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부산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도보 여행길 '갈맷길'이 안전시설 부실과 안내 체계 미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의 아름다운 해안선과 강변, 산길을 잇는 총길이 278㎞의 명품 탐방로라는 명성과 달리, 정작 도보 여행객들의 안전을 책임질 기본 인프라 관리는 허점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광역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갈맷길 전반의 관리 운영 실태에 대한 종합 감사를 실시한 결과, 총 5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하고 해당 구·군에 시정 3건, 권고 1건, 기관 통보 1건의 처분을 요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감사에서 가장 심각하게 지적된 부분은 긴급 상황 시 조난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안전 표지판의 부실 관리다. 부산시 내 14개 구·군에 걸쳐 조성된 갈맷길 곳곳에서 국가지점번호판의 QR코드가 훼손되어 인식이 불가능하거나, 스캔 시 '404 에러' 페이지가 뜨는 등 시스템 오류가 빈번했다. 심지어 실제 위치와 전혀 다른 위경도 정보를 표출하는 오작동 사례도 다수 확인되어, 산악이나 해안가 조난 시 신속한 구조 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이 노출됐다.
이뿐만 아니라 일부 구 구간에서는 이동통신 기지국과 네트워크 연결이 되지 않는 '통화 음영 지역'이 방치되어 있었으며, 코스 내 공중화장실 14곳에는 긴급 비상벨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긴급 상황 발생 시 최소한의 연락망마저 끊길 수 있는 셈이다.
보행 환경 역시 위협받고 있었다. 일부 구간은 전용 보행로나 횡단보도가 마련되지 않아 도보 여행객들이 위험천만한 차도로 내몰리고 있었고, 급경사지나 낙석 우려 구간에 낙석 방지망이나 안전 난간 등 필수 방재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도 적발됐다. 아울러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 기상 악화 시 탐방객의 출입을 제한하는 명확한 통제 기준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아 전반적인 안전관리 대책 수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부산시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갈맷길은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과 시민들이 즐겨 찾는 소중한 관광 자원인 만큼, 이번 감사를 계기로 대대적인 정비와 안전 보강을 통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도보길로 거듭나도록 강력히 시정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