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고글을 쓴 순간, 발은 붕어섬 잔디밭에 남고 시선은 하늘로 날아올랐다. 조종기를 쥔 손가락이 가볍게 움직이자 드론은 원형 게이트를 단숨에 꿰뚫었다. 비행을 마친 참가자가 고글을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는다. 방금까지 새의 눈으로 화천을 달리고 돌아온 얼굴이다.
지난 16일 화천읍 붕어섬에서 열린 2026 화천 붕어섬 드론 페스타 이틀째 현장은 작은 프로펠러가 만든 바람으로 분주했다. 드론은 잔디 위를 낮게 스치다가 몸을 기울여 장애물을 빠져나갔다. 앞선 기체의 움직임을 좇는 참가자들의 고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고글 밖에서는 손바닥만 한 기체가 날지만, 고글 안의 세계는 전혀 다르다. 숲과 잔디, 둥근 게이트가 눈앞으로 달려든다. 참가자들은 시속과 방향을 순간마다 바꾸며 드론 레이싱과 촬영 미션에 도전했다. 짧은 비행 한 번에 긴장과 탄성, 아쉬움이 차례로 교차했다.
드론 VR과 레이싱, 무인항공 촬영으로 치러진 이번 축제에는 국내 동호인뿐 아니라 외국인 참가자들도 함께했다. 말은 달라도 하늘을 바라보는 표정은 닮아 있었다. 누군가는 비행을 휴대전화에 담았고, 누군가는 처음 잡아본 조종기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자 프로펠러 소리도 잦아들었다. 그러나 한 번 하늘을 달려본 사람의 눈빛은 쉽게 땅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그날 붕어섬에서 가장 높이 난 것은 드론이 아니라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사람들의 웃음이었다.

![[포토에세이] 고글 벗자 화천 하늘 가른 드론](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legacy-live/64c1378afe2064fa093ad854360bb9259eb4df4f.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