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숯불 위에서 전어가 노릇하게 익고, 꽃게탕 냄비에서는 얼큰한 국물이 끓어오른다. 서해의 가을맛을 한자리에서 즐기는 ‘제24회 서천 홍원항 자연산 전어·꽃게 축제’가 22일 충남 서천군 서면 홍원항에서 막을 올렸다. 축제는 9월 6일까지 16일간 이어진다.
홍원항은 서해에서 잡힌 수산물이 모이는 서천의 대표 어항이다. 방파제 안쪽으로 어선과 횟집, 수산물 판매장이 이어지고 항구 너머로 펼쳐지는 붉은 노을도 아름답다. 여기에 제철 전어와 꽃게가 돌아오는 늦여름이면 항구 전체가 커다란 미식 장터로 변한다.
축제의 주인공은 갓 잡아 올린 자연산 전어다. 뼈째 썬 회는 씹을수록 고소하고, 새콤달콤한 양념과 채소를 버무린 무침은 입맛을 돋운다. 불판에 올린 전어구이는 껍질이 익으면서 고소한 기름과 짙은 향을 내뿜는다. 한 접시 안에서도 회와 무침, 구이의 맛이 모두 달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살이 차오르기 시작한 꽃게도 빠질 수 없다. 담백한 속살을 그대로 맛보는 꽃게찜부터 채소와 양념을 넣고 시원하게 끓인 꽃게탕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된다. 홍원항 수산물 장터에서는 전어와 꽃게를 비롯한 제철 수산물을 직접 살 수 있어 식사와 장보기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먹는 즐거움에 체험도 더했다. 물속에서 움직이는 전어를 직접 잡는 맨손 전어잡기는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참가비는 1인 1만5000원이며 잡은 전어는 가져갈 수 있다. 홍원항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행사와 어린이를 위한 체험, 포토존도 운영한다. 세부 일정은 날씨와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방문 당일 확인하는 편이 좋다.
축제장 입장은 무료다. 주말에는 차량과 방문객이 한꺼번에 몰릴 수 있으므로 점심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면 식당과 수산물 장터를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생물 수산물을 구매할 계획이라면 아이스박스나 보냉가방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홍원항에서 차로 이동하기 좋은 해안 명소도 많다. 춘장대해수욕장에서 바닷길을 걷고, 마량리 동백나무숲 언덕의 동백정에 오르면 오력도와 서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축제장에서 식사를 마친 뒤 동백정이나 마량포구로 이동해 낙조를 바라보는 코스가 잘 어울린다.
이건호 축제추진위원장은 “홍원항의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제철 수산물의 진미를 맛보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어 한 점에는 서해의 고소함이, 꽃게탕 한 숟갈에는 가을 바다의 시원함이 담겼다. 제철 음식과 항구 산책, 붉은 낙조까지 이어지는 홍원항의 16일이 맛있는 가을의 시작을 알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