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한국여행의 첫 관문이 달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 5명 중 1명은 청주·대구·김해 등 지방공항으로 바로 들어왔다. 서울에서 시작하던 외국인의 여행 동선이 지역으로 넓어지면서 지방공항이 지역관광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떠올랐다.
한국관광공사는 2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제2회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를 열고 지역관광시장의 변화를 짚었다. 지난 5월 첫 행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자리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문화체육관광부, 학계·관광업계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신청이 일찌감치 마감되면서 행사 공간도 첫 세미나보다 크게 넓혔다.
올해 7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28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지방공항 이용 비중은 20.7%였다. 공항이 달라지자 관광객이 만나는 도시와 여행코스, 소비지역도 함께 달라지고 있다.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곳은 청주공항이다. 상반기 외국인 입국객이 전년 동기 대비 109.1% 늘어 두 배를 넘어섰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국제선 공급 확대와 대만 관광객 증가가 맞물렸다. 상반기 대만발 한국 노선 가운데 지방공항으로 향한 항공편 비중도 51.1%로 수도권 공항을 앞질렀다.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한 남부권 관광도 뚜렷한 성과를 냈다.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는 부산에 집중했던 마케팅을 경남과 전남 등 남부지역으로 넓혔다.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대만 관광객은 2023년보다 2025년 157.5%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남부관광의해’와 연계해 남부 7개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움직였다. 지역을 잇는 여행상품 360건을 개발하고 관광객 7만 명을 유치했다. 한 도시를 따로 알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항과 여러 지역을 하나의 여행권역으로 묶은 전략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진 셈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4월 29개 부서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청주·대구공항을 중심으로 지역 관광콘텐츠를 발굴하고 신규 항공노선 유치와 입국 인프라 개선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역에 들어온 외국인을 하루 더 머물게 할 방법도 논의됐다. 국내 숙박시장은 외국인 수요에 힘입어 최근 3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공연과 스포츠 경기, 지역 미식 등 여행의 목적이 분명한 콘텐츠가 당일 방문을 숙박여행으로 바꾸는 ‘1박의 이유’가 됐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참여한 특별세션에서는 K-드라마의 인기와 촬영지를 지역관광으로 연결하는 방안이 소개됐다. 세미나의 상세 분석과 ‘요즘, 한국관광 리포트’ 2호는 28일부터 한국관광 데이터랩에서 공개된다.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지방공항과 지역, K-콘텐츠 등 새로운 관광 접점이 실제 수요로 연결되고 있다”며 “데이터로 변화를 정확히 읽고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관광정책 파트너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사는 오는 11월 세 번째 세미나를 열고 K-뷰티·웰니스와 함께 빠르게 성장하는 의료관광시장을 다룬다. 지방공항으로 열린 하늘길을 지역의 숙박과 소비로 연결하는 일이 다음 과제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