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를 바라본 뒤 떠나던 사천 여행이 달라진다. 섬과 섬 사이를 걸어서 건너고, 별주부전의 고향에서 밤하늘을 관측한 뒤 남일대 해변에서 하룻밤을 묵는 여행이다. 사용한 여행경비의 절반을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반값여행’까지 더해 사천이 스쳐 가는 관광지에서 머무는 해양·우주관광도시로 변신한다.
경남 사천시는 관광객 수를 늘리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 재방문율을 높이는 관광정책을 추진한다. 사천바다케이블카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해양 생태와 우주항공, 체험·야간 관광 콘텐츠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먼저 바다 위 새로운 길이 열린다. ‘삼천포 무지개빛 생태탐방로’는 늑도와 신도를 잇는 보행 중심의 해상 연도교다. 430m 현수보도교와 252m 접속도로를 합쳐 총길이 682m, 폭 1.5~2m 규모로 조성된다.
탐방로에 오르면 한려해상의 크고 작은 섬과 바다를 걸으며 감상할 수 있다. 관광객에게는 새로운 해상 산책길이 되고, 배편에 의지했던 섬 주민에게는 일상적인 생활 통로가 된다. 사천시는 장기적으로 실안에서 저도와 마도, 신도, 늑도, 초양도를 지나 대방대교공원까지 이어지는 해상 보행 관광축을 구상하고 있다.
용현면 주문리에는 사천의 독특한 지형을 활용한 ‘선상지 테마 관광명소’가 들어선다. 187억원을 투입해 높이 65m 전망타워와 쉼터, 관광 코스를 조성한다. 전망타워에 오르면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진 선상지와 사천만 해안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지난 2월 첫 삽을 떴으며 2028년 2월 준공이 목표다.
별주부전의 배경으로 알려진 서포면 비토리에는 별을 보는 여행이 더해진다. 사천시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80억원을 투입해 중형 천문대와 전시·체험시설을 갖춘 ‘별주부 복합 천문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전해지는 섬에서 우주를 관측하는 야간 명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각산 일원에는 총길이 1.3㎞ 규모의 멀티형 모노레일과 안전관제 시스템을 갖춘 알파인코스터도 추진한다. 케이블카로 각산에 오른 뒤 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체험을 즐기는 새로운 관광 동선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여행자의 지갑을 지역 상권과 연결하는 ‘사천 반값여행’도 준비한다. 사천에서 사용한 숙박비와 식비, 체험비 등 여행경비의 50%를 모바일 사천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하고 청년에게는 최대 70%까지 돌려주는 방식이다. 세부 신청 시기와 환급 한도는 사업 확정 후 별도 안내될 예정이다.
숙박 기반도 넓힌다. 남일대 유원지에는 민간자본 3000억원을 투입한 럭셔리 호텔·리조트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바다와 섬을 둘러본 관광객이 삼천포의 수산물을 맛보고 밤까지 머물 수 있도록 여행의 마지막 빈칸을 채운다.
백원희 사천시 관광해양국장은 “관광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머물고 지역에서 소비하며 다시 찾느냐가 중요하다”며 “사천의 바다와 섬, 우주항공, 수산물과 문화예술을 연결해 더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바다 위를 걷고 전망타워에서 사천만을 내려다본 뒤, 비토리의 별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치는 여행. 사천의 변화는 새로운 시설 몇 곳을 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케이블카 한 번으로 끝났던 여행을 낮과 밤, 바다와 우주가 이어지는 긴 이야기로 바꾸는 도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