을 갖춰 모두 24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 입주 희망 기업의 수요를 설계에 반영하고 GMP 인증 생산시설을 마련해 연구개발 단계에서 실제 제품 생산까지 연결할 예정이다.
연구개발 기반은 순천대학교 글로컬대학30 사업과 연계한다. 대학과 연구기관의 기술·인력을 기업과 연결해 공동 연구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을 확대하고, 기술개발에서 제품화·기업 성장·신규 기업 유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물류와 인증 기반도 넓힌다. 순천시는 표준원료·소재 생산과 국제인증을 지원할 정부 공모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그린바이오 물류터미널’과 ‘바이오 원스톱 인증센터’ 등 기업지원 시설도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기업·전문가·연구기관이 참여하는 포럼과 전시회, 투자설명회도 열어 기업 유치와 산업 네트워크를 확대한다.
사업 영역은 발효·천연물을 넘어 한의약과 기능성 소재까지 확장된다. 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인 hGMP를 갖춘 규격품 생산시설 도입을 추진하고, 시설 구축에 필요한 국비 지원도 관계부처에 건의하고 있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순천이 가진 농생명 자원에 기업과 연구기관의 기술을 연결해 지역의 새로운 산업으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이 들어오고 지역 농가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고 연구부터 생산,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그린바이오 산업 기반을 차근차근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순천의 그린바이오 구상은 농촌에 기업과 기술을 불러들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들녘에서 자란 농산물이 연구실을 거쳐 새로운 소재와 상품으로 이어지고 다시 농가의 소득과 지역 일자리로 돌아오는 순환 구조가 완성될 수 있을지 승주읍의 변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