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남양주 삼패공원에 들어서면 먼저 하늘이 넓어진다. 도시에서는 건물과 간판 사이로 잘게 나뉘던 하늘이 이곳에서는 강변 위로 한꺼번에 펼쳐진다. 구름은 서두르지 않고 흘러가고, 바람은 잔디와 나무 사이를 오래 머문다.
공원 가장자리에는 둥글게 다듬어진 나무들이 줄을 맞춰 서 있다. 그 뒤로 강물이 조용히 흐르고, 멀리 도시의 건물과 산이 한 풍경 안에 겹쳐진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하얀 나무숲에는 계절의 빛이 조금씩 내려앉았다. 초록과 노랑 사이, 아직 어느 쪽으로도 완전히 기울지 않은 시간이다.
삼패공원의 매력은 특별한 무엇을 보여주려 애쓰지 않는 데 있다. 걷는 사람은 걷고, 벤치에 앉은 사람은 강을 바라본다. 자전거가 지나가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와도 풍경은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모두가 잠시 자신의 속도로 돌아가는 곳 같다.
여행은 때때로 멀리 떠나는 일이 아니라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름난 명소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좋다. 나무 한 그루와 강물 한 줄기, 머리 위를 지나가는 구름만으로 충분한 날이 있다.
삼패공원의 오후가 그랬다. 한참을 걷다 뒤돌아보니 내가 지나온 길보다 하늘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알았다. 사람에게 가끔 필요한 것은 새로운 풍경이 아니라, 잊고 있던 여백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라는 것을.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하늘이 넓어지는 곳, 삼패공원의 오후](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legacy-live/1aed2ea96d765295a2cd1b03a459aa5c9d52348a.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