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책장을 여는 순간, 독자는 전쟁 뉴스의 화면을 지나 한 아이의 울음 앞에 멈춰 선다. 신새별 동시인의 새 동시집 『울고 있는 아기는 누가 달래주나』는 총성과 연기, 폐허가 된 도시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도 끝내 절망에 머물지 않는다. 작은 손에 들린 붓과 팔레트, 어깨에 내려앉은 파랑새, 잿빛 하늘을 가르는 무지개를 통해 평화가 어디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도서출판 피스가든의 ‘피스가든 동시문학’ 첫 권으로 나온 이번 책은 신새별 동시인이 15년 만에 선보인 신작 동시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분쟁 등 폭력의 현실 속에서 가장 먼저 상처 입는 어린이들에게 시로 손을 내민다. 표제작을 비롯해 「전쟁 뉴스를 보고」, 「말줄임표」, 「매미 옷」, 「하늘 편지」, 「북두칠성」 등 6부 29편을 실었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어와 프랑스어를 한 페이지 안에서 나란히 읽을 수 있는 대역 구성이다. 경희대 불어불문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신 시인의 언어적 배경 위에 프랑스 리옹2대학 언어학 박사인 최은정 번역가의 번역, 프랑스 현지 초등학교 교장 마갈리 필리트의 감수가 더해졌다. 이영원 작가의 선명하고 따뜻한 그림은 시의 장면을 어린 독자의 눈높이로 끌어내린다.
내지에 실린 「봄」은 자물쇠와 대문이 열리자 갇혀 있던 봄이 꽃송이를 들고 뛰어나오는 순간을 펼쳐 보인다. 「파랑새의 노래」에서는 전투기와 연기 기둥, 무너진 도시 위로 한 아이의 그림책이 펼쳐지고 파랑새와 무지개가 상처 난 풍경을 천천히 덮는다. 단순한 색과 넓은 여백, 아이가 그린 듯한 선은 전쟁의 무게를 지우기보다 어린 마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꿔 건넨다. 표지 속 울고 있는 아기와 바닥에 번진 붉은 자국도 책이 외면하지 않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난 신새별 시인은 1998년 『아동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동시집 『별꽃 찾기』와 『발의 잠』을 펴냈으며 한국아동문예상, 오늘의동시문학상, 열린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계간 『자유문학』 발행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울고 있는 아기는 누가 달래주나』는 아이에게만 읽히는 책이 아니다. 평화를 말하면서도 폭력을 멈추지 못한 어른들에게 건네는 질문에 가깝다. 아기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일은 세상을 조용히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왜 울 수밖에 없었는지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이 동시집은 그 곁에 오래 앉아 있는 한 권의 작은 의자다.

![[신간여행] 신새별 동시집 『울고 있는 아기는 누가 달래주나』](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legacy-live/5453348600bfddd9ae70715cb1b82c31d1afe31f.jpg)