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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에 1500명이 ‘일하러’ 왔다...워케이션이 바꾼 여행

234개 기업 임직원 참여…장미축제 넘어 ‘머무는 곡성’으로

한옥마을은 개인형, 폐교는 기업형

서동휘 기자
곡성에 1500명이 ‘일하러’ 왔다...워케이션이 바꾼 여행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곡성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노트북을 펴는 곳은 빌딩 숲이 아니라 섬진강이 흐르는 한옥마을이고, 폐교된 중학교 교실은 기업 임직원이 일하고 쉬는 워케이션 공간으로 변했다. 2022년 작은 실험으로 시작한 곡성 워케이션에는 지금까지 234개 기업, 1500명의 임직원이 다녀갔다. 5월 장미축제에 여행객이 몰리던 곡성이 이제 사계절 머물며 일하는 도시로 여행의 시간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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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군 워케이션 활동(제공=곡성군)

출발점은 청년이었다. 곡성군은 2019년 도시 청년들이 일정 기간 지역에서 살아보는 ‘청춘작당’을 시작했다. 참가자 가운데 일부는 곡성에 남아 청년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 나섰다.

 

그 과정에서 나온 생각이 ‘여행보다 오래 머물게 하자’는 것이었다. 곡성군은 2022년 심청이야기마을을 무대로 워케이션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2023년 행정안전부 ‘고향올래’ 사업에 선정되면서 체류형 생활인구 정책으로 외연을 넓혔다.

 

심청이야기마을은 곤방산 자락의 옛 마을 터를 살려 만든 한옥마을이다. 흙담과 한옥 사이로 산책길이 이어지고 밤에는 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반딧불이도 만날 수 있다. 참가자들은 낮에는 업무를 하고 일이 끝나면 마을을 걷거나 지역 주민과 어울렸다. 숙박과 음식점, 카페, 체험 프로그램 이용도 자연스럽게 지역 소비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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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기러스틱타운워케이션 선포식(제공=곡성군)

곡성은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심청러스틱타운은 프리랜서와 디지털노마드, 개인 여행객을 위한 B2C 거점으로, 삼기러스틱타운은 기업과 공공기관을 겨냥한 B2B 거점으로 나눠 운영하는 ‘투 트랙’ 전략이다.

 

특히 삼기러스틱타운의 변신이 눈길을 끈다. 학생들이 떠난 옛 삼기중학교를 디지털 공유오피스와 업무공간, 숙박·커뮤니티 기능을 갖춘 워케이션 거점으로 바꿨다. 지난 7월에는 한국동서발전이 첫 참여기업으로 들어와 한 달 동안 임직원 약 100명이 순차적으로 곡성을 찾았다.

 

일만 하고 돌아가는 워케이션도 아니다. 동서발전 임직원들은 마을 환경정화와 경로당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기업의 연수와 휴식을 지역 주민과의 교류까지 연결한 새로운 형태다.

 

곡성군은 앞으로 관광과 문화, 농촌체험, 청년정책을 워케이션에 결합해 방문객을 생활인구로, 생활인구를 다시 지역과 관계를 맺는 사람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곡성 워케이션의 시작은 거대한 리조트도, 화려한 공유오피스도 아니었다. 지역에 살아보고 싶었던 청년들의 작은 실험에서 출발했다. 한옥마을에서 시작한 노트북 한 대가 이제 폐교까지 깨우고 있다. 잠시 보고 떠나는 곡성에서 일하고 쉬고 사람을 만나 다시 돌아오는 곡성으로, 여행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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