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외국인 관광객은 어느 공항으로 들어와 어디로 움직이고, 어느 지역에서 지갑을 열까. 감에 의존하던 기존의 지역관광 전략을 실제 이동 경로와 카드 소비 데이터로 정교하게 다시 짜는 자리가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제2회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를 개최하고, 숫자와 현장 실무 사례를 통해 대한민국 관광의 미래 지도를 펼쳐 보인다. 이번 행사는 관광 데이터에 관심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식 신청을 통해 선착순 300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이 10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지방공항의 존재감은 날로 커지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6월 지방공항 입국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급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단순히 입국객 숫자를 늘리는 단계를 넘어, 이들을 지역 구석구석에 머물게 하고 골목상권 소비로 연결하는 정밀한 관광 로드맵이 절실해진 배경이다. 이번 세미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항공·숙박·플랫폼 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방공항과 숙박, 외래객 소비, K-콘텐츠를 하나의 유기적인 체계로 묶어내는 마스터플랜을 모색한다.
행사의 포문을 열 첫 세션에서는 지방공항으로 들어온 외국인의 지역별 이동 동선과 실제 카드 결제 내역을 다각도로 분석한 빅데이터가 전격 공개된다. 거점 공항에서 출발한 발길이 어떤 도시로 흘러가는지, 체류와 지출이 일어나는 핵심 포인트는 어디인지를 세밀히 톺아본다. 공사 해외지사와 지자체가 협업한 현장 마케팅 성공 사례가 소개되며, 항공사와 공항 관계자들은 노선 유지와 관광 수요 확대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머리 맞대고 논의한다.
숙박 시장 역시 철저하게 데이터의 눈으로 조명한다. 주요 여행 플랫폼의 실제 예약 및 결제 트렌드를 토대로 변화한 숙소 선택과 여행 스타일을 분석한다. 특히 중국·일본·대만 등 주요 시장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베트남·프랑스 등 신흥 시장 관광객의 세대별 행동 양식을 비교 분석한다. 같은 국적이라 하더라도 연령과 여행 목적에 따라 선호하는 숙소와 동선, 지출 패턴이 확연히 달라지는 만큼, 지역별 맞춤형 관광 상품을 기획하는 데 실질적인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특별 세션에서는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K-드라마가 무대에 오른다. '도깨비', '사랑의 불시착' 등을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이 참가해 슈퍼 지식재산권(IP)을 지역관광 자원과 결합한 성공 모델을 발표한다. 현재 한국관광공사와 스튜디오드래곤은 드라마 속 명장면을 현실 여행 코스로 확장하는 '한류 올레길'과 체험형 관광 콘텐츠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있어, 화면 속 풍경을 실제 여행객의 발길로 이끄는 구체적인 노하우가 집중 조명된다.
김영미 한국관광공사 관광AI혁신본부장은 "지방공항과 문화콘텐츠 등 지역이 지닌 고유의 강점을 데이터와 정교하게 결합해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관광업계 현장에서 즉각 작동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해법을 찾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역관광의 성패는 단순히 더 많은 외래객을 끌어모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공항에 첫발을 디딘 여행객이 지역의 숨은 숙소에 여장을 풀고, 골목과 전통시장을 걸으며, 드라마 속 아련한 풍경을 찾아가도록 만드는 촘촘한 연결고리가 핵심이다. 막연한 추측과 경험을 넘어 명확한 데이터로 관광의 새길을 제안하는 이번 세미나에 국내 관광 산업 관계자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