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카자흐스탄 전통의상을 입은 관람객이 한복을 체험하고,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한국 웹툰 주인공과 사진을 찍었다. 무대에서는 K팝 안무를 배우려는 참가자들의 몸짓이 이어졌다. 나흘 동안 7만6000여명이 몰린 중앙아시아 최대 팝컬처 축제 ‘2026 아스타나 코믹콘’에서 한국문화가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아스타나 알라우 빙상장과 바르스 아레나에서 한국문화 홍보관을 운영했다. 올해 행사는 처음으로 두 대형 경기장에서 동시에 펼쳐졌으며 40여개국에서 배우와 작가, 코스튬 플레이어, 콘텐츠 창작자와 관람객이 찾았다.
한국문화 홍보관은 K-웹툰과 전통놀이, 한복 체험, 문화 퀴즈 등 네 개 테마존으로 구성됐다. 관람객이 정해진 순서에 따라 각 공간의 미션을 수행하는 ‘퀘스트 프로그램’을 도입해 단순한 전시보다 직접 보고 입고 움직이는 체험에 무게를 실었다.
가장 붐빈 곳은 K-웹툰 테마존이었다.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원작으로 알려진 김빵 작가의 웹소설·웹툰 ‘내일의 으뜸’을 소개했다. 작품의 줄거리와 등장인물을 담은 리플릿이 배포됐고 주인공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는 포토존도 마련됐다. 드라마로 먼저 작품을 접한 현지 팬들은 원작 콘텐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문화 열기는 전시장에서 무대로 이어졌다. 코믹콘 조직위원회는 행사 사흘째인 8월 8일을 ‘한국의 날’로 지정했다. 세계적인 댄스 스튜디오 원밀리언 출신 안무가 제이킴은 K팝 마스터클래스를 열어 음악의 리듬을 읽는 법부터 주요 안무 동작까지 직접 지도했다. 커버댄스 공연이 시작되자 객석에서도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이 이어졌다.
마지막 날인 9일에는 걸그룹 캔디스가 특별 무대와 팬 사인회로 열기를 이어갔다. 캔디스는 카자흐스탄 인기 음악 경연 프로그램 ‘실크 웨이 스타’에 출연하며 현지 시청자와 인연을 맺었다. 공연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며 온라인으로 접하던 K팝 가수를 직접 만나려는 팬들의 관심을 실감하게 했다.
올해 아스타나 코믹콘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원피스’에서 루피를 연기한 이냐키 고도이, ‘왕좌의 게임’의 니콜라이 코스터왈도, ‘피키 블라인더스’의 폴 앤더슨 등 세계적인 배우들도 참석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게임, 만화, 코스튬 플레이가 한데 모인 국제행사 속에서 웹툰과 K팝은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콘텐츠로 관람객을 만났다.
구본철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장은 “웹툰과 K팝을 비롯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현지 젊은 세대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확인했다”며 “양국 간 대중문화 교류가 한층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복을 입고 윷을 던진 관람객은 웹툰 주인공과 사진을 찍은 뒤 K팝 안무를 따라 췄다. 서로 다른 장르가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지자 한국문화는 먼 나라의 유행이 아니라 직접 만지고 즐기는 놀이가 됐다. 아스타나에서 터져 나온 환호는 중앙아시아로 넓어지는 K-콘텐츠의 다음 무대를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