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황야를 질주한 전설의 경주차와 할리우드 영화 속 카우보이 의상이 한 공간에서 반갑게 맞물린다. 미국 유타주 최초의 주립 역사박물관 ‘뮤지엄 오브 유타’가 솔트레이크시티의 새로운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서부 개척자의 땅으로만 알려졌던 유타를 원주민의 삶과 이주, 산업, 그리고 대중문화까지 넓은 스펙트럼으로 조명하는 문화 거점이다.
박물관은 유타주 의사당 단지에 새롭게 들어선 북쪽 의사당 건물에 자리한다. 지난 6월 27일 문을 연 이후 900여 점에 달하는 유물과 다채로운 체험형 전시를 통해 지역의 형성과 굵직한 변화를 풀어내고 있다. 유타주 최초의 공식 깃발부터 민중의 노동과 생활도구, 예술품, 영화 관련 소품까지 전시의 폭이 대단히 넓다.
상설 전시는 ‘유타가 되다’, ‘유타를 잇다’, ‘유타를 세우다’, ‘유타에서 영감을 얻다’ 등 총 4개 전시실로 정갈하게 구성됐다. 유타의 주 승격 과정과 여러 공동체의 정착사를 시작으로 농업·광업·철도 건설, 가정과 일터의 변천사,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과 지역 혁신의 역사를 차례로 만날 수 있다. 특히 유타의 8개 연방 공인 원주민 부족이 전시 기획 및 구성에 직접 참여해, 오래된 서부 개척 서사에 다채롭고 진솔한 목소리를 보탰다.
가장 눈길을 끄는 희귀 유물은 단연 육상 속도 기록차 ‘몰몬 메테오 3’다. 아브 젠킨스가 1940년 보너빌 소금평원에서 시속 161마일(약 259㎞)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차량으로, 이 기록은 무려 50년 동안 깨지지 않은 전설로 남아있다. 영화 팬들에게는 ‘백 투 더 퓨처 3’에서 마이클 J. 폭스가 실제로 입었던 카우보이 의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일부가 유타와 애리조나 경계의 모뉴먼트밸리에서 촬영된 특별한 인연이 함께 소개되어 흥미를 더한다.
미국 독립선언 25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개관 특별전 ‘과거는 개인적인 것’은 기억과 공동체, 그리고 역사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을 다룬다. 관람객이 지나간 과거를 단순히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과 가족의 서사가 역사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도록 꾸며졌다. 해당 특별전은 2027년 봄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관 곳곳에는 화면을 넘기며 음성을 듣거나 직접 질문에 답하는 다각도의 체험 장치가 배치됐다. 핵심 전시 위주로 가볍게 둘러보면 30분 남짓 걸리지만, 유물 설명과 다양한 동영상 자료까지 찬찬히 살피려면 두세 시간 정도의 여유를 두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박물관 입장료는 전액 무료이며 매일 휴무 없이 운영한다. 운영 시간은 월요일의 경우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화요일부터 목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금요일부터 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주소는 솔트레이크시티 450 N State Street이며 의사당 단지 내 넓은 무료 주차장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박물관 관람 뒤에는 주 의사당 내부를 둘러보거나 건물을 감싸는 약 1.1㎞ 길이의 산책로를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워새치산맥의 장엄한 능선과 솔트레이크시티 도심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여행의 여운이 더욱 선명해진다. 오래된 역사 유물과 오늘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 코스로 잇는, 솔트레이크시티 최고의 무료 감성 여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