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장마철 문을 닫았던 파주 비무장지대 철책길이 다시 열린다. 파주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임시 중단한 ‘DMZ 평화의 길 테마노선’을 9월 2일부터 재개한다. 임진강변 생태탐방로를 걸으며 도라전망대와 제3땅굴, 도라산역까지 둘러보는 길로, 분단의 현장과 되살아난 자연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DMZ 평화의 길은 비무장지대 접경지역의 생태·역사·문화 자원을 연결한 평화관광 프로그램이다. 인천 강화와 경기 김포·고양·파주·연천,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10개 접경지역에서 테마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군부대 협조를 받아 평소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는 철책 인근도 일부 걸을 수 있다.
파주 테마노선은 임진각에서 출발하는 2개 코스로 나뉜다. 1코스는 임진각을 출발해 생태탐방로와 도라전망대, 도라산평화공원을 둘러본다. 평일 오전과 주말에 운영되며 자연과 전망을 중심으로 DMZ를 천천히 살펴보려는 여행객에게 알맞다.
생태탐방로에서는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이 제한되며 회복된 임진강 주변 자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철책 너머로 펼쳐지는 습지와 들판은 군사적 긴장 속에서도 생명을 이어온 접경지역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도라전망대에 오르면 군사분계선 일대와 개성 방향이 시야에 들어온다. 맑은 날에는 개성공단과 송악산 주변도 살펴볼 수 있다. 도라산평화공원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조성된 공간으로, 전망대 탐방과 함께 분단의 현실을 차분히 돌아보게 한다.
평일 오후에 운영되는 2코스는 임진각과 생태탐방로를 지나 제3땅굴, 도라산역, 남북출입사무소 출입경 장소를 방문한다. 역사와 안보 현장을 깊이 살피고 싶다면 2코스가 적합하다.
1978년 발견된 제3땅굴은 군사분계선 남쪽까지 이어진 땅굴로 분단의 긴장을 생생하게 전한다. 도라산역은 경의선 남측 최북단 역이다. 2002년 문을 열었고 한때 남북을 오가는 화물열차가 운행됐다. 지금은 열차가 멈춰 있지만, 역 안에는 대륙으로 이어질 철길에 대한 기대와 시간이 함께 남아 있다.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두 차례 진행하며 회당 참가 인원은 20명으로 제한한다. 주말 운영 일정과 코스별 출발시간은 예약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접경지역 출입 절차가 필요한 만큼 참가자는 안내된 집결시간을 지키고 본인 확인에 필요한 신분증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예약은 ‘DMZ 평화의 길’과 코리아둘레길 걷기여행 ‘두루누비’ 누리집 또는 두루누비 앱에서 받는다. 신청과 운영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테마노선 고객센터(1588-7417)로 문의하면 된다.
이명희 파주시 관광과장은 “어려운 역사 이야기 대신 직접 걷고 바라보는 것만으로 평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길”이라며 “생태와 평화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철책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길을 걷는 사람의 시선은 그 너머를 향한다. 임진강의 바람과 도라산의 멈춘 철길, 되살아난 들판을 마주하는 동안 DMZ는 뉴스 속 장소가 아닌 눈앞의 현실이 된다. 올가을 파주에서 다시 열리는 이 길은 평화가 얼마나 멀고도 가까운지 묻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