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풍요로운 한가위가 찾아왔다. 명절의 분주함을 잠시 내려놓고 가족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화려한 빛으로 물든 야경 명소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경기도가 고즈넉한 고궁의 밤부터 첨단 미디어아트가 펼쳐지는 숲길까지, 가을밤의 낭만을 듬뿍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야경 명소 6곳을 엄선했다. 해가 저물면 낮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이색적인 여행지들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조선 제22대 정조의 효심이 깃든 수원 화성행궁은 전국 최대 규모의 행궁답게 밤이 되면 더욱 기품 있는 자태를 뽐낸다. 단청과 처마 선을 따라 은은하게 켜진 조명과 길을 밝히는 청사초롱 불빛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 같은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올해 야간개장 테마인 '달빛화담'의 의미처럼, 가족이나 연인과 달빛 아래를 걸으며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분위기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문을 여는 이곳에서는 연극형 투어, 달빛 성곽투어, 무예24기 특별공연 등 풍성한 즐길 거리도 덤으로 만날 수 있다. 궁중 다과를 맛보며 작은 공연을 즐기는 혜경궁 홍씨 다과체험은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바로 옆 화령전과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행리단길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야간 산책의 백미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빛으로 만끽하고 싶다면 포천 한탄강으로 향하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나이트워크 미디어아트 파크 '테라판타지아'가 시선을 압도한다. 한탄강의 50만 년 지질 역사를 빛과 영상, 음악으로 재해석한 이곳은 하늘다리부터 비둘기낭폭포까지 약 2.5km 코스로 조성됐다.
웅장한 주상절리 적벽을 캔버스 삼아 펼쳐지는 미디어파사드 쇼 '빛의 화산'과 신비로운 데크로드 미디어 콘텐츠가 방문객의 감탄을 자아낸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첨단 기술과 대자연이 어우러진 숲길을 걷다 보면 약 1시간 30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도심 속 이국적인 낭만을 원한다면 김포 라베니체가 제격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연상케 하는 2.68km의 금빛수로는 해가 지면 수변 상가들의 조명이 물결에 반사되어 화려한 빛의 거리를 연출한다. 이곳의 명물인 초승달 모양의 문보트나 패밀리보트에 올라타 잔잔한 수로 위를 유유자적 달려보는 경험은 이 가을 잊지 못할 낭만을 선사한다. 은은한 조명 아래 펼쳐지는 음악분수와 수변을 따라 걷는 산책로, 곳곳에서 열리는 버스킹 공연까지 더해져 늦은 밤까지 지루할 틈이 없다.
파주 퍼스트가든은 2만 평 규모의 유럽풍 정원이 밤마다 거대한 빛의 향연장으로 탈바꿈하는 곳이다. 자수화단, 토스카나광장 등 23개의 테마로 꾸며진 정원 곳곳에 화려한 조명이 켜지면 낮과는 완벽하게 다른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해 질 무렵 방문해 고즈넉한 일몰을 감상한 뒤 서서히 불을 밝히는 별빛축제를 연이어 즐기는 코스를 추천한다. 세련된 건축물과 눈부신 조명 아래서 인생 사진을 남기고,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보내기 완벽한 장소다.
마지막으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 도심 속 예술 공간, 용인 포은아트홀 미디어파사드를 빼놓을 수 없다. 거대한 아트홀 외벽을 스크린 삼아 용인시 마스코트 '조아용'이 등장하는 유쾌한 콘텐츠부터 수준 높은 예술 영상까지 다채로운 미디어아트가 상영된다. 특히 매월 하순에는 백남준아트센터와 협업한 특별한 작품이 상영되어 일상 속에서 고품격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인근의 탁 트인 탄천 산책로를 걷거나 아기자기한 보정동 카페거리를 묶어 가을밤의 여유로운 데이트 코스로 활용하기 좋다.
짧은 가을, 유난히 맑고 서늘한 밤공기가 아쉽다면 주저 없이 밖으로 나서보자. 경기도 곳곳에서 반짝이는 다채로운 불빛들이 평범한 밤을 잊지 못할 축제로 만들어줄 것이다.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하는 달빛 산책은 팍팍한 일상에 위로를 건네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더욱 깊게 다져주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