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KTX를 타고 전주에 도착해 연꽃 핀 한옥도서관에서 책장을 넘긴다. 오래된 헌책방 골목을 걷고 호수를 바라보며 음악을 들은 뒤 전주비빔밥으로 여행을 마무리한다. 관광 명소를 서둘러 도는 대신 책과 건축, 산책과 미식을 천천히 이어가는 새로운 전주 여행이 시작된다.
전북 전주시는 특색 있는 도서관과 지역 관광자원을 결합한 감성 여행상품 ‘전주 리브립(Librip)’을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 리브립은 도서관을 뜻하는 ‘라이브러리’와 여행을 의미하는 ‘트립’을 합친 이름이다. 책을 읽는 공간을 여행의 목적지로 삼고 전주만의 문화와 음식까지 함께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여행의 중심은 각기 다른 풍경과 이야기를 품은 도서관이다. 덕진공원 연못에 자리한 연화정도서관은 2022년 문을 연 한옥형 도서관이다. 연꽃과 전통 건축이 어우러진 풍경을 바라보며 한국의 멋과 책의 여유를 함께 누릴 수 있다.
전주한옥마을도서관에서는 고즈넉한 한옥 골목과 독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여행객으로 붐비는 거리에서 잠시 벗어나 책장을 펼치면 한옥마을의 시간이 조금 느리게 흐른다. 동문헌책도서관은 오랫동안 헌책방이 모여 있던 동문거리의 기억을 간직한 공간이다. 낡은 책과 오래된 골목이 전주의 문학적 정취를 되살린다.
아중호수도서관은 호수를 따라 유려하게 이어지는 곡선형 건축과 음악을 결합했다. 창밖으로 물빛을 바라보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어 기존 도서관과 다른 휴식을 선사한다. 도서관마다 건축과 주제, 주변 풍경이 달라 여러 장소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전주의 새로운 표정을 만날 수 있다.
여행상품은 수도권에서 출발하는 전용 버스 투어와 KTX 연계 당일상품으로 나뉜다. 아름여행사와 여행공방, 해밀여행사, 행복을주는사람들 등 공모로 선정된 4개 전문 여행사가 각기 다른 일정으로 운영한다. 버스 상품은 5만9000원, KTX 연계 상품은 14만9000~15만원 선으로 코스와 포함 내역에 따라 달라진다.
도서관만 둘러보는 여행은 아니다. 전주한옥마을 골목과 경기전, 서학예술마을, 팔복예술공장 등을 걷고 전주비빔밥 만들기나 지역 음식도 경험한다. 일부 상품에는 전주 초코파이와 소물갈비 등 전주의 맛을 즐기는 일정도 포함됐다. 책에서 시작한 여행이 골목과 예술, 식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셈이다.
예약과 세부 일정은 비짓전주 누리집 여행상품 홍보관의 ‘도서관 여행’ 메뉴 또는 각 여행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성순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전주 리브립은 전주만이 가진 독보적인 도서관 인프라와 문화관광이 조화를 이룬 차별화한 콘텐츠”라며 “관광객들이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의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는 건물에 머물지 않는다. 연꽃과 한옥, 헌책 골목과 호수 풍경을 품은 여행지다. 이번 전주행에서는 많은 곳을 보는 대신 마음에 남을 문장 하나를 찾아 천천히 걸어도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