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무지개 끝에는 보물이 있다고 했다. 홍성 스카이타워 앞에서는 그 오래된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읽힌다. 일곱 빛깔 아치를 따라 시선을 올리면 둥근 전망대가 구름 사이에 걸려 있다. 보물은 땅속이 아니라 하늘 가까이에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고개를 한껏 젖혀야 탑의 끝이 보인다. 낮은 곳에서 올려다본 스카이타워는 바다를 지키는 등대 같고, 먼 곳으로 떠날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바늘처럼 느껴진다. 흰 구름이 천천히 탑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건물은 멈춰 있는데 하늘이 움직이는 것인지, 내가 어디론가 밀려가는 것인지 잠시 헷갈린다.
엘리베이터가 높이를 지울 만큼 빠르게 오르고 문이 열리면 천수만의 물길과 갯벌, 포구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까이에서는 제각각이던 풍경이 위에서는 하나의 선으로 이어진다. 바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스카이워크에 발을 올리자 몸은 본능처럼 뒤로 물러서고 마음은 한 걸음 더 앞으로 나간다.
여행은 두려움이 사라진 뒤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두려움을 품고도 한 발 내딛는 순간 비로소 풍경이 열린다. 아래에서는 거대해 보였던 것들이 손바닥만 해지고, 복잡했던 생각도 바닷바람 속에서 제 크기를 되찾는다.
다시 땅으로 내려와 무지개 아래에 섰다. 조금 전까지 머물렀던 전망대가 구름 너머로 멀어 보였다. 하늘에 닿았다 돌아온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었을까. 홍성을 떠나는 길, 나는 전보다 조금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무지개를 지나 하늘에 닿다](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legacy-live/e429f9a823b726e42af7d26f30739dd1ef08e605.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