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보문산 숲길 끝에서 거대한 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 땅에 뿌리내린 나무가 아니라 하늘을 향해 가지를 펼친 전망대였다. 고개를 들자 나무로 짜인 지붕이 푸른 하늘을 둥글게 감싸고, 그 사이로 흰 구름이 천천히 흘러갔다. 한여름의 햇살은 뜨거웠지만 나무 아래 번지는 그늘에는 숲에서 건너온 바람이 머물렀다.
‘보문산 큰나무 전망대’는 오래전부터 이 산을 지켜온 나무의 형상을 닮았다. 유려하게 뻗은 전망 공간은 커다란 가지 같고, 아래에서 올려다본 지붕은 촘촘한 나뭇결을 드러낸다. 계단 앞에 앉은 대전의 꿈돌이 가족은 먼 길을 찾아온 여행객을 기다렸다는 듯 환한 표정으로 반긴다. 과학도시의 기억과 보문산의 자연이 한 장면 안에서 뜻밖의 조화를 이룬다.
계단을 따라 천천히 오르면 시야가 조금씩 넓어진다. 건물의 벽에 가려졌던 하늘이 가까워지고, 전망대 끝에서는 대전 도심과 산 능선이 겹겹이 펼쳐진다. 아래에서는 커 보이던 건물과 도로가 작아지고, 복잡했던 마음도 그만큼 가벼워진다. 높은 곳에 오른다는 것은 세상을 멀리 보는 일이면서 마음속 걱정과 잠시 거리를 두는 일이기도 하다.
보문산은 말없이 도시를 품고, 전망대는 그 풍경을 사람에게 내어준다. 오래 머물지 않아도 좋다. 난간에 기대어 구름 한 점이 산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만 바라보면 된다. 산을 내려온 뒤에도 마음 한쪽에는 하늘을 향해 자란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다.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보문산큰나무전망대, 대전의 하늘을 품다](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legacy-live/8d506ab1f1425c665d05d5779b44fd0d96ccd1c4.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