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고(故) 전유성이 생전 마지막으로 카메라 앞에 섰던 영화 ‘겨울소풍-땅끝에 선 사람들’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정선의 폐광에서 출발해 지리산과 광주, 진도 팽목항을 지나 해남 땅끝마을에 닿는 길. 최일순 감독은 그 길에서 역사의 상처와 오늘을 버티는 사람들을 만나고, 음악과 몸짓으로 묵은 슬픔을 씻어낸다.
첫 무대는 정선 삼탄아트마인의 폐광 공간이다. 1962년 문을 열어 2001년까지 석탄을 생산했던 옛 삼척탄좌 정암광업소는 한국 산업화와 광부들의 땀이 밴 현장이다.
출연진은 이곳에서 국민들의 겨울을 덥혀준 석탄과 광부들에게 감사하는 공연 ‘하얀 산 검은 땅-석탄아 고마워!’를 펼친다.
이공연은 개그맨 전유성의 1,동물에게 바치는 감사. 2,식물에게 올리는 감사. 그리고 3, 광물과 사람에게 올리는 감사의 공연으로 완성된다.
여행은 제천과 지리산, 광주, 하동, 목포와 진도를 거쳐 해남으로 이어진다.
지리산에서는 마임이스트 유진규가 북소리에 맞춰 몸짓을 펼치고, 광주 옛 5·18묘역에서는 '사귀 착수굿'의 김홍기 법사와 배우 최일순이 ‘넋전아리랑’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한다. 진도 팽목항의 ‘해원’은 소리와 북, 한국춤과 현대무용으로 깊은 슬픔을 어루만진다.
고 전유성을 비롯해 유진규, 전형근, 김홍기, 최일순,다섯 여행자로 길을 함께한다. 배우 기주봉과 정재진, 소리꾼 김홍기·김평부, 송춤새와 남도욱, 서창원, 정덕현 등도 힘을 보탠다.
이들이 맡은 ‘잭슨’, ‘몸빼’, ‘뜽구’, ‘법사’, ‘백수’, ‘팡이’, '기타늘보', '시월나비', '풀잎'이라는 이름에는 무거운 현실을 유쾌하게 건너려는 영화의 온도가 배어 있다.,
전유성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작품에 참여했다. 최 감독은 “이 작품이 선배님의 유작이 될 줄은 몰랐다. 후반 작업을 하며 화면 속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여전히 살아 계신 것 같다”고 그리움을 전했다. 두 사람은 3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동료이자 스승과 제자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