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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에 1박2일…익산 네 종교 성지를 걷는다

10월 매주 금·토요일 5차례 ‘성지혜윰길’ 운영

김보라 기자
5만원에 1박2일…익산 네 종교 성지를 걷는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원불교 성지에서 명상하고 천년 고찰에서 차를 나눈다. 근대 교회와 천주교 순교성지를 지나 백제의 시간이 잠든 미륵사지에 머문다. 서로 다른 믿음의 공간을 한 길로 연결한 익산의 1박 2일 치유여행이 올가을 다시 문을 연다. 숙박을 포함한 여행 참가비는 1인 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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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미륵사지 야경(제공=익산시)

전북 익산시는 오는 10월 2일부터 31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성지혜윰길, 다이로운 익산여행’을 운영한다. 총 5차례 진행하

며 참가 신청은 8월 24일부터 익산시 통합예약시스템에서 선착순으로 받는다.

 

여행은 익산역에서 시작한다. 참가자들은 원불교 익산성지와 심곡사, 미륵사지, 두동교회 구본당, 여산 숲정이 순교성지를 둘러본다. 원불교와 불교, 기독교, 천주교가 남긴 문화유산을 종교의 경계를 넘어 익산의 역사로 만나는 일정이다.

 

원불교 익산성지는 원불교 중앙총부와 창립 정신이 깃든 공간이다. 고즈넉한 경내를 걸으며 명상을 체험하고 번잡했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다. 주변의 오래된 건축물과 정원은 신앙을 떠나 근대문화 공간으로 둘러보기에도 좋다.

 

심곡사와 미륵사지에서는 불교문화의 서로 다른 시간을 만난다. 심곡사에서는 산사의 고요 속에서 스님과 차담을 나누고, 미륵사지에서는 백제 무왕 때 창건된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찰터를 걷는다. 복원된 미륵사지 석탑과 국립익산박물관을 함께 보면 백제 왕도의 역사가 한층 또렷해진다.

 

기독교 유산인 두동교회 구본당은 ‘ㄱ’자 형태의 예배당으로 유명하다. 남녀의 자리를 구분했던 초기 교회의 공간 구성이 건물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근대 농촌교회의 생활상과 건축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여산 숲정이 순교성지는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숲정이는 나무가 무성한 곳을 뜻하는 옛말이다. 많은 천주교인이 신앙을 지키다 희생된 현장에서 순례길을 걸으며 기억과 용서의 의미를 되새긴다.

 

종교문화유산만 빠르게 돌아보는 일정은 아니다. 민간 정원인 아가페정원에서는 메타세쿼이아길과 계절 식물을 만나고, 황등석산 전망대에서는 거대한 채석장 절벽과 물빛이 만든 이색적인 풍경을 바라본다. 왕궁보석테마관광지의 보석박물관도 찾아 익산의 석재·귀금속 산업과 세계 각국의 보석을 살펴본다.

 

‘혜윰’은 생각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프로그램은 이름처럼 명소를 인증하고 이동하는 여행보다 걷기와 명상, 차담에 무게를 둔다. 익산에 흩어진 성지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고 정원과 지질경관, 박물관까지 더해 체류형 여행으로 확장했다.

 

이윤리 익산시 문화관광산업과장은 “4대 종교 문화유산에 담긴 이야기를 만나고 자연 속에서 삶의 여유를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혜윰길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종교를 믿느냐가 아니다. 오래된 성지를 천천히 걷고 차 한 잔 앞에서 마음을 돌아보는 일이다. 원불교와 불교, 기독교와 천주교의 시간이 한 길에서 만나는 익산의 가을은 지친 일상에 조용한 쉼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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