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노을빛으로 물드는 호수 둘레길을 천천히 거닐고, 지역 땅에서 나고 자란 싱싱한 식재료로 차려낸 저녁 식사를 즐긴 뒤 깊어가는 가을 밤하늘 아래서 영화 한 편에 빠져든다. 여기에 쓰레기와 일회용품을 줄이는 정갈한 약속까지 더해진 친환경 치유여행이 전북 완주 구이저수지 일원에서 펼쳐진다.
완주문화관광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와 힘을 모아 오는 9월 19일과 20일 이틀간 ‘2026 시나브로 치유길×무(無)해한 캠프’를 전격 개최한다. 행사는 양일 모두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며, 군민과 관광객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모집 인원은 회차별 100명 선착순이며, 참가비는 단돈 1만 원으로 알차게 구성됐다.
이번 캠프는 숨 가쁜 속도전을 벗어나 자연의 순리와 흐름에 온전히 몸을 맡기는 휴식에 초점을 맞췄다. 참가자들은 잔잔한 수면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구이저수지 둘레길을 천천히 걸으며 일상의 피로로 굳어진 몸과 마음을 풀어낸다. 타인과의 경쟁이나 기록에 연연하는 대신,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 소리와 햇살에 반짝이는 물빛, 그리고 자신의 걸음 리듬에 오롯이 집중하는 정화의 시간이다.
호수 산책이 끝난 뒤에는 구이수상레포츠안전센터를 중심으로 감성적인 캠프 프로그램이 밤늦도록 이어진다. 완주산 식재료로 정성껏 마련한 친환경 저녁 식사와 귓가를 사로잡는 거리공연이 가을밤을 물들이고, 주변 미생물과 자연에 소음을 퍼뜨리지 않는 특색 있는 야외 시네마가 하루의 마지막을 단정하게 장식한다. 자연을 그 자체로 무대이자 객석으로 삼되, 사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최소한의 흔적만 남기는 정갈한 방식이다.
행사 운영 전반에는 ‘3NO 원칙’이라는 명확한 철학이 적용된다. 일회용품과 일반쓰레기, 음식물쓰레기를 최대한 배출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한 소비형 관광을 넘어 참가자가 현장에서 직접 환경 보호를 실천하도록 섬세하게 설계했다. 필요한 식기나 물품을 미리 챙겨오고 먹을 만큼만 음식을 덜어 먹는 작은 행위 자체가 캠프를 완성하는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행사장인 구이저수지는 모악산 자락과 맑은 호수가 맞닿아 있어 평소에도 산책하기 좋은 완주의 대표 수변 명소로 꼽힌다. 평온한 물가를 따라 길게 이어진 '시나브로 치유길'은 바람 소리와 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힐링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캠프는 길 위에서의 단편적인 휴식에 지역 먹거리와 문화 공연, 친환경 실천을 완벽히 결합하며 한 단계 진화한 체류형 웰니스 여행의 모델을 제시한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구이저수지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천천히 걷고 쉬면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까지 함께하는 뜻깊고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연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쓰레기를 덜 남기며, 지역의 진솔한 맛과 멋을 가까이서 만나는 '무해한 여행'. 구이저수지에서 보내는 가을 하루는 사람에게는 깊은 쉼표를, 자연에는 부담을 덜어주는 조용하고도 울림 있는 변화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