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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인절미’ 한 덩이, 강릉을 울린다

박애리 주연 우리소리극 28·29일 강릉아트센터 무대

1839년 기해박해 가족사, 판소리·민요·현대연극으로 풀어

서동휘 기자
‘까만 인절미’ 한 덩이, 강릉을 울린다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처형을 앞둔 어머니를 위해 아들이 망나니에게 건넨 것은 손때와 흙이 묻어 까맣게 변한 인절미 한 덩이였다. 1839년 기해박해 속에서 신념과 가족을 지키려 했던 한 어머니의 마지막 시간이 박애리의 소리와 몸짓을 타고 강릉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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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아트센터, 강원도립극단과 공동주관 우리소리극 '까만 인절미' 개최 1 (리플렛_까만 인절미 외)(제공=한국관광공사)

강릉아트센터와 강원도립극단은 28일 오후 7시 30분과 29일 오후 2시 사임당홀에서 우리소리극 ‘까만 인절미’를 공연한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강릉아트센터와 강원문화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강원도립극단의 2026년 기획공연이다.

 

작품은 조선의 두 번째 사제 최양업 신부의 부모인 최경환·이성례 부부와 네 자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천주교 박해가 거세던 시절, 자식을 살리기 위해 잠시 신념을 내려놓아야 했던 이성례가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통해 모성과 신앙, 인간다운 삶의 의미를 되묻는다. 김경익 강원도립극단 예술감독이 실화에 연극적 상상력을 더해 창작극으로 완성했다.

 

제목인 ‘까만 인절미’는 작품 속 아들 의정이 어머니의 처형을 앞두고 망나니에게 건넨 음식에서 가져왔다. 먼지와 손때가 밴 떡에는 어머니가 덜 고통스럽게 마지막을 맞기를 바라는 어린 아들의 간절함이 담겼다. 평범한 음식 하나가 가족의 사랑과 인간 존엄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는다.

 

무대의 중심에는 판소리와 민요가 있다. 여기에 마당극과 각설이타령, 추임새, 떼창, 전통 몸짓을 더하고 현대 연극과 서양음악을 엮었다. 강원도립극단이 처음 선보이는 ‘우리소리극’ 형식으로, 우리 소리의 한과 흥이 극의 흐름을 이끈다.

 

주인공 이성례 역은 드라마 ‘대장금’ OST ‘오나라’로 친숙한 국악인 겸 배우 박애리가 맡는다.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울부짖음부터 죽음의 공포를 넘어서는 해방의 외침까지 라이브 소리로 끌어간다. 홍지수, 박철웅, 강왕수, 이동준, 추보경이 함께하고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 이영태가 음악감독과 소리 창작을 맡았다. 배우들은 약 4개월 동안 소리 훈련을 거쳤다.

 

심규만 강릉아트센터 관장은 “전통의 소리와 현대 연극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뜻깊은 작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도립예술단체와 협력을 강화해 수준 높은 공연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강릉에서 첫 무대를 여는 ‘까만 인절미’는 9월 4∼5일 속초, 10일 철원, 19일 원주, 29∼30일 춘천으로 이어진다. 강릉 공연은 14세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14세 미만은 보호자와 동반해도 입장할 수 없다. 관람료는 R석 2만 원, S석 1만 원이다. 예매는 강릉아트센터 누리집, 문의는 033-660-6800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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