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회색빛 높은 담장과 굳게 닫힌 철문, 스산함마저 감돌던 교도소가 답답한 일상을 벗어던지는 짜릿한 해방구로 변신한다. 전북 익산시가 영화와 드라마 속 단골 무대인 교도소 세트장에서 하룻밤을 지새우는 역대급 이색 체류형 캠프를 선보이며 가을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익산시는 오는 10월 3일부터 18일까지 성당면에 자리한 교도소세트장에서 1박 2일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 ‘2026 익산 스트레스 EXIT 캠프’를 운영한다. 쳇바퀴 같은 일상과 업무, 학업 스트레스에 갇혀 지내는 현대인들에게 역설적으로 ‘감옥’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온전한 휴식과 탈출의 카타르시스를 선물하겠다는 역발상 기획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총 5회차에 걸쳐 징검다리 연휴와 주말을 끼고 진행된다. 1회차(10월 3~4일)를 시작으로 2회차(4~5일), 3회차(9~10일), 4회차(10~11일), 5회차(17~18일)까지 회차당 1박 2일 일정으로 꽉 짜였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믿기지 않을 만큼 착한 참가비다. 1인당 단돈 1만 5천 원이면 1박 2일 여정을 통째로 즐길 수 있다. 10세 이상을 포함한 3인 이상의 가족이나 친구, 동호회 단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팀당 쾌적한 6인용 텐트 1동과 장비가 기본 제공된다. 여기에 푸짐한 저녁 식사와 든든한 아침 조식, 모든 체험 프로그램 참가비까지 전부 포함되어 있어 지갑 걱정 없는 가을 나들이로 제격이다.
캠프 첫날에는 팽팽한 긴장감과 유쾌한 웃음이 교차하는 탈출 미션이 펼쳐진다. 철창과 수감실 곳곳을 누비며 단서를 찾아내는 ‘스트레스 감옥의 힌트’, 온몸으로 장애물을 극복하는 레포츠형 어드벤처 ‘액션! 스트레스 대탈출’이 참가자들의 승부욕을 자극한다. 해가 저물면 교도소 마당은 낭만 가득한 캠핑존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어둠이 내린 교정에서 펼쳐지는 야외 라이브 공연과 불빛 가득한 야간 퍼레이드는 감옥이라는 공간이 주는 서늘한 선입견을 단숨에 지워버린다.
이튿날 아침은 고요한 수목 사이에서 몸과 마음을 정돈하는 힐링 요가로 상쾌하게 시작한다. 이어 익산의 향토 식재료와 손맛을 음미하며 가볍게 달리는 ‘미식 펀러닝’을 끝으로 1박 2일간의 색다른 수감 생활은 막을 내린다.
영화 ‘7번방의 선물’,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 수많은 흥행작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익산교도소세트장은 그동안 당일치기 죄수복 체험 포토존으로 사랑받아왔다. 시는 이번 야간 캠핑 프로그램 도입을 발판 삼아 단순 관람형 명소를 넘어 관광객이 머물며 지역 골목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체류형 거점으로 확실히 굳히겠다는 복안이다.
이윤리 시 문화관광산업과장은 “사전 모집 과정에서부터 익산만의 독창적인 체류형 관광 콘텐츠를 향한 뜨거운 열기를 실감했다”며 “앞으로도 익산에 반드시 와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스쳐 지나가는 발길을 머무는 소비로 잇는 실속 있는 여행 콘텐츠를 꾸준히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자세한 참가 신청과 세부 프로그램 안내는 익산문화관광재단(☎ 063-843-9911)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 일상의 무거운 짐을 죄수복과 함께 훌훌 벗어던지고 싶다면 일탈의 짜릿함이 살아 숨 쉬는 익산의 철창 속으로 발걸음을 옮겨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