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자동차가 지나치는 풍경을 발끝의 감각으로 느끼고, 무심코 스쳐 지나던 길목에서 시인의 문장을 만나는 아주 특별한 여정이 남녘 땅끝에서 펼쳐진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이 인문학 유산과 수려한 자연풍경을 자전거로 천천히 둘러보는 감성 문화투어 '사유로(思遊路) 해남 자전거여행'을 전격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속도와 기록만을 다투는 서슬 퍼런 경쟁에서 벗어나, 자동차보다는 천천히 걷기보다는 한층 자유로운 속도로 해남의 이야기를 따라 달리는 시민 참여형 당일 자전거 여행이다. 지역의 역사와 문학을 온몸으로 깊이 있게 체득하는 '슬로우 로컬 투어'를 지향하며 참가자들에게 남다른 치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여정의 핵심은 해남이 자랑하는 대표 인문학 거점을 전문 가이드 및 도슨트의 생생한 해설과 함께 탐방하는 데 있다. 오는 9월 4일부터 사흘간 총 5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투어는 해남읍 연동리에 위치한 고산윤선도박물관과 땅끝순례문학관을 주 무대로 삼는다. 자연을 찬미하고 노래했던 고산 윤선도의 굴곡진 삶과 작품 세계, 그리고 품격 있는 녹우당의 역사와 문화를 전문 해설사의 깊이 있는 울림을 통해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라이딩을 마친 후에는 특별한 미식과 소통의 장이 기다린다. 해남의 대표 로컬 로스터리 카페인 '해남의 아침'에 모여 특색 있는 음료와 함께 이번 행사를 위해 전용으로 자체 개발된 '사유로 자전거빵'을 나눈다. 은은한 커피 향 속에서 방금 지나온 길에 대한 소회를 풀며 참가자 상호 간 밀도 높은 교류가 이뤄진다.
이번 행사는 참신한 운영 방식으로도 눈길을 끈다. 프로그램 참가비는 전액 무료로 진행되며, 고품질 자전거와 헬멧 등 제반 안전장비 일체는 물론 전문 도슨트 투어와 각종 체험, 음료 및 디저트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대신 참가자는 투어가 완료된 후 개인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플랫폼에 해남 여행의 솔직한 소회를 담은 후기를 남김으로써 '시민 참여형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해 참가비를 대신하게 된다.
운영 방식 역시 참여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금요일 오후를 비롯해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오후 시간대로 다채롭게 나뉘어 열리며, 안전하고 친밀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회차별로 10명에서 15명 내외의 소정의 인원만 엄선하여 운용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사유로 해남 자전거 여행'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간편하게 예약을 진행할 수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해남은 땅끝이 주는 고유하고 특별한 상징성과 함께 수려한 산천, 인문학적 유산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자전거 여행의 명실상부한 최적지"라며 "많은 분들이 페달을 밟으며 해남의 참된 매력과 여유를 가득 담아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자연과 문학, 그리고 로컬의 맛이 한데 어우러진 이번 '사유로 자전거여행'은 바쁜 현대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남도의 정취 속에서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뜻깊은 휴식표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