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거대 인형이 춘천 도심으로 걸어 나오고, 시청 광장은 인형극과 합창이 만나는 무대로 바뀐다. 제38회 춘천인형극제가 10일 개막해 16일까지 일주일간 펼쳐진다. 세계 10개국 99개 팀이 준비한 105개 작품, 193차례 공연이 관객을 기다린다. 이번 주말에는 시민과 예술가 약 1000명이 인형을 앞세워 거리를 함께 걷는다.
축제의 첫 무대는 10일 오전 춘천인형극장 대극장에서 열렸다. 극단 로, 기, 나래가 ‘뮤지컬인형극: 삐노키오’를 선보이며 일곱 날의 공연 일정에 문을 열었다. 익숙한 이야기 속 인물이 인형의 몸짓과 음악을 만나 관객 앞에 섰다.
올해 슬로건은 ‘경계를 넘나드는 인형’이다. 공연장은 춘천인형극장을 비롯해 축제극장몸짓, KT&G 상상마당 춘천, 춘천시공연예술창업지원센터 등으로 넓혔다. 국내외 초청작과 야외공연, 특별공연을 도심 여러 공간에 배치해 여행 동선에서도 인형극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일정은 12일 오후 6시 30분 펼쳐지는 공식 개막행사 ‘퍼펫카니발’이다. 축제는 10일 공연을 시작했지만, 시민들과 함께하는 대규모 개막행사는 주말에 마련했다. 평일 공연을 놓친 방문객도 토요일 저녁 도심에서 축제의 대표 장면을 만날 수 있다.
행진은 축제극장몸짓에서 출발한다. 예술가와 시민 등 약 1000명이 대형 인형과 조형물을 앞세워 운교사거리를 거쳐 춘천시청 광장으로 향한다. 극장 안에서 배우의 손끝을 따라 움직이던 인형이 거리에서는 사람들과 나란히 걷는다. 행렬이 지나는 길과 광장까지 공연 공간이 이어지는 셈이다.
시청 광장에서는 퍼레이드에 이어 사전공연과 퍼포먼스, 주제공연 등이 펼쳐진다. 올해는 온세대합창페스티벌과 연계한 피날레도 준비했다. 인형극에 합창과 시민의 목소리를 더해 개막행사의 마지막 무대를 꾸민다. 인형의 움직임을 눈으로 좇던 관객에게 노래를 함께 듣는 시간이 이어진다.
관람 계획은 보고 싶은 작품과 공연장을 먼저 고르는 데서 시작하는 편이 좋다. 105개 작품이 여러 장소에서 열리는 만큼, 하루에 모두 둘러보기보다 실내 공연과 야외 일정을 묶어 동선을 짜면 한결 여유롭다. 특히 12일 방문객은 저녁 퍼펫카니발 시간을 중심에 두고 낮 공연을 선택할 수 있다. 작품별 시작 시각과 관람 연령, 예매 여부는 출발 전 확인해야 한다.
가족 여행객에게는 아이와 같은 이야기를 서로 다른 눈높이로 바라볼 기회다. 공연을 본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인형이나 장면을 이야기하며 다음 장소로 걸어가도 좋다. 인형극을 처음 접하는 관객이라면 거리 행진으로 축제 분위기를 맛보고, 관심이 생긴 작품을 찾아보는 방법도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춘천 곳곳에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인형극을 만날 수 있다”며 “시민과 관광객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춘천 여행에서는 호수 풍경 곁에 공연 한 편을 더해볼 만하다. 낮에는 극장 객석에 앉고, 토요일 저녁에는 커다란 인형을 따라 도심을 걷는다. 늘 지나던 거리도 인형과 함께 걸으면 조금 다른 여행길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