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세상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자 무거운 철문이 쿵 소리를 내며 닫힌다. 차가운 교도소 복도 끝, 공기마저 꽁꽁 얼어붙을 것 같은 스산함 속에 헛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허공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괴한 형상들. 귀를 찢는 비명과 함께 시야를 가로지르는 첨단 입체 영상이 관람객의 뒷덜미를 서늘하게 낚아챈다.
10일 전북 익산시 성당면 익산교도소세트장에서 '제5회 익산 호러 홀로그램 페스티벌'이 화려하고도 오싹한 막을 올렸다.
이번 축제의 메인 테마는 '로케이션 X: 금지된 생방송'이다. 교도소 내부를 직접 발로 누비며 제한 시간 내에 단서를 찾아내야 한다. 실시간 생방송을 진행하다 의문의 사고로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제작진의 흔적을 추적하는 초대형 몰입형 '방 탈출' 미션이다. 삐걱거리는 철창과 어두컴컴한 감방 사이를 지날 때마다 시시각각 눈앞에 튀어나오는 고화질 홀로그램 잔상들이 심장을 죄어온다.
익산시는 지역의 핵심 미래 산업인 첨단 홀로그램 기술을 축제장 전역에 녹여냈다. 행사장 곳곳에 세밀하게 배치된 가상 입체 영상들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등골이 오싹한 미디어 기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단순히 즐기는 공포에 그치지 않는다. '홀로그램 기술 전시관'에서는 지역 유망 기업들이 개발한 최첨단 혁신 제품과 상용화 기술을 만날 수 있다. 오싹한 공포 스토리텔링과 선도 기술을 자연스럽게 결합해 흥미와 산업적 가치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야간이 되면 교도소 본관 건물 외벽은 거대한 도화지로 변신한다. 차가운 시멘트 벽면을 화려하게 수놓는 대형 미디어파사드 연출은 밤하늘 아래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섬뜩하고 정교한 분장 실력을 겨루는 호러 코스프레 대회, 관람객이 직접 몸으로 뛰며 숨겨진 수수께끼를 푸는 참오감 자극 미션 게임까지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밤늦도록 이어진다.
축제는 총 2차에 걸쳐 진행된다. 1차는 10일부터 13일까지, 2차는 18년부터 20일까지 각각 펼쳐지며 야간 전용 축제의 진수를 선보인다.
시는 축제 기간 인파가 대거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 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행사장 안쪽으로 통하는 차량 진입을 전면 통제하고 쾌적한 이동을 돕는다. 방문객 편의를 위해 함열읍 북부청사와 익산역 두 곳을 오가는 무료 순환(셔틀)버스를 축제 기간 내내 밀착 운행한다.
최정호 익산시장은 "익산의 독보적인 미래 먹거리 산업인 첨단 홀로그램 기술에 독창적인 호러 스토리를 입혀 오직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이색 야간 축제를 완성했다"며 "무엇보다 관람객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철저한 현장 관리로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차가운 가을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역대급 공포의 세계로 들어갈 준비가 되었다면 망설이지 말고 익산 교도소의 무거운 철문을 두드려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