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31일 밤 11시를 기해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로 향하는 이동로가 완전히 차단된다. 단순한 여행 자제 권고 수준이 아니다. 정부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무단으로 진입하거나 현지에 체류할 경우 최대 징역 3년 또는 벌금 3000만 원이라는 강력한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해당 지역 여행을 계획 중인 국민은 일정을 즉시 취소해야 하며, 현지 체류자는 안전지대로 즉각 철수해야 한다.
외교부는 무장세력의 테러가 끊이지 않는 발루치스탄주 전역에 여행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를 전격 발령했다. 4단계는 해외여행경보 체계 중 가장 강력한 조치로, 방문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고 즉각적인 대피와 철수를 명령하는 국가적 비상 단계다.
발루치스탄주는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 최대 면적의 주다. 하지만 주도 퀘타를 포함해 핵심 거점인 과다르항, 주요 간선 도로, 정부 기관, 군·경 시설 주변에서는 분리주의 무장세력의 무차별 공격과 이를 소탕하려는 파키스탄군과의 피비린내 나는 교전이 매일같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상황은 이미 통제 불능에 가깝다. 표적 살인, 폭탄 테러, 민간 기반시설 습격이 쉴 새 없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23일에는 무장세력의 기습 공격으로 압둘 하킴 카카르 지방 법원장이 현장에서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주 전역에는 비상 경계령이 떨어지고 주요 도로가 완전 봉쇄되어 육상 이동 자체가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파키스탄 정부 역시 발루치스탄주 주요 지역을 외국인 출입제한 구역으로 지정하고 별도의 방문허가서(NOC)를 요구하는 등 엄격히 통제해 왔다. 하지만 파키스탄 당국이 발급한 NOC가 있더라도 대한민국 외교부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대체할 수는 없다. 한국 국민이라면 예외 없이 우리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만 진입이 가능하다.
여행금지 구역을 무단 방문했을 때 적용되는 법적 처벌 기준도 한층 매서워졌다. 최근 개정된 여권법에 따라 외교부 장관의 허가 없이 여행금지 국가나 지역을 방문·체류한 국민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는 기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형량이 무려 세 배나 강화된 수치다.
문제는 발루치스탄주 외에 파키스탄 다른 지역 역시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비롯해 페이살라바드, 라왈핀디, 라호르, 그리고 유명 관광지인 훈자, 길깃, 스카르두 지역에는 2단계 '여행자제' 경보가 유지되고 있다. 이들 지역과 발루치스탄주를 제외한 파키스탄 전역은 3단계 '출국권고' 구역에 해당한다. 사실상 파키스탄 전역에 대한 불필요한 여행과 이동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외교 출처에 따르면 "발루치스탄주는 치안 불확실성이 극에 달해 민간인의 신변 안전을 전혀 보장할 수 없는 상태"라며 "단순 호기심이나 관광 목적의 접근은 절대 불허하며, 현지 체류자 역시 한시라도 바삐 안전한 국가나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발루치스탄주 방문을 준비 중이었다면 지금 즉시 항공권과 숙박 예약을 취소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 현지에 머물고 있는 국민은 군·경 시설, 종교시설, 전통시장, 버스정류장 등 인파가 몰리는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절대 금하고 가장 가까운 안전지대로 즉시 이동해야 한다.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 긴급전화(+92-301-854-6944)나 24시간 영사안전콜센터(+82-2-3210-0404)로 지체 없이 연락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