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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낡은 학교 벽, 청소년의 캔버스가 된다

포천38문화예술창작소, 레오다브와 청소년 10명 모집

서동휘 기자
낡은 학교 벽, 청소년의 캔버스가 된다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학교의 낡은 벽이 거대한 캔버스가 된다. 포천의 청소년 10명이 국내 대표 그래피티 작가 레오다브와 만나 자신의 이름과 생각,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색으로 남긴다. 화면 속 연습에서 끝나는 수업이 아니다. 직접 스프레이를 들고 문화예술공간의 벽을 바꾸는 9차례의 창작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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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청소년이 문화예술공간의 벽을 직접 바꾼다.(제공=포천시)

포천문화관광재단은 청소년 예술교육 ‘포천38 그래피티 브릿지 프로젝트’ 참여자를 모집한다. 프로그램은 포천38문화예술창작소의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으로 마련됐으며, 포천교육지원청의 2026 아트 온 랩 예술공유학교와 연계해 운영된다.

 

교육 주제는 ‘잇는 선, 평화의 색’이다. 참여 청소년들은 그래피티와 스트리트아트의 역사와 표현 방식을 이해한 뒤 자신을 상징하는 이름표를 디자인한다. 가상현실 그래피티를 시작으로 둥글고 풍성한 글자 형태의 버블스타일, 원하는 무늬를 반복해 찍는 스텐실, 스프레이 채색까지 단계적으로 익힌다.

 

수업의 끝에는 공동작품 ‘잇는 벽’이 기다린다. 미리 완성된 도안을 따라 색만 채우는 체험과는 다르다. 청소년들이 작품의 주제를 나누고 구도를 정한 뒤 밑그림과 채색, 마무리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다. 문화공간을 방문하는 이용자에서 공간의 얼굴을 직접 만드는 창작자로 역할이 바뀌는 순간이다.

 

강의를 맡은 레오다브는 1998년부터 그래피티 작업을 이어온 작가다. 대중문화와 브랜드, 공공미술 현장을 넘나들었으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페인팅에도 참여했다. 독립운동가의 얼굴과 삶을 현대적인 색과 선으로 되살린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교육에는 라크 크루 구성원이 함께해 기초 표현부터 대형 벽면 작업까지 가까이에서 지도한다.

 

수업이 열리는 포천38문화예술창작소는 옛 영평초등학교의 기억을 품은 공간이다. 1907년 영창학교로 출발해 오랫동안 지역 교육의 중심이었던 학교가 창작과 교육, 전시와 교류를 잇는 문화예술 거점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름에 담긴 ‘38’은 이 일대를 지나던 38선의 역사에서 가져왔다. 한때 경계를 상징하던 숫자가 이제는 세대와 예술,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이름이 됐다. ‘잇는 선, 평화의 색’이라는 교육 주제도 장소가 지닌 기억과 맞닿아 있다.

 

이중효 포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지역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그래피티를 국내 대표 작가에게 배우고 실제 벽면 작업까지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교육”이라며 “자신만의 글자와 그림으로 개성을 표현하고 싶은 청소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은 9월 5일부터 11월 14일까지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9차례 진행된다. 모집 대상은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청소년 10명이다. 포천지역 학교 재학생은 물론 포천에 살며 다른 지역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도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포천38문화예술창작소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받는다. 자세한 사항은 포천문화관광재단 문화사업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처음에는 자신의 이름 한 글자를 그리는 일에서 출발하지만 마지막에는 여러 사람의 선과 색이 한 벽에서 만난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작품은 공간에 남아 다음 방문객을 맞는다. 청소년이 바꾼 벽 하나가 오래된 학교의 다음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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